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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경제, 기회와 도전]獨통일 반면교사 삼아야…임금·재원 마련 고민 필요

등록 2018-06-19 16:00:25   최종수정 2018-06-25 0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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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독 일대일 수준 화폐교환으로 부작용…생산성 맞게 임금 책정해야
재원 마련 고민할 필요…통독 당시 차관 "세금 인상으로 재정충당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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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만프레드 카르스텐스(Manfred Carstens) 통독 당시 재무차관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창간 17주년기념 2018 뉴시스포럼 ‘통일경제, 기회와 도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는 28년 전인 1990년 독일 통일 당시 재무차관과 교통부 차관, 내무부 장관을 지내며 통일경제의 밑그림을 그렸던 만프레드 카르스텐스(Manfred Carstens) 씨를 초청, '독일 통일의 경제적 교훈'을 통해 우리가 맞게 될 통일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길 포럼을 마련했다. 2018.06.19.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진전이 급물살을 타면서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뤄 반면교사 대상인 독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통일 독일 당시 내무부 차관을 지낸 만프레드 카르스텐스 전 차관은 19일 "(독일 통일 당시의) 변화가 한 발자국씩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1990년과 1991년 사이에 빠르게 경제변화가 일어났다"며 "당시 여러 과제를 해결하면서 실수를 한 바도 많다. 이런 실수를 한국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르스텐스 전 차관은 그러면서 "(한국이 통일을 하면서)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남한은 통일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충분한 국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 임금은 생산성 기반으로…연금은 관대하게 책정해야

카르스텐스 전 차관은 독일 통일 당시의 화폐통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면서 "임금은 생산성을 기반으로 책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통일 당시시장 기능을 배제한 채 급진적으로 화폐를 통합했다. 그 결과 고실업·고물가로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유럽의 대국으로 성장한 독일은 통일 10주년까지만 해도 '유럽의 병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독일은 통일 당시 동독의 마르크화를 서독화폐와 일대일로 교환했다. 하지만 당시 서독과 동독의 경제력차는 9배 수준에 달했다. 동독의 생산성은 서독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당시 적정 화폐 교환 비율은 서독 대 동독이 4.4대 1이었다.

하지만 강제로 일대일로 책정한 이후 자연히 동독기업의 생산성이 임금 인상을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일대일 화폐교환 탓에 동독 근로자의 임금은 서독 수준에 맞춰야 했다. 결국 동독 기업은 통일 이후 시장경제에 적응할 수 없었다. 실업률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독일 실업률은 1998년 9.2% 수준에서 2005년 11.3%까지 올랐다. 통일 전 서독의 실업률은 6.4% 수준이었다.

남북 통일 과정에서도 화폐를 통합하게 되면 화폐통합비율을 올바르게 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르스텐스 전 차관은 "독일은 통일 직후에 (임금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결정을 내렸다"며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을 받으면 일할 동기가 떨어지고 기업이 진출할 메리트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재정을 계속해야 지원해야 했다"며 "처음부터 생산성 수준에 적합한 임금을 책정했다면 이런 문제가 적었을 것이다. 이런 점을 독일의 통일 사례를 통한 교훈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르스텐스 전 차관은 연금의 경우 조금 더 관대하게 지급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경우 통일 당시 연금통합법을 마련하고 연금단일화특별법을 통해 서독의 연금제도를 동독에도 적용했다. 이 덕분에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던 동독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연금을 기반으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복지 증진에도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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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2018.05.27.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 통일 비용 부담…獨은 '연대세' 도입

통일에 있어 또 다른 걸림돌은 재정 문제다. 남북의 경제력 차이가 극심한 탓에 통일비용을 온전히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1인당 국민총소득은 남한이 북한의 45배(2016년 기준)에 달한다. 천문학적 통일 비용을 감당하면 남한 경제마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독일 역시 급작스럽게 진행된 통일의 후유증을 겪은 바 있다.

독일은 통일 비용의 충당을 위해 통일 이듬해인 1991년 '연대세'라는 이름의 세금을 만들었다. 소득세와 법인세에 추가로 붙는 세목으로 도입 당시엔 7.7%였다. 

도입 된 이후 1993년 폐지됐던 연대세는 1995년부터 5.5% 수준으로 다시 부활한 이후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적어도 내년까지 유지될 계획이다.

카르스텐스 전 차관은 "세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절대 재정충당을 해서는 안 된다"며 "세금은 재정적 문제를 해결할 치료제가 될 수 없다. 경제가 활성화되고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이 문제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독일에서도 연대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자 이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연대세의 상당 부분이 동독 주민들의 연금이나 실업급여 등으로 사용되자 이에 대한 서독인들의 불만도 컸다.

카르스텐스 전 차관은 통일기금을 마련도 조언했다. 그는 "국가재정이 아니라 한국 통일기금으로 마련할 수 있다"며 "국가를 통해 안정화돼야 하고 5년 동안 유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통일관련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통일된 남북한의 예산은 훨씬 커지고 세수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기금 마련을 통해 생긴 부채를 갚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이 같은 '통일기금'에 대한 논의가 등장하고 있다. 현재 조성된 유일한 통일 재원은 정부기금인 '남북협력기금'이 유일하다. 올해 기준 1조6000억원 정도다.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은 보고서를 통해 "주변국과 국제금융기구 등이 자금을 출연해 북한 지원 신탁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며 "신탁기금은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지 않아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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