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야신' 김성근, 한화 8년 만에 PS 이끌까

등록 2014-12-29 15:11:49   최종수정 2016-12-28 13: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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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 한화이글스는 11일 오후 대전 겔러리아 타임월드  스카이홀에서 외부 FA로 영입한 배영수,권혁,송은범 선수 입단식에서 김성근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4.1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야신(野神)’이 돌아왔다. 2011년 8월 SK 와이번스 사령탑에서 물러나 현장을 떠나 있던 김성근(72) 감독 이야기다.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아 프로 무대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선수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던 김 감독은 지난 10월25일 한화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각 구단 감독직이 공백일 때마다 후보 물망에 올랐던 김 감독의 거취는 지난 9월 고양 원더스가 해체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김 감독의 행선지는 암흑기를 보내고 있던 한화였다. 한화 팬들의 바람도 김 감독 선임에 한 몫을 했다. 한화는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은 커녕 4위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김 감독은 여러 차례 하위권으로 평가됐던 팀이나 하위권으로 처진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야신’을 품은 독수리 군단이 다가오는 을미년 새해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커다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감독을 선임한 한화는 마무리훈련 때부터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며 2015시즌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한화는 이번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권혁과 배영수, 송은범 등을 잡아 빈약한 마운드를 보강했다.

 ▲팬들이 원한 감독 김성근

 2007년 이후 한화의 성적을 살펴보면 암흑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다.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그해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한화는 추락했다. 최근 7년 동안 5번이나 꼴찌였다. 2008년 5위에 머문 한화는 2009~2010년 최하위에 그쳤고, 2011년에도 6위로 리그를 마쳤다. 9구단 체제가 된 2013년과 올해에도 한화의 순위는 최하위였다. 2012시즌을 마친 뒤 김응용 감독을 선임해 도약을 노렸으나 신생 구단 NC 다이노스도 제치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 팬들은 지난해와 올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부진한 성적에도 꾸준한 응원을 보내는 한화 팬들이 ‘부처’나 다름없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울분이 쌓여있던 한화 팬들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계약이 만료된 김응용 감독이 재계약하지 않자 김성근 감독 선임을 간절하게 원했다. 김 감독의 한화 사령탑 선임에는 팬들의 빗발치는 요구가 있었다. 한화가 김 감독 영입에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한화 팬들은 한화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인터넷에 청원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한화 구단은 팬들의 여론을 무시하지 못하고 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이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감독을 맡으면서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처음 들었다. 성원해주고 기대해주는 만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다른 팀 감독으로 갔을 때보다 크다”고 밝혔다.

 ▲‘야신 매직’ 한화에도 통할까

 김 감독은 하위권을 헤매던 팀이나 하위권으로 평가되던 팀을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시켜 상위권으로 올려놓곤 했다. 김 감독은 1984~1988년 OB 베어스를 이끌면서 1988년을 제외하고 매 시즌 OB를 4위권에 올려놨다. 1989년 태평양 돌핀스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그해 태평양을 정규리그 3위로 이끌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1994년, 1995년 리그 최하위에 그친 쌍방울 레이더스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역시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되던 쌍방울을 1996~1997년 가을잔치로 인도했다. 2001년 LG 트윈스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LG 트윈스를 2002년 정규리그 4위에 올려놨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현대 유니콘스와 KIA 타이거즈를 꺾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도록 했다. 김 감독은 2006년 말 SK 감독으로 선임됐다. 2007시즌을 앞두고 SK도 우승권 전력은 아니었지만, 그 해 SK는 통합우승을 이뤘다. SK는 김 감독이 이끄는 동안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2007~2008년, 2010년 우승을 차지했다. SK가 ‘신흥 명가’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김 감독의 지도력이 큰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이름값으로 선수를 기용하지 않으면서 베테랑들에게 적절히 경계심을 심어주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기면서 동기를 부여해 전력을 극대화했다. 혹독한 훈련이 됐음은 물론이다. 김 감독의 훈련은 ‘지옥훈련’이라고 불릴 정도다. 김 감독이 SK 사령탑을 맡았던 시절 선수들은 “힘들게 훈련한 것이 억울해서라도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곤 했다.

 한화 마무리훈련부터 김 감독의 스타일은 어김없이 드러났다. 마무리캠프에서 진행되는 한화의 마무리훈련이 연일 화제가 되곤 했다. 김 감독의 스타일이 한화에도 녹아들어 암흑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마운드 보강’ 들어준 한화 구단

 한 점을 뽑고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야구를 중시하는 김 감독은 무엇보다 수비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한화 감독 취임식에서도 “한 점을 지킬 수 있는 야구, 승부를 버리지 않는 팀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수비 속에서 얼마나 지키고 얼마나 뺏어서 도망가느냐 하는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점을 지킬 수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투수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 감독은 FA 시장에서 투수를 잡기를 원했고, 한화는 권혁과 배영수, 송은범을 영입했다. 이들을 영입하는데 김 감독이 들인 돈은 87억5000만원이다.

 프로 무대에서 김 감독이 사령탑을 맡는 동안 구단에서 외부 FA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구단이 김 감독에게 한층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다른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도 대거 데리고 왔다. 특히 SK를 떠난 임경완을 영입했다. 김 감독은 전성기가 지난 것으로 평가되던 베테랑 선수들을 부활로 이끈 경우가 많다. 배영수와 임경완이 김 감독의 지도 아래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 시절 김 감독 밑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쳤던 송은범이 그간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다면 한화의 희망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올 시즌 희망을 안겨준 이태양, 유창식, 송창현 등 젊은 투수들이 ‘투수 조련사’라고 불리는 김 감독 밑에서 얼마나 성장할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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