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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생산성혁명이 필수다]삼성·SK 등 대기업, 근무 시간 줄이고 '일터 혁신' 속도

등록 2019-11-18 22:10:10   최종수정 2019-11-19 02: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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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52시간 시행 이전부터 '유연근무제' 실시

현대차, '일하는 방식' 혁신에 방점…"워크 스마트"

SK, 국내 대기업 최초 주4일 근무제…직급도 파괴

LG, 수평 문화 확산 나서…임직원 소통 공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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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수원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 시티' 센트럴 파크 지하에서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실시되는런치 콘서트 현장.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A기업의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어제 근무한 시간을 입력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부서장은 매일 올라온 직원들의 근무 현황에 대해 결재를 한다. 한 직원은 "번거로워 보여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준수하기 위한 일상적 절차가 됐다"고 말했다.

#.B기업은 '지정석'이 없다. 직원들은 출근하면서 사내 앱으로 그날 일할 좌석을 '체크인'한다. 공유 오피스 내 워킹존에서 원하는 좌석에 앉아 일할 수 있다. 좌석 선택에는 부서 간 구분도 없어, 자연스레 다른 업무를 하는 조직원과 소통할 기회도 늘었다.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사업장에서 적용해온 대기업들은 근무 시간 관리를 넘어 더 나은 일터 만들기에 한창이다. 근무 시간 제한에 따라 더욱 효율적인 업무 환경이 요구되며 자율성이 높아지고, 수평적 조직 문화와 소통 등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더불어 '일하는 문화'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산업계 전반의 근로 문화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유연근무제 등 효율적 근무 문화 조성 노력

삼성전자는 주52시간 시행 이전부터 효율적 근무 문화 조성을 위한 '유연근무제'를 실시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발과 사무직 대상으로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에게 근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이 아닌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재량근로제는 업무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서 직원에게 완전한 재량을 부여하는 제도다.

재량근로제는 법적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적용이 가능한 제도다. 삼성전자는 해당 업무 중 특정 전략과제 수행 인력에 한해 적용하고 구체적인 과제나 대상자는 별도로 선정한다.

2012년부터는 매년 글로벌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만족도, 신뢰도, 피로도 등을 조사하며 근무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또 임직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가별 법정 기준에 따른 복리후생 제도 적용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복리후생비로는 매년 4조원이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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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일하는 방식의 혁신 추진"…일할 떄 일하고 쉴 때 쉬고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업 문화 전반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비효율적인 업무는 과감히 제거해 보다 가치 있는 업무에 임직원의 시간과 역량을 집중하는 스마트한 업무 방식을 일상화 해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워크 스마트' 캠페인은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기업문화에 정확히 부합한다. 핵심은 '문서 자산화'다. 전사의 지식을 자산화하기 위헤 업무 시 만들어지는 문서를 회사 중앙서버에 저장하고 관리한다. 아울러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위해 문서 작성부터 보고, 결재 등에서 전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제도는 이미 안정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집중근무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제외하고 스스로 계획한 시간에 출근과 퇴근할 수 있다. 점심시간도 기존 '낮 12시부터 오후 1시'에서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 사이의 1시간'으로 변경했다.

지난 3월부터는 임직원 복장도 완전 자율화했다. 비즈니스 캐주얼 수준을 넘어 티셔츠, 청바지, 운동화를 허용하는 완전한 형태의 자율 복장제를 도입했다. 지난 3월4일에는 양재동 사옥 1층에서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달라진 기업문화에 대해 소통하고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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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국내 대기업 최초 '주4일 근무제'…직급, 호칭도 파괴

SK그룹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이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회사인 SK㈜는 올해 1분기부터 전사적으로 한 달에 두 번의 금요일을 쉬는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SK그룹은 근무 시간 외에도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있는 서린사옥의 '공유오피스'다. 서린사옥의 공유 오피스는 업무 공간인 워킹존과 건강관리, 식당 등 구성원 편의를 고려한 퍼블릭존으로 구성된다. 워킹존은 개별 근무공간인 포커스존과 전체 입주사의 공유, 협업 공간인 라운지로 구분된다.

이 밖에 SK그룹은 수평문화 확산을 위해 직급, 호칭을 파괴했다. 직급 폐지로 부사장·전무·상무라는 위계질서가 없이 동급 임원으로 간주하며 호칭도 본부장·실장 등 직책으로만 부른다. 임원 전용 차량에도 변화가 생겼다. SK는 최근 CEO를 제외한 임원들의 전용 운전사 제도를 공용 운전사 제도로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팀장 직책이 사라지고, PL(Professional Leader)이 단위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한다. SK텔레콤은 사내 호칭을 직급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방식으로 통일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부터 선임·책임·수석으로 나뉘어 있던 기술사무직 전 직원의 호칭을 TL(Technical Leader, Talented Leader)로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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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저녁이 있는 삶' 이어 '소통 하는 회사'로

LG전자는 지난해 2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는 등 주 52시간 근무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했다. 사무직에 한해 선택근로제를 운영하며, 직원들은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기능직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여의도 LG트윈타워 내 근로자의 근무 시간을 기존보다 30분씩 앞당겨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으로 조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또한 '플렉시블 타임 제도'를 통해 임직원들이 필요할 때 평일 및 휴일 출퇴근 시간을 오전 6시~오후 2시 중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게 했다.

LG그룹은 수평 문화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초 R&D캠퍼스에 소속과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과 지식을 나누고 문화 활동도 즐길 수 있는 '살롱 드 서초'를 열었다. LG트윈타워 서관 33층에는 임직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인 '다락(多樂)'을 마련했다.

직급 간소화는 지난 2017년부터 진행됐다. LG 계열사들은 재작년부터 직급체계를 단순화했다. 기존 직위, 연공 중심의 5단계에서 능력, 성과 중심 3단계로 줄였다. 또한 격식을 탈피하기 위한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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