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국민가격', 8월에 나온다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올 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초저가 상품전략이 8월 그 베일을 벗는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철저한 원가분석을 바탕으로 근본적인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상시적 초저가 구조를 확립한 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동일 또는 유사한 품질 상품에 비해 가격은 30~60% 가량 저렴하다. 한번 가격이 정해지면 가격은 바꾸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에 1차로 와인, 다이알 비누 등 30여개 상품을 선보인 후 올해 200여개를 시작으로 향후 500여개까지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효율적 소비를 하는 '스마트 컨슈머'가 많아졌고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치열한 가격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우선적으로 상품군별 고객의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을 선정한 후 해당 상품에 대해 고객이 확실히 저렴하다고 느끼는 '상식 이하의 가격'을 '목표 가격'으로 설정했다. 이후 상품 원가 분석을 통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원가구조를 만들기 위한 유통구조 혁신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상시적 운영이 가능한 초저가로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론칭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협력업체로부터 평소에 비해 수십~수백배의 대량매입을 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번에 스페인과 칠레 와이너리로부터 수입해 초저가 와인으로 선보이는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와 '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 2종의 가격은 각각 4900원으로 시세 대비 약 60% 저렴하다. 기존에는 수입 개런티 수량이 평균 3000병이던 것을 이번에는 300배가 넘는 100만병으로 늘렸다.

제품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프로세스를 세분화한 후 각 단계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원가 구조도 혁신했다. 내달 10일 식품건조기를 국내 유명 브랜드 대비 약 55% 저렴한 3만9800원에 선보일 예정인데, 세계적인 초저가 할인점 알디에서 판매 중인 검증 상품을 구매했다. 신규 상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개발비 등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규 해외 소싱처도 발굴했다. 피넛버터의 경우 기존 미국이나 중국 브랜드가 아닌 인도로 눈을 돌렸다. 세계 2위의 땅콩 산지이면서 생산원가 경쟁력이 높아 최대 50% 저렴한 4980원(800g)에 가격을 맞출 수 있었다.

2900원짜리 바디워시(900g)는 노브랜드 등 전문점과 관계사 통합 매입 방식으로 물량을 많이 매입하는 등 업태간 통합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췄다.

상품의 본질적 핵심가치에 집중하고 부가기능이나 패키지 등은 간소화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9월 중 기존 브랜드 TV보다 약 40% 저렴한 '일렉트로맨 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영상 시청에 집중하는 대신 와이파이, 스마트 기능은 제외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상시적 초저가 상품은 지난 26년간 이마트의 상품 개발 역량을 총 집결한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탄생한 상품"이라며 "국내 유통시장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측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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