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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AI 일상속으로②] 챗봇 비서, 한번 채용해 볼까?

등록 2018-01-02 06:20:00   최종수정 2018-02-05 1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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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AI 딥러닝 기술로 무장...정확도 개선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른 답...개인화 가속
글로벌 시장규모, 2024년 80억달러 전망
IT기업, API공개하며 개인 비서 시장 연다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1. "인공지능(AI) 챗봇(Chatbot) 비서가 잔잔한 피아노 소리로 아침을 알린다. 챗봇은 다이어트를 하는 나를 위해 아침식사는 가벼운 샐러드를 추천했다. 몇 가지 요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요리법을 말해준다.

 식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챗봇이 오늘은 날씨가 쌀쌀하기 때문에 두꺼운 외투를 입고 출근할 것을 조언했다. 마땅한 외투가 없다고 답하자 나에게 어울릴만한 추천상품을 제시했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AI를 기반으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개인 비서가 일상생활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 2.  고객 "비프 타코를 1개 주문하고 싶은데."
       봇 "알았습니다. 비프 소프트 타코 말씀이시죠? 그 이외에는 양상추와 치즈가 들어가는데요."
       고객 "양상추는 빼줘."
       봇 "알았습니다. 그밖에 토핑은?
       고객 "베이컨으로"
       봇 "접수했습니다."
      고객 "주문 내용 보여줄래?"
       봇 "알았습니다. 비프 소프트 타코 1개에 양상추를 빼서. 토핑은 베이컨이구요. 가격은 2.39달러.
            이대로 주문하실 거면 체크아웃이라고 말씀해주세요."
       고객 "체크아웃."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 있는 멕시칸 음식 체인점 '타코 벨(Taco Bell)'이 2016년부터 챗봇을 이용해 시작한 자동주문서비스의 한 대목이다. 고객은 매장 직원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으로 말을 걸 듯 자연어로 대화할 수 있다. 메뉴 안내, 주문 및 결제까지 가능하며, 가벼운 유머까지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챗봇이 최근 들어 확 달라졌다. 한때 사전에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에서 대화패턴을 찾아 기계적 반응을 하던 수준에 불과, '인공지능'이 아닌 '인공무뇌'라는 비야냥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에 힘입어 크게 진화하고 있다. 

 미리 단어 사전과 템플릿(서식 또는 틀)을 작성해 두고 입력된 단어와 정해진 답변을 되돌려주는 수준을 넘어 과거의 대화 이력을 샘플데이터로 삼아 학습하면서 한단계 나아졌고, 대화 가운데 단어를 해석해 그 다음에 오는 단어를 예측한 후 확률이 높은 단어를 이용해 문장을 생성해 의외의 답변을 내놓는 단계까지 진전된 것이다. AI답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AI와 결합한 챗봇 비서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IT업계도 새 플랫폼 확장을 염두해 두고 챗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최근 챗봇 비서가 사전에 합의된 질문에 정해진 정답을 찾는 'Q&A형'을 넘어서 개인의 성격·가치관·취향까지 고려한 '맞춤형'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개인이 직접 자신에게 특화된 챗봇 비서를 채용해 실생활에 사용하는 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챗봇은 '수다를 떨다(chatter)'와 '로봇(robot)의 합성어다. 챗봇은 메신저의 일종으로 사람과 대화를 통해 질문을 답을 하고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초기의 챗봇은 사전에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해 대화 패턴을 찾아 '기계적인' 답을 찾아가는 수준에 그쳤다. 사용자가 사전에 정의된 키워드를 입력하면 출력하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다양한 질문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답을 내놓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전하면서 사람의 언어인 '자연어'를 인식하고 질문이나 명령에 반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AI와 결합한 챗봇은 기존 데이터베이스에는 없는 답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AI는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 또한 갖추고 있어 챗봇이 사람과 대화를 할수록 정확도도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딥러닝을 바탕으로한 사용자 맞춤형 챗봇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인이 선호하는 정보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 다른 답을 하는 챗봇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챗봇 비서 시장의 성장세는 긍정적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챗봇과 같은 개인비서 시장규모가 2024년까지 8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챗봇 비서 시장을 활성화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위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응용프로그램 개발 지원 도구)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자사플랫폼을 바탕으로 시장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봇 제작도구인 'MS 봇 프레임워크'를 선보였다. 봇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챗봇에 뛰어든 개발자 수는 전 세계 6만7000명으로 MS는 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개발자 컨퍼런스인 F8에서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API와 기능향상을 돕는 봇 엔진을 함께 공개했다. 페이스북 메신저 내 10만여개의 챗봇이 만들어졌다. 10만명의 개발자들이 고객서비스,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기업도 챗봇 개발을 위한 환경조성에 팔을 걷었다. 

 네이버는 최근 블로그와 관련된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스마트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봇은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의 챗봇 기술이 반영됐다. 네이버는 향후 스마트봇의 API를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도 자사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의 API를 공개하고 누구나 쉽게 개발에 나서게 할 방침이다. 여기에 카카오 서비스 적용이 가능한 카카오 아이 오픈빌더를 자연스럽게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챗봇은 단순히 채팅만을 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며 "하나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면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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