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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서울시, 부동산 매입·저리융자로 구도심 임대료 상승 막는다"

등록 2015-11-23 12:10:09   최종수정 2016-12-28 15: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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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황성은 기자 = 8일 오전 전북 전주시 금암동 전북대학교 대학로 담벼락에 다양하고 재미있는 벽화가 그려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15.01.08  [email protected]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 발표…대학로 등 6곳  매입비 최대 75% 장기저리융자…소상공인 상가소유 유도  대학로에 연극종합시설 건립, 극단에 싸게 대관키로 프랜차이즈 입지규제 '지구단위계획 가이드라인' 마련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서울시가 대학로와 성수동 등 6개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구도심 번성으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 내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건물을 직접 사들여 소상공인들에게 싸게 임대해주기로 했다.  

 또 소상공인이 직접 상가를 매입할 수 있도록 장기 저리융자를 해주는 '자산화 전략'과 노후 상가 건물주에게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주고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장기안심상가'도 운영한다.  

 서울시는 23일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부터 기존 상인이나 거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대학로와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북촌, 서촌, 성미산마을, 해방촌, 세운상가, 성수동 등 6개 지역을 선도적으로 지원하고 모범사례를 도출해 시 전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각 지역별로 구성된 또는 구성 중인 '민관협의체'가 실행 주축이 된다. 협의체에는 임대인, 임차인, 지역주민, 전문가와 시·구 공무원 등이 참여한다.

 시는 먼저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 자제에 자율적 동참을 약속하는 건물주-임차인-지자체간 '상생협약'을 6개 전 지역 체결을 목표로 추진한다. 지역별 민관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임대인, 임차인, 지역주민들에게 꾸준히 홍보하고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상생협약'에 따라 ▲건물주는 최대 5년간 임대료 인상 자제,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에 앞장서고 ▲임차인은 호객행위 같이 손님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으며 ▲시·구는 가로환경개선 등 행정적 지원을 서로 약속한다.

 시는 상생협약의 구속력을 위해 건물주가 협약에 참여했다가 어겼을 경우 환수할 수 있는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또 시가 부동산을 매입 또는 임차해서 지역 특성을 대표하는 앵커시설을 만들고 이를 영세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등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해준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예산안에 7개 사업 중 가장 많은 199억원을 편성했다.

 대학로에 100석 규모 소극장 약 20개가 몰(mall)형태로 건립 예정인 연극종합시설(지상3층~지하2층, 연면적 5521㎡)이 대표적인 사례다. 내년 설계 공모를 마치고 2017년 착공 예정으로, 완공 후 창작 연극‧뮤지컬 극단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관해준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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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브리핑 룸에서 진행된 서울시의 '침체된 세운상가 일대의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 본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2015.02.24. [email protected]
 시는 특히 '장기안심상가'를 내년 초 공모를 통해 전국 처음으로 운영한다. 노후 상가 건물주에게 리모델링·보수 비용을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해주고, 그 대신 건물주는 일정기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임대기간 보장도 약속하는 것이다.

 김용복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창조경제기획관은 기자설명회에서 "안심상가는 건물당 3000만원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규모가 큰 건물일 경우 효과가 없지 않느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데 내년도는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3000만원 규모이고 큰 건물은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과 거리를 대상으로 공모를 한 뒤 대상지가 선정되면 이 중 참여를 원하는 상가를 장기안심상가로 지정한다. 방수, 도장, 보일러, 상하수, 전기 등 일체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며 내년 하반기 중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이 직접 상가를 매입해서 소유할 수 있도록 시가 8억 범위 내에서 매입비의 최대 75%까지 시중금리보다 1%포인트 낮게 장기(최장 15년)로 융자해주는 이른바 '자산화 전략'도 우리은행과 협력해 빠르면 올 연말부터 시행한다.

 김 기획관은 "8억원 정도가 최대 대출해줄 수 있는 규모로 판단되고 적절한 규모는 4~5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임차 상인들이 재정적 여력이 많지 않아 이 정도 규모에서 상가건물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 금융기관에서는 통상 건물 매입비의 50% 수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75% 중 25%는 서울신용보증재단 보증지원으로 추가 대출을 받고, 1%포인트 금리는 시가 이자차액을 보전해준다. 금리가 시중금리(3.67%)보다 1%포인트 낮아지면 5억원을 대출했다고 가정했을 때 당초(월 153만원)보다 매달 42만원의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다.

 시는 특히 골목상권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 대규모 판매시설, 가맹사업(프랜차이즈) 입지규제 등의 내용이 담긴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지구단위계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장기적으로는 자산화 전략을 전문적으로 추진할 지역별 '지역자산관리회사'를 민관 합자 방식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역별로 펀딩을 해서 자금을 모으고 부동산을 사서 목적에 맞는 임차인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내년 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사업설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마을변호사와 마을세무사 등 모두 60명으로 구성된 전담 법률지원단도 선정해 운영한다.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지만 법과 제도에 대해 잘 몰라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없도록 무료 법률·세무 상담을 지원한다. 상담을 희망하는 경우 각 지역별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통해 시 담당부서에 연락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서울시 상가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를 제정, 내년 1월부터 공포·시행한다. ▲시 투자·출연기관 보유 상가건물 임대차 기존 5년 보장, 최장 10년 장기임대 ▲'장기안심상가' 운영 ▲'상가건물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구성·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시는 사업 추진에 앞서 시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 지역별 민관협의체를 중심으로 토론회, 공청회, 컨퍼런스를 수시로 연다.

 이와 함께 지구단위계획, 정비사업 등 관리계획을 수립할 때 '젠트리피케이션 예방대책'을 함께 수립토록 유도하는 등 도시계획적 수단을 적극 활용한다. 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과 '젠트리피케이션 특별법' 제정을 중앙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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