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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본포럼]"JAL, 전 직원 사고방식 혁신 통해 재도약 성공"

등록 2018-11-28 12: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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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JAL 총무∙법무∙홍보 총괄 임원 주제발표

회사철학을 40개 항목으로 정리해 전 직원 공유

부문별 수익제도로 기업을 작은 팀으로 세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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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일본 기업의 재도약'을 주제로 열린 뉴시스 일본포럼에서 우에다 히데쓰구 일본항공(JAL) 총무·법무·홍보 총괄 임원이 일본항공의 부흥 비결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 2010년 1월 도산 위기를 맞았던 일본항공(JAL)이 2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 사원의 사고방식 혁신 노력이 있었다고 우에다 히데쓰구(植田英嗣) JAL 총무∙법무∙홍보 총괄 임원이 밝혔다.

우에다 임원은 28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뉴시스 일본포럼-일본 기업의 재도약'에 참석, 2세션 주제 발표에서 JAL의 위기 극복 비결을 위와같이 소개했다.

JAL은 지난 2010년 1월 19일 법정관리(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불황이 시작되면서 내부 구조적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났다.

우에다 임원은 "일본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항공기를 중소형기로 바꾸고 운항 빈도를 늘리는 방식이 주류가 되고 있던 상황에서 JAL은 연비가 좋지 않은 대형 항공기로 많은 노선을 유지해왔다. 그리고 이 노선 규모에 맞는 비대화된 조직과 인력도 떠안고 있었다. 연료비가 급등하고 관광 수요가 침체된데다 리먼 사태까지 겹치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 내부문화에 대해서도 "정부에 의존하는 체질, 채산성·수익성 경시 체질이 있었다. 조직 일체감도 결여돼 있어 하나로 뭉쳐지지 않고 따로 놀았다. 책임을 뒤로 미루는 무책임 체질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 때문에 20년간 경영 부진이 계속됐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JAL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직원 임금과 상여금을 대폭 삭감하고 국제선 노선의 40%와 국내선 노선의 30%를 축소했다. 1만6000명의 인력 감축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목표치에 이르지 못해 200여명의 직원은 정리해고되기도 했다.

우에다 임원은 "JAL은 지원 기구를 통해 3500억엔을 출자받았고 많은 분들에게 큰 폐를 끼쳤다"며 "마지막 기업 재건 기회 얻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부담해야할 희생도 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JAL의 경영을 맡게된 인물은 전자·정보기기 회사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명예회장이었다. 이나모리 회장은 2010년 2월1일 취임하자마자 마라톤 회의를 열고,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JAL의 개혁 방안을 만들었다.

이나모리 회장이 특히 강조했던 것은 사고방식의 변화였다. 그는 일의 경과는 '능력×정열×사고방식'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능력과 정열이 우수하더라도 사고방식이 잘못됐을 경우 마이너스의 결과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우에다 임원은 "이나모리 회장은 두가지만 가지고 JAL을 재건했다고 말한다. 첫째는 철학이다. 전 종업원이 올바른 사고방식으로 일체감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번째는 '부문별 수익제도'다.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경영자의 의식을 갖고 소속 부서에서 경영자 수준의 수익 개념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후 JAL은 회사의 철학을 40개 항목으로 정리해 직원 수첩을 통해 공유했다. 간부들 뿐만 아니라 3만3000명의 전 직원이 1년에 4차례씩 연수에 참가했다. 임원, 사무직원, 정비사 등 다양한 직위와 직군에 있는 조직 구성원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회사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혁신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부문별 수익제도는 기업을 작은 팀으로 세분화해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면서 인사, 자금, 기술 등 모든 자원 배분의 결정권을 소집단에 맡기는 분권적 경영시스템이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최고경영자 한 사람이 기업의 모든 부분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이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단위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IT 혁명에 따른 업무 현장의 변화도 빠르게 수용했다. 우에다 임원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전자 폴더를 도입해 스마트폰과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능률이 크게 향상됐다. 승무원과 정비사 등의 업무도 IT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했다.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육아나 간병으로 시간 제약이 있는 직원들이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이직이 크게 줄고 잔업은 조금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혁신 노력의 결과 JAL은 2년 만에 도산 위기에서 탈출했다.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갖고 있던 JAL은 2012년 이후 줄곧 영업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일본 청년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4위로도 뽑혔다. 증시에서 상장폐지됐던 JAL 주식은 재상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6000억엔 이상으로 늘어났다.

우에다 임원은 "항공사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성장을 계속 해나가려면 혁신이 필요하다. 이런 혁신은 인재의 힘과 최첨단 기술을 융합할 때 가능하다. 다양한 현장의 아이디어를 수렴해 특별한 형태의 혁신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항공사들은 큰 역풍을 맞고 있다. 연료 가격은 급등했고 일본에서는 자연 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변명으로 삼진 않을 것이다. 열심히 혁신을 해서 실적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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