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국고보조금 분석②]새누리·더민주, 1년 예산 얼마?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유력 정당의 1년 지출 규모는 얼마나 될까. '거대 양당'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전 새정치민주연합)은 웬만한 중견기업 이상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뉴시스가 녹색당과 함께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2014년 정기회계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1년 지출 규모는 새누리당 중앙당 528억원, 더민주 중앙당 470억원에 달했다.

 ◇ 새누리, 1년 지출 1142억원…국고보조금은 '인건비+임대료'  

 정당 회계는 중앙당, 시·도 당, 정책연구소, 선거사무소 회계로 구분된다.  

 이 구분에 따라 정당의 지출과 수입을 보면 새누리당은 2014년 중앙당 총예산이 528억원이었다.

 각 시도당 예산이 420억원,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 98억원, 선거사무소 90억원 등 총 1142억원의 지출규모를 가졌다.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에 필적하는 예산이다.

 수입내역을 보면 2014년 국고보조금으로 새누리당은 363억을 받았다.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을 합친 액수다. 당비로 268억원을 걷어 사용했고, 기탁금으로 48억원을 받았다. 이 밖에도 차입금 11억, 그 밖의 수입 221억원이 들어왔다. 그 밖의 수입은 부동산 사업을 얻은 임대료수입과 각종 판매대금, 수강료 등이 해당한다.

 총 사용한 돈이 1100억원대지만, 수입은 900억원대로 나타나는 이유는 중앙당에서 시·도 당으로 지원하는 돈이 중복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중앙당이 서울시 당에 10억원을 지원했다면 중앙당은 10억원의 지출로, 서울시당은 10억원의 수입으로 집계된다.

 수입 별로 사용처가 완전히 달랐다. 대체로 국고보조금은 액수가 크고 비교적 투명하게 써야 하는 고정지출에 주로 사용했다. 반면 당비는 영수증 처리가 까다롭지 않은 식대, 교통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이는 국가보조금이 국민 세금인 데다 세부내역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보조금이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출처는 사무실 운영비였다. 새누리당의 사무실 임대료는 모두 국가에서 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 중앙당은 월 임대로 1억4000만원을 모두 국고보조금으로 충당했고, 당직자 인건비도 모두 국고보조금으로 지급했다.

 경상보조금으로 사무처 당직자 인건비가 22억원(4대보험료 포함), 사무소설치운영비로 15억원이 들어갔다. 사무소설치운영비 세부내역을 보면 통신비로 매월 1400여만원 시스템유지보수 매월 2750만원, DB 구축·정책개발비로 860만원 등을 사용했다.

 정치자금법은 경상보조금의 10% 이상을 '여성정치발전비'로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여성의 정치참여 기회를 늘린다는 취지에서다. 새누리당은 이 항목도 모조리 인건비로 썼다. 새누리당은 여성정치발전비 항목으로 매월 1억5000만원씩 약 18억원을 지출했는데 모두 여성국 사무처 인건비였다.  

 현재 새누리당 여성국 사무처 직원이 7명인 것을 감안하면 인건비로 지나치게 많은 액수다. 결국 실제 소속은 여성국이 아니지만 선관위 신고에만 여성국으로 기재한 '유령직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당비는 어떤 곳에 사용했을까. 영수증 처리가 까다롭지 않은 곳에 사용했다. 식대와 교통비 업무추진비가 대부분이었다. 새누리당은 당비 수입 240억원을 '운영위임' 형태로 많이 사용했다. '예산 사용 일체를 위임한다'는 뜻으로, 아무런 세부 사용내역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이다.

 새누리당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각2500만원, 사무총장 2000만원, 대변인과 행정실을 합쳐 3500만원, 당내 각 기구에 지급되는 기타위임 2400만원 등 1억400만원을 매달 운영위임으로 지급했다.

 ◇더민주당, 1년 지출 949억원…당직자 퇴직연금도 '사무실운영비'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도 새누리당과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정치 현안에 대해 양당은 항상 목소리를 높여 엇갈린 목소리를 내지만 예산을 사용하는 방식은 비슷한 셈이다.

 더민주 중앙당의 2014년 지출은 총 470억원으로 새누리당과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여기에 시도당은 365억원, 민주정책연구원 45억원, 정당선거사무소 69억원 등 지출의 총액은 949억원으로 나타났다. 

 더민주의 수입을 보면 당비수입이 221억원이었고 경상·선거보조금을 합쳐 338억원을 국가로부터 받았다. 기탁금 45억원, 그 밖의 수입 205억원, 차입금 2억원 등 총수입은 811억원으로 집계됐다.

 더민주 역시 국가보조금으로 사무실 임대료 14억원을 내고, 인건비로 50억원을 사용했다. 또 당직자 4대 보험료도 모두 국가보조금으로 해결했다.

 이를 자세히 보면 매월 임대료 1600만원, 당사관리용역 1100만원, 커피머신 원두·생수 구입비 약 200만원, 울산시당 등 시·도 당 사무실 임대료 1600만원 등이다.

 재미있는 점은 퇴직연금 적립으로 매월 2500만원을 사용했는데 더민주는 이 돈도 사무실설치운영비 항목으로 신고했다.

 더민주의 경우 여성정치발전비를 비교적 '양심적'으로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총 16억원을 썼는데 이중 당직자 인건비는 매월 4600만원씩 5억5200만원이었고, 나머지는 각종 여성 관련 공모사업과 정책사업, 여성후보자 선거비용 지원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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