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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절 '이팔성 청탁' 금융위서 무산→실무자 사퇴…왜?

등록 2018-04-09 18: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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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뇌물 제공에 靑시절 압력 의혹

금융계 인사 불발에 금융위 간부 사직

김소남, 뇌물로 비례대표 높은 순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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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며 측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소남(69)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뒤 그 대가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9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같은 정황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같은 해 12월 사이 이 전 대통령 아내 김윤옥(71) 여사와 맏사위인 이상주(48) 삼성전자 전무, 친형 이상득(83) 전 의원 등에게 총 19억5000만원을 건넸다. 이 돈은 이 전 대통령에게 넘겨졌다.

 아울러 2008년 1월에는 이 전 대통령과 그의 사위들의 양복을 대신 맞춰주고 1230만원 상당의 대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자 자신의 부탁을 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3월 초 직접 이 전 회장에게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직을 제의했고,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 이를 지시했다.

 이에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은 금융위원회에 이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선임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당시 여론 및 노동조합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자 청와대는 같은 해 4월 금융위에 이 전 회장 및 금융공공기관 선임 실패 건에 대한 책임을 물라며 부위원장, 사무처장, 혁신행정과장 중 1명은 사직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당시 혁신행정과장은 이같은 요구로 옷을 벗게 됐다.

 이후 이 전 회장은 2008년 5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되게 됐다. 이 또한 청와대 측의 역할이 있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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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349억원대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9일 재판에 넘겨졌다. [email protected]
이 전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는 정치권에서도 이뤄졌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가을경 비례대표 공천 청탁 명목으로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현금 2억원을 건넸다. 아울러 지난 2008년 3~4월경 18대 총선 전후로 청와대 인근에서 현금 총 2억원을 건네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돈은 이 전 대통령의 '금고지기'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을 통해 '비자금 저수지'인 영포빌딩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에 대한 대가로 지난 2008년 3월 당시 한나라당에 김 전 의원을 비례대표 고순위에 추천토록 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승인한 비례대표 명부 초안을 당에 전달했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은 '김소남 순위가 너무 높다. 낮추자'라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의 의중을 따르겠다는 이유로 김 전 의원은 비례대표 7번으로 공천을 받게 됐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이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는다는 사실과 그 대가성도 모두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및 구속기소 범죄사실 혐의에 이 같은 정황을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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