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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당권' 잡으러 나섰다

등록 2017-06-07 08:46:33   최종수정 2017-06-07 21: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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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귀국,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6.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4일 귀국해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대선 패배 이후 근 한달간 미국에 머물며 숨을 돌린 홍 전 지사는 이제부터 자유한국당 대표 자리를 향해 연일 발걸음을 계속할 태세다.
 
 홍 전 지사는 사실 미국에 머물면서도 국내 정치를 향한 메시지 쏟아내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SNS를 통해 당내 친박계를 견제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실제 그는 지난달 24일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친박계를 향해 "국민과 당원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 머물던 홍 전 지사는 SNS를 통해 "극소수 친박들이 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당 쇄신을 막고 구체제 부활을 노리는 음모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미국에서 찍은 사진 2장을 SNS에 올리며 "4일 오후 5시50분 인천공항. 곧 뵙겠습니다 여러분"이라고 언급, 귀국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친박 공격에 이어 홍 전 지사는 지도체제의 변화 요구에 나섰다. 그는 28일 "계파들의 이익만 대변하는 집단지도체제는 책임정치에 반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는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홍 전 경남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1년 7월 저는 집단지도체제에서 당대표가 됐으나 같은 해 10월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헛발질로 서울시장 보선에서 패배하고 저와 아무 상관도 없는 디도스 사건이 터지자 그 책임을 저에게 뒤집어 씌웠다"며 "그러면서 지금은 바른정당으로 간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최고위원이 집단 사퇴함으로써 저도 당대표를 사퇴한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세분은 그 당시 저를 사퇴시키면서 박근혜 이후 당권을 자신들이 장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들었다"며 "당시 저는 총선불출마를 선언하고 개혁공천을 통해 당을 새롭게 하고자 했으나 이를 눈치 챈 친이, 친박과 유승민·남경필·원희룡 세분들의 합작으로 지도체제가 붕괴된 일이 있다. 그래서 집단지도체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전 지사는 현 정부 공격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정권2기에 들어 좌파들은 더 세련된 모습으로 우파 궤멸작전에 돌입할 것"이라며 "바른정당을 위성정당으로 만들어서 우파를 분열시키고 앞으로 사정을 매개로 자유한국당을 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중차대한 형국에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 강력한 단일 대오를 이뤄야 이들의 책동을 분쇄하고 전면적인 당 쇄신을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박정희 정권 말기 신민당 당수였던 김영삼 총재를 제명하고 허수아비 지도부를 세운 일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홍 전 지사는 "그만큼 전투적이고 세련된 좌파 운동권 정부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한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강력한 지도체재를 갖추고 그 힘으로 당을 쇄신해야 자유한국당이 다시 산다"고 덧붙였다.

 당내 친박계를 공격하고, 지도체제 변경을 주문하고, 정부여당에 대해 대립각을 세운 홍 전 지사의 다음 카드는 당내 단합이었다.

 홍 전 지사는 "준비된 좌파정권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단일대오로 강철같이 뭉쳐야 한다"면서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중심으로 새롭게 변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의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홍 전 지사는 그러면서 "얼치기 강남좌파들이 자유한국당에서 떨어져 나간 것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만 이들이 건전보수를 가장하고 국민들을 현혹하는 일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막아야한다"며 "그래서 자유한국당의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전 지사는 바른정당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홍 전 지사는 바른정당을 겨냥, "금수저 물고 태어나 세상 어려움 모르고 강보에 휩싸여 포시랍게 자라서 서민 코스프레나 하는 금수저 2세 정치인들이 이끄는 사이비 보수 정치 세력들은 이제 곧 사라질 것"이라고 공격했다.

 홍 전 지사는 "대선 전에는 국민의당에 가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국민의당도 민주당에 합당될 처지에 놓여 있어 이젠 갈 데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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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귀국, 차량에 탑승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7.06.04. [email protected]
그는 "그렇다고 해서 자유한국당에서도 받아줄 수가 없는 금수저 2세나 배신의 상징인 일부 정치인들은 결국 정치적 자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박근혜 비대위에서 박근혜 키즈로 행세하면서 각광받던 일부 젊은 정치인들이 박근혜를 배신하고 탄핵에 찬성하면서 돌아선 것도 박근혜는 망했지만 앞으로 국민들이 그들의 의리없음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지사는 "정치적 지향점이 모호하면 그 정치세력들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다"며 "자유한국당은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써 정치적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자유한국당은 이들 금수저 2세들이나 배신의 정치를 일삼는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길로 가야 한다"며 "그래야 문재인 정권과 대립점에 있는 수권세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바른정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바른정당은 홍 전 지사가 연일 바른정당을 비판한 데 대해 "불안감이나 초조함으로 오는 히스테리가 위험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원색 비난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홍 전 지사가 바른정당을 향해 '금수저 물고 태어나 서민 코스프레나 한다'면서 또 막말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홍 전 지사의 이런 상태를 빗대 스트롱맨 콤플렉스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단언컨대 바른정당은 어이없게 금수저 비판을 받을지언정 누구처럼 기득권의 이해에 철저히 포섭하는 주구 노릇은 하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또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을 겨냥, "또다른 당권주자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보수대통합을 위해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라는 표현은 그렇고 흡수를 해야 한다는 망언수준의 얘기를 했다"며 "망해가는 집에서 누가 누구를 흡수한다는 것인지 이런 상황인식이 더욱 놀랍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의원도 "홍 전 지사는 스트롱맨이 아니라 스프링맨"이라며 "발언이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한달 전만해도 '바른정당 욕하지 마라'고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보고 향단이라고 했다. 친박에게는 양아치라고 했다"며 "지도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완전히 180도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전 지사는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과 관련, "자유한국당은 정국 운영에서 소외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홍 전 지사는 "총리 인사청문회에 대한 대처 방안을 보니 당분간 정국은 더불어민주당 본부중대와 제1중대(국민의당), 제2중대(바른정당), 제3중대(정의당)의 협치로 운영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진화법에 의하더라도 이들이 협치를 시작하면 국회를 운영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국민들의 심판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그 심판이 나타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부터"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위성정당들은 그때부터 국민심판으로 사라지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체제가 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초조해하지 말고 합리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홍 전 지사는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다. 정당의 복원력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며 "좌파정당의 전횡은 오래 가지 않는다. 참고 기다리자"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7월 3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현재 홍 전 지사 외에 친박계에서는 홍문종 의원과 유기준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으며, 비박진영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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