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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 화려한싱글은없다]예단비 12억원 주고 한 결혼, 2년 후···

등록 2019-05-14 06:06:00   최종수정 2019-05-20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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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대표님, 왜 불길한 예감은 항상 들어맞는지 모르겠어요. 조마조마했었는데, 결국 터지네요.”

불과 두어달 전까지만 해도 좋은 사람 소개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던 그녀다.30대 초반의 그녀는 부친이 꽤 규모있는 사업을 하는 집안이었고, 본인도 영어 번역을 하는전문직 여성이었다. 집안에서 뒷받침을 해주고 있어서 남성이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지원도생각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피부과 의사와 맞선을 보게 되었고, 서로 마음이 맞았던지 두 사람 관계가 꽤 속도를 내고 있었다.

 “그 사람도 부모님이 여유가 있는 분들이라 아들 믿고 무리한 요구는 안 하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더 호의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예요. 여자 돈 보고 결혼하는 집안이 아니구나 싶어서요.”
 
“근데, 아니었던 거예요?”

잠시 말을 멈춘 그녀에게서 한숨 소리가 들렸다.

“예단비로 12억을 요구하더라고요.”
 
“네? 12억이요? 남성분이 직접요?”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실 여성의 부모도 하나뿐인 딸이 결혼하는데 어느 정도는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성 어머니의 무리한 요구에 모두 당황했다고 한다.

“세상에 의사가 자기 혼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니가 못난 것도 아니고···.”
   
“그래도 서로 좋아하는데, 돈 때문에 뜯어말릴까?”

어머니는 반대했고, 아버지는 그래도 딸이 좋다면 원하는 액수를 맞춰줄 생각이었다. 여성은 부모를 생각하면 속상하고, 그렇다고 헤어질 수는 없고, 결국 중매를 한 나한테 남성을 설득해달라고, 예단비를 좀 깎아달라고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혔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여성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했다.돈이 오고 가는 결혼은 꼭 후회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하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그녀를 보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성을 만나 여성을 좋아하는지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이면 돈보다는그 사람을 먼저 보라고 했다.남성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저랑 결혼하고 싶어하는 여자가 그 사람도 있지만, 집안 통해서 아는 사람, 해서 셋 정도 있는데, 솔직히 셋 다 싫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왕이면 저를 많이 밀어주는 여자한테 마음이 가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사람한테 그런 제안을 했고요.”

“그럼 예단비 12억이 어머니 생각 만은 아니었던 거네요?”

나는 설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여성도 그 결혼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고, 남성도 그 액수를 맞춰주지 않으면 다른 여성이라도 만날 생각이었다. 얼마 후 두 사람의 결혼소식이 들렸다. 남성 쪽 요구를 맞춰주었는지, 예단비를 좀 깎았는지는 모른다. 그래도 양식 있는 사람들이니 결론이 잘 났나 보다 했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2년이 흘렀다. 최근  여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혼을 했다면서 재혼상대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녀가 이제는 과거의 실패를 경험삼아 진정성 있는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았으면하는 바람이고, 할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다.

돈이 결혼의 조건이 되는 순간, 그 결혼은 본질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 조건에 맞지 않거나 상황이 변하면 그 결혼도 끝이 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건 결혼의 본질은 마음이고, 사랑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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