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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의 덫]정유업계, 매출감소 속 최대이익…'불황형' 논란

등록 2017-02-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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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상연 기자 = 정유업계가 지난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 불황형 흑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8조2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4조7321억원 대비 69.6%, 심지어 종전 최대치인 6조8100억원에 비해서도 17.9%나 증가한 것이다.

 반면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유 4사 연결기준 매출은 총 93조4978억원으로 전년에 기록한 107조5954억원 대비 13.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9조5205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18.3%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이어 오일뱅크(-9.5%), GS칼텍스(-9.1%), 에쓰오일(-8.8%) 순으로 감소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이른바 매출은 감소하는데 영업이익은 증가하는 '불황형 흑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외형은 쪼그라드는 반면 수익성은 개선되는 것이다.

 통상 기업의 경영실적에서 영업이익 못지 않게 매출 추이도 중요하다.

 매출이 감소할 경우 제품 판매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해 중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영속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짙다.

 따라서 정유업계 지난해 최대 실적이 불황형 흑자라는 점으로 인해 웃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정유업계는 '불황형 흑자'를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가령 식당이 밥을 많이 팔았지만 이익이 안 남는 상황과 밥을 적게 팔았지만 이익이 남을 경우를 생각하면 후자가 나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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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제조업의 경우 가격이 정해져있는 제품을 판매하기에 매출 감소 속 이익 증가 현상이 나타나면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반면 정유업은 일반 제조업의 논리로 따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일단 변동성이 큰 유가가 이익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데다,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만드는 업종 특성상 제품 판매량 추이를 파악해야 하는 등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업은 매출 감소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매출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제품 판매량 추이를 살펴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제품 판매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익을 창출했다면 불황형 흑자로 볼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품 판매량은 증가했다. 지난해를 불황형 흑자로 봐선 안 된다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휘발유, 경우, LPG, 항공유 등 석유제품 잠정 생산량은 11억5554만배럴로, 전년 생산량 11억1699만배럴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내 정유업 수출 판매량은 총 4억5524만배럴로, 전년 대비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227억637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근거로 석유제품의 판매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돼 있어 유가가 하락할 경우 판매단가가 하락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2015년 기준 배럴당 50달러를 상회하던 두바이유는 지난해 40달러 초반으로 약 18% 감소했다.

 결국 판매량은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 하락 때문에 매출액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을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인 것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다른 업종과 달리 원료인 유가 변동에 따른 매출 변동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매출감소를 큰 문제로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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