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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Thank you' 김광현이 준비한 진심

등록 2019-12-18 13: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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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준비한 팻말 가지고 입단 기자회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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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AP/뉴시스]김광현이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헬로 세인트루이스"라고 쓰인 미니 팻말을 들고 웃고 있다. 좌완 김광현은 2년, 800만 달러 계약에 입단했으며 등 번호는 33번으로 알려졌다. 2019.12.18.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작은 팻말'에 진심을 담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31)이 '깜짝 이벤트'로 마음을 전했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공식 계약에 합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년, 800만달러의 계약이다. 매년 150만달러의 옵션이 포함하면 최대 1100만달러에 이른다. 계약 조건에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도 포함돼 있다.

이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는 김광현의 입단 기자회견도 열렸다. 김광현은 "무척 기대되고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해나가던 김광현은 수줍은 표정으로 'Hello STL'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에 건넨 첫 인사다.

예상치 못했던 팻말의 등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김광현의 에이전트는 팻말에 대해 "김광현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에서 우러나 직접 준비한 같다.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다.

짧은 메시지였지만,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게 된 설렘이 그대로 전해졌다.

한 차례 실패를 겪은 뒤 얻은 결과라 더 의미가 있다.

김광현은 2014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독점협상권을 얻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계약은 불발됐다. 김광현의 첫 번째 도전도 아픔으로 남게됐다.

꿈을 꺾지 않은 김광현은 5년 뒤 재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에 합의,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됐다.

김광현은 "한국인 투수로서 박찬호 선배, 류현진 선배를 보면서 꿈을 키워왔다. 나도 그 마운드에 설 수 있어 영광이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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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미국)=AP/뉴시스】 김광현이 1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Thank you SK'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김광현이 준비한 팻말은 하나 더 있었다. 'Thank you SK'를 적은 팻말에는 원 소속팀인 SK 와이번스에 보내는 메시지를 담았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김광현은 줄곧 SK에서만 뛰었다. 데뷔 2년 차인 2008년부터 에이스로 우뚝 선 김광현은 KBO리그 통산 298경기에 등판, 137승77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2017년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에는 그 해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18년에는 구단의 관리를 받으며 11승8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올해는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를 수확해 전성기 구위를 되찾았단 평가를 받았다.

김광현의 이번 미국 도전은 SK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광현은 2016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SK와 4년, 총액 85억원에 사인했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김광현은 빅리그 도전을 원했고 SK는 고민 끝에 이를 허락했다.

SK로써는 에이스가 빠져가나는 출혈을 감수하고도, 김광현의 꿈을 지지해준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광현은 "소속팀 SK의 허락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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