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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2019]담배 없는 입국장 면세점…"살게 없는데 오겠나"

등록 2019-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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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면세점 매출 1위 '담배'는 판매 금지

100여평 소규모에 지갑 얇은 내국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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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이 올 상반기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사는 이번주 한국교통연구원에 면세점 위치선정등의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조감도는 현재 인천공항 1·2터미널에 확보된 3개소의 위치. 2018.10.28. (조감도=인천공항공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올 상반기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업계의 숙원이었지만 면세점에서 가장 매출이 많은 담배 판매를 할 수 없다. 게다가 면적도 작다. 업계에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10일 정부와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세관·검역 기능의 부작용 방지를 위해 6개월 동안 인천공항에서 시범적으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한 뒤 전국 주요 공항에 확대할 계획이다.

면세점 운영업체는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하고 담배 및 과일·축산가공품 등 검역대상 품목은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입국장 면세점 위치 선정과 임대료 책정을 위해 한국교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조만간 연구용역이 마무리되고 내달 말부터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시작될 예정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흔히 면세점 사업자들의 '꿈의 무대'로 불린다. 이 때문에 입점을 희망하는 업체들의 관심이 크다.

문제는 담배 판매가 금지된다는 점이다. 담배는 면세점에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 품목이자, 가장 확실한 미끼 상품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실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면세점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제품은 KT&G 담배로 매출액 1590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정부는 현금화가 쉬운 담배의 특성상, 입국자들이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서 되파는 것이 내수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해 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정부가 내세우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의 큰 이유 중 하나가 '해외 소비의 국내 전환'인데 유의미한 결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입국장 면세점은 주로 내국인 여행객이 대상이다. 여행으로 지갑이 얇아진 이들을 타깃으로 하다 보니 출국장 면세점에 비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굳이 들러 시간을 쓰기가 쉽지 않다.

면세점 규모도 작아 업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현재 공항에 확보된 예정지는 1터미널에 380㎡(190㎡ 2곳), 2터미널에 326㎡ 수준으로 각각 100평 남짓한 공간이다. 반면 출국장 면세점은 1터미널이 1만7074㎡(약 5160평), 2터미널 9597㎡(약 2900평)로 수십배 더 크다.

이렇다보니 기존 면세업자들은 입국장 면세점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기내 면세점 매출에 타격을 받을 항공사들이 입국장 면세점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의 규모가 100평 정도 밖에 안 되고 담배도 판매 품목에서 제외돼 매출을 많이 올릴 수 없는 구조"라며 "소비자들도 여유롭게 쇼핑을 하기보다는 집으로 돌아가기 바쁜 만큼 기존 업체에 타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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