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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총선에 유럽 '긴장'… EU 운명 가늠할 척도

등록 2017-03-08 12: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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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AP/뉴시스】네덜란드 주요 정당 대표들이 5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일간 데 텔레그라프 본사에 모여 총선 특별판 기사를 위한 사진을 촬영 중이다. 2017.3.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네덜란드 총선(15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럽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유럽연합(EU)의 운명을 가늠할 척도로 평가된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극우 자유당(PVV)은 이번 총선에서 제1당 지위를 놓고 마르크 뤼테 총리의 집권 자유민주당(VVD)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정보업체 스트랫포(Stratfor)의 안드리아노 보소니 유럽 담당 선임 연구원은 8일 CNBC방송에 "이번 선거는 EU 핵심 멤버들 내 유럽 회의론자들의 세력을 평가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총선을 통해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월)의 향방을 예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EU의 추가 분열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빌더르스의 PVV는 프랑스 국민전선(FN),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등 유럽의 다른 극우 정당과 마찬가지로 '반 EU, 반 이슬람' 공약을 앞세워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PVV는 집권 시 영국처럼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PVV가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네덜란드는 물론 EU의 미래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의문이 제기될 거란 우려가 많다.

 네덜란드는 EU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6번째로 큰 나라다. 독일, 프랑스 만큼 핵심 경제권은 아니지만 EU 내에서는 네덜란드발 극우 포퓰리즘 불씨가 다른 국가들로 번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유럽 극우 세력은 지난 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효과로 승승장구해 왔다. 이들은 하나 같이 보호무역, 이민 통제 등 자국 우선 정책을 강조한다.

 PVV를 둘러싼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네덜란드의 빌더르스는 프랑스 FN의 마린 르펜 대표보다 좀더 개방적인 경제 정책을 취한다고 보소니 연구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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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AP/뉴시스】네덜란드 극우 자유당(PVV) 지지자들이 2월 8일(현지시간) 로테르담에서 열린 PVV 행사에서 헤이르트 빌더르스 당 대표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17.3.7.
 집권을 위해 PVV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다당제 국가인 네덜란드에서는 정당 간 연립 정부 구성이 흔한 일이다. 총선에서 제1당이 돼도 정부 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여론조사업체 페일은 PVV의 예상 의석 수를 전체 150석 중 25석으로 예상했다. VVD가 24석으로 뒤를 쫓고 기독민주당(CDA), 녹색좌파당(GL), D66, 사회당(SP), 노동당(PvdA) 등도 10석 이상 확보할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클로에 라고트 연구원은 빌더르스 PVV 대표의 극우 발언들을 지적하며 "총선에서 이겨도 연합을 구성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고 내다 봤다.

 VVD는 PVV와의 연정 구성을 이미 배제한 상태다. 다만 PVV가 예상을 뛰어 넘고 30% 이상의 압도적 득표를 할 경우 VVD가 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라고트 연구원은 분석했다.

 PVV가 권력을 잡아도 넥시트 국민투표는 마음대로 추진할 수 없다. 네덜란드 헌법은 EU 회원 자격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민투표를 허용하지 않는다.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상하원 합의 아래 법을 개정하거나 임시 법을 제정해야 하는데 이는 전체 의원 가운데 3분의 2가 지지해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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