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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데자뷔?…제천 화재 참사서도 건물주는 탈출

등록 2017-12-22 15: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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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21일 오후 4시께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대형 목욕탕에서 불이 나 건물 전체가 연기에 휩싸여 있다. 꼭대기층에서 발코니로 피신한 3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2017.12.21.(사진=독자 제공)  [email protected]
【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도 건물 주인 등 시설 운영 관계자들은 '무사히' 탈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제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 건물주 A씨와 헬스클럽 관계자 B씨 등은 사다리차를 이용한 조기 탈출에 성공했다.

 A씨 등은 연기를 피할 수 있는 7층 발코니로 대피했다가 구조 지원에 나선 민간 크레인 덕분에 화를 면할 수 있었다.

 화재 당시 헬스클럽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삽시간에 4~6층 헬스클럽을 덮친 검은 연기에 3개 층은 아비규환이 됐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던 C씨는 "연기와 화염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건물 구조를 잘 아는 사람들만 빠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헬스클럽 등 내부에 있는 사람들을 (A씨 등이)잘 인도했다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화 후 소방당국의 수색을 통해 6~7층에서 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혼란 속에서 '든든한 길잡이'를 잃은 C씨는 내부를 헤매다 겨우 건물 외벽 밖으로 나왔으나 그가 연기와 화염을 피할 수 있는 곳은 발 하나 제대로 딛기 어려운 크기의 돌출부뿐이었다.  
 
 돌출부에 의지한 채 화마와 사투를 벌였으나 구조의 손길은 그를 외면했다고 한다.

 C씨는 "아무리 소리쳐도 소방관들은 위를 쳐다보지 않더라"며 "아래를 지나가는 소방관 앞에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서야 겨우 발견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제천소방서의 굴절 사다리가 그를 향해 펼쳐진 것은 외벽에 매달린 지 1시간이 지나서였다. 그러나 굴절 사다리는 C씨가 있는 곳에 닿지 않았다.

 그는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소방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해주지 않았다"고 분개하면서 "밧줄을 달라고 한 뒤 스스로 몸을 밧줄에 묶고 땅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C씨는 "나와 멀지 않은 지점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헬스클럽 회원 3명은 끝내 구조되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이날 화재 현장 통제단을 찾아 울분을 토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C씨의 지인 D씨는 "승객을 놔두고 구조선에 오른 세월호 선장과 헬스클럽 고객들을 놔둔 채 피신한 A씨 등이 무엇이 다른가"라며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이지 못했던 소방 구조대원들도 화를 키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29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치는 대참사를 야기한 이 스포츠센터는 A씨가 지난 8월 법원 임의 경매로 소유권을 취득해 리모델링한 복합시설이다. 건물의 실소유자가 A씨의 인척인 지방의원 D씨라는 설도 있으나 D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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