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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시작일뿐…올해 22년만에 역성장 우려도

등록 2020-04-23 11:47:06   최종수정 2020-05-11 10: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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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1.4%, 2분기 더 악화 전망

해외 기관들, 올해 성장률 마이너스 관측

"2분기 수출, 내수 충격 어느정도 될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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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서구 비산동 염색공단이 1일 오후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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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이 실물 지표로 확인됐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를 기록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코로나발(發) 경제위기가 현실화된 셈이다. 코로나19 충격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 국내 경제가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5.1%) 이후 처음으로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정부의 재정 부양에 힘입어 1.3%로 반등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시 무너져 내린 것이다.

1분기 성장률 충격도 크지만 2분기에는 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사실상 민간소비만 직접적 타격을 입었다면 2분기부터 수출 악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대비 6.4% 감소해 1998년 1분기(-13.8%) 이후 22년만에 가장 저조했다. 수출은 -2.0% 줄어 감소폭이 크진 않았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된 시점이 3월이라 수출은 4월 이후, 5~7월 본격적으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2분기 성장률이 더 나빠질 수 있고, 수출과 투자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올해 역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 IB(투자은행) 등을 중심으로 올해 국내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은 잇따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1.5%, 모건스탠리 -1.0%, 피치 -1.2% 등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IMF도 올해 세계경제가 -3.0% 역성장하고, 한국 경제가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가 코로나19 여파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수출 등을 중심으로 고스란히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1~20일)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 -6.8% 역성장해 44년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 국내 수출의 악화 폭은 더 깊어질 수 있다.

기댈 곳은 내수인데 민간소비가 회복될지, 아니면 더 고꾸라질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고용 충격이 빠르게 나타나기 시작해 소비를 지금보다 더 위축시킬 여지도 있다.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5000명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이후 10년10개월만에 최대폭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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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수 위축 정도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모습은 기대 요인이지만, 3월중 고용이 악화돼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부정적 요인"이라며 "2분기 수출과 내수의 위축세가 어느 정도 될 것인지에 따라 2분기 성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역성장 가능성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해외 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다. 한은 출신인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국내 경제도 바깥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소비 위축 등이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라 올해 마이너스 성장할지, 아닐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가 연간 기준 플러스(+) 성장하려면 남은 2~4분기 적어도 0% 성장률을 나타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올해 연간 1%대 성장률을 나타내려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0.6~0.7%의 성장률이 나와야 하고, 0%대 성장은 3분기 연속 0% 성장률이 계속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마이너스를 나타내도 4분기 경제활동 수준이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하게 간다면 0% 부근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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