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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의 한진칼 지원에 수세 몰린 KCGI…향후 전망은

등록 2019-06-22 07:00:00   최종수정 2019-07-01 09: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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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취득…"향후 10%까지 늘릴 것"

한진칼 백기사 등장에 KCGI 수세에 몰려…한진 우호지분율 최대 40%

KCGI 지분 취득 통한 표대결도 부담…다만 변수多, 승패 예측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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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글로벌 1위 항공사 델타항공이 한진칼(180640)의 지분을 매입하며 백기사로 나선 가운데 KCGI(강성부펀드)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델타항공이 최대 10%까지 한진칼 지분을 매입할 경우 KCGI의 의결권 약세가 불가피한 만큼 한진칼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취득…한진칼 백기사 역할 가능성↑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지분 매입을 통해 대한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제휴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지분율을 1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델타항공의 투자가 한진칼의 백기사 역할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에 대한 직접투자가 아닌 지주사 지분 취득 방식을 띤 만큼 한진칼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 관련법 상 외국인의 국적사에 대한 지분 투자는 49%까지만 허용되고 그 이하라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으면 면허가 취소된다"며 "하지만 10% 정도의 지분이라면 충분히 대한항공에 직접투자가 가능했음에도 한진칼에 지분투자를 한 것은 특이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진칼에 대한 KCGI의 지분율이 확대되고 있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에 지분 투자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측의 우호 지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2000년에 탄생한 글로벌 얼라이언스 '스카이팀'(Sky Team)의 창립 멤버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에어로멕시코, 에어프랑스 등 4개 항공사의 최고 경영자들은 지난 2000년 6월22일 뉴욕에서 최초의 고객 중심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을 출범시켰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돈독한 인연을 기반으로 지난해 5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한·미 직항노선을 포함한 아시아 80개 및 미주 290개 노선에서 협력하고 있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미디어 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취득으로 KCGI는 수세에 몰렸다. 표 대결을 위해 2대 주주로 올라섰지만 델타항공이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표 대결에서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으로 17.8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 정석인하학원(2.14%) 등 특수관계인을 더하면 28.93%에 달한다.

여기에 델타항공이 취득한 우호지분을 더하면 한진그룹의 우호 지분율은 33.23%로 늘어난다. 델타항공이 지분율을 최대 10%까지 늘리면 한진그룹의 우호 지분율은 40%에 육박해 KCGI가 보유한 의결권(15.98%)을 월등히 앞서게 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이번 델타의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조원태 회장 측이 KCGI와의 지분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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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KCGI 홈페이지 캡쳐)

◇KCGI 수세에 몰려…지분율 싸움에서도 열위

향후 KCGI가 표 대결을 위해 추가 지분을 매입할 경우 약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KCGI 측이 다시 판세를 역전하기 위해서는 한진칼의 지분 12.7%를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며 "한진칼 주가를 3만8150원으로 가정하고 계산하면 약 2900여억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이 경우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34.0%로 줄어들고 주총이 열리면 조원태 측 우호지분이 42.7%, KCGI 측 우호지분이 42.8%를 기록하게 돼 판세가 역전된다"고 말했다.

다만 표 대결을 위해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경우 자금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지난 11일 미래에셋대우가 KCGI의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의 연장을 거부하면서 200억원 규모의 상환 부담을 떠안은 바 있다. 계속해서 자금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집하는 것은 자본금 열위에 놓여있는 KCGI 측에도 부담이다.

KCGI 측은 "델타항공은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KCGI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에 투자를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위해 지분취득을 결정했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법률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델타항공 측은 "한진칼에 대한 이번 투자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합작사업을 성공시키려는 노력과, 제휴로 얻을 수 있는 고객 혜택, 시장 내 포지셔닝 및 성장 기회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한항공의 경영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한진칼 지분경쟁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은 KCGI의 추가 지분 취득 여부, 조원태 회장 측의 상속문제, 델타의 추가 지분 취득에 따른 법적 문제 및 의결권 행사의 제한, 국민연금의 선택 등"이라며 "여전히 소액주주의 지분이 많고 KCGI 측도 추가 지분 취득을 통한 반격 기회가 있는 만큼 승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21일 기준 한진칼 주가는 전 거래일(4만400원) 대비 6100원(15.10%) 급락한 3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진칼 주가뿐만 아니라 대한항공(003490)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2.56%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한준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KCGI에서 제시하는 자산재평가 혹은 경영 현실화를 일부 반영하고 있을 정도로 상승해 있는 상태"라며 "델타의 지분 투자를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으로 생각한다면 주가에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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