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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얼마나 됐다고 또…' 명장의 승부조작에 KBL '패닉'

등록 2015-05-26 15:33:16   최종수정 2016-12-28 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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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프로농구계가 다시금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로 큰 홍역을 치른 지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먹구름이 꼈다.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의 전창진(52) 감독이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한 혐의로 경찰이 수사 중이다.

 전 감독은 지인들로부터 수억원을 빌려 지난 2월과 3월 자신이 지휘하던 부산 KT의 경기 결과를 맞히는 불법 스포츠토토에 직접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감독은 프로농구 역대 감독상을 5차례나 수상했을 정도로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과 더불어 남자프로농구 KBL의 명장으로 꼽힌다. 진위 여부를 떠나 그가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자체만으로 충격이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이 지난 2013년 승부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지 2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농구 대표 사령탑의 불법 스포츠 도박 연루 의혹은 농구계 전체를 '패닉' 상태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지난 승부조작 사태 때도 KBL은 재발 방지와 자정 노력을 약속했다. 당시 KBL 한선교 총재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래 최대 위기"라며 "앞으로도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불관용의 원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대국민성명과 함께 자구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불과 2년여 만에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KBL의 이같은 약속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KBL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승부조작 수사로 프로농구가 다시 한 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팬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바 최종 수사 결과를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지켜볼 예정이며 만일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사자인 전 감독은 어떠한 해명이나 입장표명 없이 언론은 물론 구단과의 접촉도 피하고 있다. 경찰도 전 감독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출국금지 조치까지 취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론은 전 감독의 연루 혐의를 단순한 의혹이 아닌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선수 교체는 감독이 갖는 절대적인 권한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승부조작을 할 수 있다. 더욱이 불법 스포츠토토는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방식으로 베팅이 이뤄지기 때문에 선수 한 두명이 가담할 경우 뜻하는 대로 경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비단 한 사람으로 문제가 아니라 프로농구 전반에 혹시 모를 승부조작의 썩은 뿌리가 아직도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한 농구인은 "이번 사태는 그 동안 프로농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이들은 물론 그나마 있던 팬심마저 돌아서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며 "KBL은 경찰 수사만 지켜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물론 가담한 인물이 없는지 철저히 가려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는 "브로커가 경찰 조사에서 전창진 감독의 연루 사실을 실토했기 때문에 드러난 것이지 (전창진 감독)혼자 했다면 증거를 잡기 어렵다"며 "승부조작 사태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영구제명은 물론 관련 법을 개정해서라도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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