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핸드볼 황금세대, 2020년 도쿄올림픽 밝다

등록 2014-08-18 16:07:23 최종수정 2016-12-28 13: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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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내용	잘 키운 핸드볼 황금세대, 2020년 도쿄올림픽 밝다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이제 언론에서 ‘우생순’이라는 표현은 그만 써도 되지 않을까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8년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핸드볼 영화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힘들고, 배고픈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 선수들의 삶의 애환과 갈등을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이를 기점으로 언론은 핸드볼을 언급할 때, ‘우생순’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기 시작했다. 최근까지도 그렇다. 그러나 현실은 많이 달라졌다. 핸드볼은 더 이상 배고픈 종목이 아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년 예산으로 약 100억원 가까이 쓰는 탄탄한 단체가 됐다. SK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어 전용체육관을 건립했고, 해외 전지훈련도 어색하지 않다. 여전히 리그와 실업구단들의 시스템, 선수들의 연봉 등은 축구 야구 등 다른 인기 종목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선진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유소년 육성과 함께 인프라를 확장하는데 한몫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의기소침했던 한국 핸드볼이 태극소녀들의 활약 속에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여자 주니어(20세 이하)대표팀과 청소년(18세 이하)대표팀은 7~8월에 걸쳐 각각 크로아티아와 마케도니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과 5위의 호성적을 냈다. 특히 주니어대표팀은 1977년 대회 창설 이래 준우승만 3차례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언니들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청소년대표팀이 거둔 5위도 초대 대회 준우승 이후 최고 성적이다. 청소년대표팀은 대회 총 전적이 8승1패로 세계 최정상급임을 입증했다. 단지 경험 부족에 따른 위기관리능력에 아쉬움이 따를 뿐이었다. 태극소녀들은 두 대회에서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 특히 눈에 띄는 차세대 주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주니어대회에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이효진(20·경남개발공사)과 피봇 부문 베스트7에 뽑힌 원선필(20·인천시청)은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청소년대표팀의 피봇 강은혜(18·구리여고)는 유럽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격과 힘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주니어대회와 청소년대회에 모두 출전한 유소정(18·의정부여고)은 청소년대회에서 혼자 81골을 기록, 대회 득점왕을 차지했다. 오세일(47)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우리 아이들이 체력과 신체적으로 많이 밀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러시아를 비롯해 1~2개국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밀리지 않았다”며 “이대로 시니어 무대까지 잘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59) 협회 부회장도 “주니어와 청소년 선수들이 조화를 잘 이룬다면 역대 가장 좋은 선수구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여자 핸드볼의 황금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힘과 체격 조건에서 유럽에 밀려왔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일찌감치 세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빠른 공수전환을 바탕으로 해 아기자기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 유럽의 시선에서는 매우 신선했다. 이번에도 각국 관계자들은 한국의 플레이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미구엘 로카 국제핸드볼연맹(IHF) 상임이사는 한국의 주니어대회 우승에 대해 “한국의 우승은 전혀 놀랍지 않다. 한국은 원래 실력이 있는 팀이었다”며 “유럽 국가들은 한국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고 했다. 새로운 황금세대는 좋은 체격 조건과 실력을 겸비했고, 자신감도 넘친다. 쉽게 주눅이 들지 않는다. 현재 주니어와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 대부분은 SK그룹이 핸드볼에 적극적인 지원을 시작한 2008년을 전후에 운동을 시작했다. 최태원(54) 전 회장이 협회장에 앉으면서 핸드볼의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할 무렵이다. 쉽게 말해,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선수들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 어린 선수들은 과거 선배들과 달리 철저한 시스템 속에서 큰 부족함 없이 지원을 받으며 운동을 한 선수들이다”고 했다. 협회는 지난 2010년 핸드볼 장기발전 전략 ‘비전 2020’을 발표했다. 4년 주기 올림픽 개최 시기를 기준으로 혁신기반 구축기(2010~2012년 런던올림픽), 가치창출체계 구축기(2013~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지속가능체계 구축기(2017~2020년)로 추진목표와 과제, 도달수준을 정했다. 최 전 회장의 4대 핵심공약이었던 전용구장 조성, 꿈나무 육성, 국내무대 활성화, 국제외교를 통한 위상 강화도 이미 이행했거나 과정에 있다. 최적의 조건에서 탄생한 황금세대에게 쏠리는 기대와 관심이 큰 것은 당연하다. 16~20세 사이의 주니어·청소년 선수들이 전성기에 올림픽을 맞을 시기는 2020년 도쿄올림픽 정도로 보인다. 물론 일부는 2016년 리우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 부회장은 “김온아, 류은희 아래에 20대 초반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과 지금 주니어·청소년 선수들이 조화를 잘 이룬다면 세계 최고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떤 유럽 국가들과도 해볼 만한 전력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분명히 한국 여자핸드볼의 미래는 밝다. 그러나 변수는 언제, 어디서든 상존한다. 