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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배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와인] 와인 애호가들이여, 샌프란시스코로 가라

등록 2021-04-03 09:00:00   최종수정 2021-05-11 15: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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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역사와 캘리포니아 와인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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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근교 소노마밸리에 위치한 '부에나 비스타 와이너리(Buena Vista Winery)'에서 생산한 와인.
[서울=뉴시스]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당신의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If you are going to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

스콧 맥킨지가 1967년 발표해 세계적으로 히트했던 노래이다. 샌프란시스코를 자유와 평화의 도시로 표현했다. 토니 베넷은 ‘샌프란시스코에 나의 심장을 두고 왔다(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고 노래하기도 했다.

태평양을 오른쪽에 두고 시원하게 달리는 Route 101은 훔볼트 베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지나면서 내륙으로 접어든다. 그리고 3시간 반 정도를 더 달리면 산타 로사가 나온다. 산타 로사 주변에도 와이너리가 여러 개 있다. 한 시간 정도를 더 가서 짧은 터널 두개를 지나면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붉은 빛 오렌지색의 금문교 주탑이 눈에 들어온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긴 3㎞에 달하는 다리로 들어서면 그 아래로 샌프란시스코 만이 아득히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곧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중 하나다. 다양성이 풍부하고 창의적인 도시로 꼽힌다. 문화적으로도 매력적이지만, 와인을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도 와이너리의 테이스팅 바들이 많지만, 1~2시간 거리의 주변지역에 유서 깊은 와이너리가 많다.

아래쪽으로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AVA가 있고 위쪽으로는 소노마 밸리와 나파 밸리가 있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1700년대 후반 이 곳에 정착한 스페인 선교사들이 처음 시작해, 최초의 상업적인 와이너리가 1857년 소노마 밸리에서 탄생했다. 지금도 존재하는 부에나 비스타 와이너리다.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 내 와인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아르헨티나나 호주의 전체 생산량을 능가한다. 캘리포니아 주를 한 국가로 보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2020년 기준 캘리포니아에만 4700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있다. 19세기 유럽을 휩쓴 포도나무 역병인 필록세라에 캘리포니아 와인도 타격을 받았으나 아메리카 원산지 품종과의 교배로 이를 극복한 후 현재는 약 300여종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1920년대에는 금주법의 영향을 받아 와이너리 숫자가 140여개로 줄어든 적도 있었다.

나파 밸리와 소노마 밸리가 속해 있는 샌프란시스코만 북쪽 지역의 ‘North Coast AVA’,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 지대에서 산타 바바라 카운티까지 이어지는 ‘Central Coast AVA’,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 지역에서 멕시코 국경 근처까지 걸쳐 있는 ‘South Coast AVA’가 주산지이다. ‘Lodi AVA’가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 중부 내륙지역을 따로 떼 ‘Central Valley AVA’로 부르기도 한다. 해마다 2000만명의 사람들이 캘리포니아의 와인너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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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Route 101을 타고 다시 금문교를 건너 북쪽으로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37번 주도를 만난다. 37번 주도는 샌파블로 만 위쪽을 감싸듯이 지나는데 소노마 밸리를 연결하는 121번 도로와 나파 밸리를 연결하는 29번 도로가 멀지 않은 거리를 두고 나란히 북쪽으로 뻗어 있다.

121번 도로 및 연결되는 12번 도로 주변에는 소노마 밸리의 와이너리들이 여기저기 위치해 있다. 특히 소노마 하이웨이로 불리는 12번 도로 오른쪽 지역에 와이너리들이 주로 분포해 있다. 12번 도로가 시작되면서 바로 나타나는 소노마 카운티 근처에 역사적인 부에나 비스타 와이너리가 있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쿤드(Kunde) 와이너리’가 나온다. 1976년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 와인을 압도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겼던 ‘파리의 심판’을 주제로 2008년 개봉한 영화 ‘Bottle Shock’(한국명 ‘와인 미라클’, 앨런 릭먼 주연)을 주로 촬영한 곳이다. 1970년대 나파 밸리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로케이션지로 선정된 배경이었다.

영화에는 잠깐만 등장하지만 사건의 실제 주인공인 샤토 몬텔레나 와이너리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파 밸리에 있다. 그리고 바로 위쪽에는 ‘켄우드 와이너리’가 자리잡고 있다. 켄우드 와이너리는 늑대개로 유명한 작가 잭 런던이 한 때 소유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켄우드의 브랜드인 늑대 그림은 그로부터 따왔다. 다음 편엔 나파 밸리로 가본다.         

▲와인 칼럼니스트·경영학 박사·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 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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