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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효만료·증거부족·진술혼선…'장자연 규명' 결국 실패

등록 2019-05-20 18:57:03   최종수정 2019-05-28 09: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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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위, '장자연 의혹' 조사결과 발표

"리스트 실물 확인할 수 없고 진술도 엇갈려"

성폭행 의혹 관련 증거 확인못해…기록 보존

접대 강요 의혹 검찰 수사미진…경찰도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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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배훈식 기자 = 20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유력 인사들의 명단이 담겨 있다는 의혹의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고(故) 장자연씨의 사망 이후 의혹이 계속 불거졌던 '리스트'의 존재 여부가 드러날지 관심을 모았지만, 여전히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20일 과거사위는 장씨가 생전에 소속사 대표의 강요로 유력인사에게 술접대를 했다는 등의 내용을 적은 문건에 명단이 적힌 이른바 '리스트'가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결과 진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장씨가 지난 2009년 3월7일 자살한 후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장씨가 소속사 대표 강요로 술접대를 하거나 잠자리 요구를 받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후 재벌 그룹의 총수, 방송사 프로듀서, 언론사 경영진 등 성접대 요구자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과거사위는 장씨가 문건에서 피해 내용으로 언급한 폭행과 피해 등은 판결로 사실이 확정됐고 '조선일보 사장 아들'에 대한 술접대 행위 등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해당 문건에 기재된 내용은 신빙성이 있다고 봤지만,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장씨의 소속사 대표인 김모씨가 우월적인 지위로 술접대를 강요한 사실도 인정했다. 이는 신인 연기자인 장씨가 스스로 생명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한 주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리스트의 경우 실물을 확인할 수 없고 해당 문건을 직접 본 사람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장씨가 직접 또는 다른 사람이 작성했는지 알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리스트가 장씨와 어떤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재한 것인지, 누구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적혀있는지 등도 규명이 어렵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09년 배우 윤지오씨와의 통화에서 전 매니저 유모씨가 '목록'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주목되지만, 그 의미가 분명하지 않고 윤씨도 명단이 누가 어떤 의미로 작성했는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윤씨를 제외한 나머지 문건을 본 이들도 피해사례가 서술식으로 쓰여있고 이름만 적힌 리스트는 없다고 진술했다고 과거사위는 전했다.

과거사위는 술접대 및 성접대 강요 의혹에 관한 검찰과 경찰의 사건 처리가 미진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검경의 부실 수사가 장씨 사건의 진실 규명을 지연시켰고, 최종적으로 확인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위는 늦어도 2008년 9월께부터 소속사 대표 김씨의 술접대 강요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었음에도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장씨에 대한 강제추행 및 협박 등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의 초동 수사도 부실했다고 꼬집었다. 장씨의 행적과 만난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는 수첩, 다이어리, 명함 등 주요 증거들이 압수수색에서 누락됐다고 밝혔다. 장씨의 통화내역 원본 및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기록에 편철하지 않았고 장자연 수첩 및 다이어리 등 압수물 사본을 남겨두도록 지휘하지 않은 수사검사도 기록 보존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중요한 자료가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누락이 의도적이었다고 판단할 만한 증거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수사 관계자들을 징계 검토할 만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효가 다 지났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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