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 영화

[리뷰]생사는 하나, 역설의 멋진 판타지...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등록 2018-07-25 16:05:12   최종수정 2018-08-07 10:39:03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하정우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전생은 과연 있을까, 환생이라는 것은 가능한가, 망자가 재판을 받는 사후세계는 존재하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이어지지만 쉽게 상상되지 않는 세계다.

하지만 김용화(47) 감독은 달랐다. 완성도 높은 각본과 섬세한 연출로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성공적 귀환을 알렸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오 브라더스'(2004)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등을 연출해 흥행에 성공한 김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1441만명을 모은 '신과 함께-죄와 벌'의 후속편으로, 이번에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할는지 주목된다.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3차사'가 그들의 1000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 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만화가 주호민(37)씨가 2010~2012년 내놓은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김 감독은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강점으로 내세워 상상의 나래를 제대로 펼쳤다. "웹툰을 봤을 때 '용서'와 '구원'이라는 두 단어에서 오랫동안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그 두 단어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고귀하고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승 재판을 다룬 1편과 달리 2편은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방대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이야기 자체에 강한 울림이 있다.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1000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3차사(하정우·주지훈·김향기)는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 '강림'(하정우)은 마지막 49번째 재판의 주인공으로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선택해 저승을 놀래킨다.

저승법상 원귀는 소멸돼야 하지만 '염라대왕'(이정재)은 강림의 제안을 조건부로 수락했다.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에 '허춘삼'(남일우) 노인을 저승으로 데리고 오라"는 새로운 조건을 내걸고 저승 3차사를 다시 시험에 들게 한다.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은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내려가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의 교차를 통해 스펙터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감춰져있던 저승 3차사의 과거가 밝혀지고 영화는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associate_pic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주지훈

associate_pic
주지훈(왼쪽), 김향기

associate_pic
주지훈(왼쪽), 마동석

associate_pic
김동욱

associate_pic
왼쪽부터 마동석, 주지훈, 김향기

associate_pic
이정재
전편보다 나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노력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많은 공력을 들였다. 컴퓨터그래픽(CG) 기술로 구현한 저승, 허춘삼 할아버지와 손자 현동(정지훈)의 보금자리, 저승 3차사의 과거 속 배경인 북방설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한국 영화 최초로 1·2편이 동시 촬영됐다. 전편에 나온 배우들도 그대로 다시 뭉쳤다. 이들의 연기 변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정우(40)는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극을 이끈다. 주지훈(36)·김향기(18)·김동욱(35)은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 새롭게 합류한 마동석(47) 역시 조화를 깨지 않으면서 '성주신'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특별출연한 이정재(45)는 모든 지옥을 관장하는 '염라대왕' 역을 완벽하게 소화, 짧은 분량에 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범죄 오락액션물 등이 장악한 스크린에서 눈에 띄는 영화다. 대한민국이 아니라면 이런 영화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다. 죽음을 터부시하는 한국적 문화까지 담겼다.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의 아득한 경계가 한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지만 죽음과 삶의 경계는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는 것, 결국 삶과 죽음이 하나로 연결된 것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멋지게 풀어낸 작품이다. 8월1일 개봉, 141분, 12세 관람가
associate_pic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