최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현재 수감생활 중으로 핸드볼협회가 언제까지 SK그룹의 공격적인 지원을 등에 업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그룹 차원에서 이전과 다르지 않게 지원과 관심을 보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SK그룹이 올해를 끝으로 핸드볼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직 핸드볼은 자생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비전 2020’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화합과 안정이 선결돼야 한다는 게 다수 핸드볼인들의 생각이고, 바람이다. [email protected] https://week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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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핸드볼 황금세대, 2020년 도쿄올림픽 밝다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이제 언론에서 ‘우생순’이라는 표현은 그만 써도 되지 않을까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8년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핸드볼 영화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힘들고, 배고픈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 선수들의 삶의 애환과 갈등을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이를 기점으로 언론은 핸드볼을 언급할 때, ‘우생순’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기 시작했다. 최근까지도 그렇다. 그러나 현실은 많이 달라졌다. 핸드볼은 더 이상 배고픈 종목이 아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년 예산으로 약 100억원 가까이 쓰는 탄탄한 단체가 됐다. SK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어 전용체육관을 건립했고, 해외 전지훈련도 어색하지 않다. 여전히 리그와 실업구단들의 시스템, 선수들의 연봉 등은 축구 야구 등 다른 인기 종목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선진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유소년 육성과 함께 인프라를 확장하는데 한몫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의기소침했던 한국 핸드볼이 태극소녀들의 활약 속에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여자 주니어(20세 이하)대표팀과 청소년(18세 이하)대표팀은 7~8월에 걸쳐 각각 크로아티아와 마케도니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과 5위의 호성적을 냈다. 특히 주니어대표팀은 1977년 대회 창설 이래 준우승만 3차례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언니들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청소년대표팀이 거둔 5위도 초대 대회 준우승 이후 최고 성적이다. 청소년대표팀은 대회 총 전적이 8승1패로 세계 최정상급임을 입증했다. 단지 경험 부족에 따른 위기관리능력에 아쉬움이 따를 뿐이었다. 태극소녀들은 두 대회에서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 특히 눈에 띄는 차세대 주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주니어대회에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이효진(20·경남개발공사)과 피봇 부문 베스트7에 뽑힌 원선필(20·인천시청)은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청소년대표팀의 피봇 강은혜(18·구리여고)는 유럽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격과 힘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주니어대회와 청소년대회에 모두 출전한 유소정(18·의정부여고)은 청소년대회에서 혼자 81골을 기록, 대회 득점왕을 차지했다. 오세일(47)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우리 아이들이 체력과 신체적으로 많이 밀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러시아를 비롯해 1~2개국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밀리지 않았다”며 “이대로 시니어 무대까지 잘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59) 협회 부회장도 “주니어와 청소년 선수들이 조화를 잘 이룬다면 역대 가장 좋은 선수구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여자 핸드볼의 황금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힘과 체격 조건에서 유럽에 밀려왔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일찌감치 세계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빠른 공수전환을 바탕으로 해 아기자기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 유럽의 시선에서는 매우 신선했다. 이번에도 각국 관계자들은 한국의 플레이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미구엘 로카 국제핸드볼연맹(IHF) 상임이사는 한국의 주니어대회 우승에 대해 “한국의 우승은 전혀 놀랍지 않다. 한국은 원래 실력이 있는 팀이었다”며 “유럽 국가들은 한국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고 했다. 새로운 황금세대는 좋은 체격 조건과 실력을 겸비했고, 자신감도 넘친다. 쉽게 주눅이 들지 않는다. 현재 주니어와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 대부분은 SK그룹이 핸드볼에 적극적인 지원을 시작한 2008년을 전후에 운동을 시작했다. 최태원(54) 전 회장이 협회장에 앉으면서 핸드볼의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할 무렵이다. 쉽게 말해,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선수들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 어린 선수들은 과거 선배들과 달리 철저한 시스템 속에서 큰 부족함 없이 지원을 받으며 운동을 한 선수들이다”고 했다. 협회는 지난 2010년 핸드볼 장기발전 전략 ‘비전 2020’을 발표했다. 4년 주기 올림픽 개최 시기를 기준으로 혁신기반 구축기(2010~2012년 런던올림픽), 가치창출체계 구축기(2013~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지속가능체계 구축기(2017~2020년)로 추진목표와 과제, 도달수준을 정했다. 최 전 회장의 4대 핵심공약이었던 전용구장 조성, 꿈나무 육성, 국내무대 활성화, 국제외교를 통한 위상 강화도 이미 이행했거나 과정에 있다. 최적의 조건에서 탄생한 황금세대에게 쏠리는 기대와 관심이 큰 것은 당연하다. 16~20세 사이의 주니어·청소년 선수들이 전성기에 올림픽을 맞을 시기는 2020년 도쿄올림픽 정도로 보인다. 물론 일부는 2016년 리우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 부회장은 “김온아, 류은희 아래에 20대 초반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과 지금 주니어·청소년 선수들이 조화를 잘 이룬다면 세계 최고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떤 유럽 국가들과도 해볼 만한 전력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분명히 한국 여자핸드볼의 미래는 밝다. 그러나 변수는 언제, 어디서든 상존한다. 최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현재 수감생활 중으로 핸드볼협회가 언제까지 SK그룹의 공격적인 지원을 등에 업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그룹 차원에서 이전과 다르지 않게 지원과 관심을 보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SK그룹이 올해를 끝으로 핸드볼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직 핸드볼은 자생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비전 2020’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화합과 안정이 선결돼야 한다는 게 다수 핸드볼인들의 생각이고, 바람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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