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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파국]日 맞설 '소재·부품·장비 대책'…실효성은

등록 2019-08-02 10:52:49   최종수정 2019-08-05 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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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재·부품·장비 대책' 발표 예정
기술 개발 금융 지원과 R&D 세액 지원
소재부품법 상시화, 大中企 플랫폼까지
"단기 유인책 다양…긴 시계 대책 필요"
"생태계 경쟁력 높여 GVC 中企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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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6일 오전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정밀 화학제품 개발업체 경인양행을 현장시찰한 가운데 관계자가 생산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경인양행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을 규제하는 반도체 소재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중견기업이다. 2019.07.26.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진욱 기자 = 일본이 결국 한국을 화이트리스트(White-List·수출 우대국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한 정부 대응책 중 하나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이다.

이 대책에는 기술 개발 금융 지원, 연구·개발(R&D) 세액 지원, 소재·부품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소재부품기업법) 상시화 등의 내용이 담긴다.

민간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기적으로 쓸 수 있는 지원책들은 총망라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산업의 내실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중·장기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일본 수출 규제 대책 민·관·정 협의회에서는 정부가 준비한 소재·부품·경쟁력 강화 대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일정 부분 합의했다.

이 대책은 2일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4일 제7차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최종 안을 논의한 뒤 방향성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체 내용은 5~7일 중 정부가 발표한다.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개발할 때 매년 1조원 이상의 금융을 지원하는 내용이 소재·부품·경쟁력 강화 대책의 핵심이다. 금융 지원은 국책 연구원의 기술 개발을 돕는 등 한국 산업계 전반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방법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특정 기업의 프로젝트를 직접 지원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어서다.

대신 개별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세액공제' 대상에 핵심 소재·부품·장비에 해당하는 품목을 포함하는 등의 방법이다. 신성장동력·원천기술의 경우 R&D 비용의 30~40%(대·중견기업은 20~30%)를 세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신성장기술 시설 투자 시 대기업 5%,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세액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품목 중 감광액(포토레지스트)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이미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돼있다. 기재부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도 이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품목은 5세대(5G) 이동통신, 지능형 반도체·센서, 3차원(3D) 프린팅 등 173개다.

소재·부품전문기업을 육성, 한국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제정한 소재부품기업법은 상시화하고 생산시설 및 화학물질의 인·허가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강구한다. 핵심 소재·부품을 생산하는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을 돕는 펀드도 조성하고 이와 관련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R&D 현황 등 정보를 원활히,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재고 확보,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방안도 내놓는다.

이런 지원책들은 산업계에 단기적인 유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세액공제 대상 확대는 기업의 세액 부담을 줄여 손익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원 대상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금융 지원도 R&D 역량이 뒤처지는 중소기업에는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런 내용은 환경 조성에 그치는 단기 대책에 불과하다. '소재·부품 국산화'와 '대외 의존도 완화'로 대표되는 한국 산업계의 내실을 키우려면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승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경영전략팀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이 소재·부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투자 유인을 제공하는 단기 유인책은 다양하게 포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과거처럼 특정 기술이나 산업을 정부 주도로 육성하는 등의 더욱 긴 시계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복합 산업단지를 조성해 대·중소기업 R&D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산업 생태계의 가치 사슬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소재·부품 분야에서도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나와야 한다. 글로벌 밸류 체인(GVC)에 포함되는 중견·중소기업 생태계를 육성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개별 기업 경쟁력보다는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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