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노인들이 서빙하는 커피 천국 노원구 '실버카페'

등록 2010-04-06 11:02:57   최종수정 2017-01-11 11: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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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카페라떼 한 잔 주세요’ ‘에스프레소 3잔 주세요.’ 주문하는 커피의 이름을 보면 서울시내에 유명 커피전문점에서나 들을 수 있는 주문 소리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재빨리 주문한 커피를 만들어낸다.

 지난달 17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전국 최초로 자치구가 운영하는 ‘노원실버카페’가 들어서 노인들은 물론 젊은이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실버카페는 노원구에서는 중계2․3동 중계근린공원 내 위치한 구립 팔각정 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지상 1층 시설로, 내부 143㎡ 및 외부 127㎡ 등 총 270㎡ 규모이다.

 카페내부에는 공연무대, 전시공간 등과 함께 서가와 안마의자 2개 등 휴게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조명시설과 함께 창가에 안막커튼을 설치해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외부에는 휴게데스크를 설치, 야외에서도 편안히 휴식하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특히 공연장에는 악기연주, 합창, 댄스 등 다양한 라이브 공연이 진행되며 갤러리에서는 노인들이 만든 작품전 등이 실시돼 점심식사 이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전문 바리스타교육을 받은 8명의 노인 바리스타들이 서울시내 유명 커피전문점에서도 맛 볼 수 없는 ‘정성’이라는 첨가제를 추가해 커피의 진수를 느낄 수 있도록 제조한다. 물론 ‘정성’은 모든 차에 들어가며 돈은 받지 않는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커피를 만든다고 ‘띄엄띄엄’ 봤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주방에는 흐트러짐 없이 정돈된 재료들, 닦고 또 닦아 윤기가 반질반질한 기계들 어디 하나 노인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유명 커피전문점에서 4000~6000원하는 커피가 실버 바리스타들의 손으로 만들어져 3000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실버 바리스타가 제조한 커피류는 20여 명의 노인 서빙인력들이 개량한복을 입고, 얼굴에는 미소를 띠며 배달한다.

 60세 이상 노인은 할인된 가격인 500원으로 각종 커피와 국산차를 마실 수 있으며 특히 노인들이 선호하는 믹스커피는 300원이다. 차외에도 토스트 등 간단한 스낵류도 마련돼 있다.

 실버 바리스타 이순덕 할머니(66)는 “몇 개월 동안 커피의 이해부터 다양한 커피 제조법, 고객응대 등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음에도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등 생소한 커피류의 이름과 들어갈 첨가물 때문에 처음에는 실수를 연발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전문 바리스타 못지않은 실력으로 수십 가지의 커피를 쉽게 제조할 수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서울 노원구 김종한 노인복지과장은 “‘실버카페’는 기존 경로당의 단순 집합기능을 탈피해 다양한 무대공연과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노인과 젊은이들이 소통하는 세대 공감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설운영은 시립 노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위탁하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71호(4월12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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