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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광주 무릎 사과'에 與 "전두환 부역자…진정성 없어"(종합)

등록 2020-08-19 16: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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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두환 국보위 참여…새삼 신파극"

이원욱 "입은 닫은 채 무릎만 꿇면 반성?"

강병원 "원희룡 지사 하루빨리 제명하라"

양향자 "5·18 헌법 전문 담는 논의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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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2020.08.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한 데 대해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전두환 부역자"라는 거센 비판도 나왔다.

허윤정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연일 '전광훈 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춰지는 건 오해인 거냐"며 "화합을 위한 진정성이 담긴 방문이라면 이제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했다.

허 대변인은 "무릎 꿇는 모습 대신 5·18 특별법부터 당론으로 채택하라. 충혼탑 앞에서 울먹이는 모습 대신 5·18 진상규명에 힘써달라"며 "국민을 기만하는 게 아니라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소명, 유가족 지원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독일에서 공부했으니 빌리 브란트 수상의 '무릎 사과'를 어깨 너머로 보았을 것이다. 김종인은 빌리브란트를 흉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폴란드를 찾아 히틀러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인물로 유명하다. 독일 통일에 기초를 놓았다고 평가받는다.

정 의원은 "김종인은 광주 학살의 비극의 씨앗이었던 전두환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인물이다. 전두환의 부역자인 셈"이라며 "진정 자신의 잘못을 알았다면 전두환의 민정당에도 몸담지 말아야 했고, 노태우 정권에도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다. 온갖 누릴 건 다 누리고 이제 와서 새삼 이 무슨 신파극이냐"고 힐난했다.

8·29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입은 닫은 채 무릎만 꿇는다면 그게 반성이냐"며 "미래를 향한 다짐, 실천 없는 무릎 꿇기는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의원은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하고, 5·18 정신을 헌법에 반영할 것이냐. 5·18 망언으로 깊게 베인 광주시민들의 상처는 보이지 않느냐. 이 물음에 답해야 한다"며 "빌리 브란트 총리는 무릎만 꿇은 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로서의 통렬한 반성과 단절이 있었고 세계 평화와 자유 증진을 향한 실천이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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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열사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0.08.19. [email protected]
강병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님의 각오가 이토록 남다르다면 그래서 보수를 뼛속까지 바꾸겠다면 우리 역사의 오랜 과제인 '미완의 친일 청산'에 대해서도 동일한 입장을 들려달라"며 "'태어나보니 일본 식민지 상태에서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 경로를 살았던 사람이 있다. 모두가 식민지 백성으로 살았던 것이 죄는 아니'라고 했던 원희룡 제주지사를 하루빨리 제명해달라"고 역공했다.

강 의원은 "5·18 3법 발의도 당장 동참해달라. 김종인이 보여주는 게 단순한 말의 성찬이 아님을 증명해달라"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역사 인식을 가진 야당, 어느 누가 거부하고 미워하겠느냐"고도 적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양향자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왕 변하는 거 확실히 더 나아가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종인 위원장이영수회담에서 광주 5·18과 대구 2·28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논의를 해달라"며 "통합당이 정책 강령도 바꿨고, 지도부가 무릎까지 꿇었는데 5·18과 2·28을 헌법 전문에 못 담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통합당이 잇따른 '호남 구애' 행보를 펼치는 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은 첫 수해 현장 방문지로 민주당 지도부보다 먼저 전남 구례를 찾았고, 새 정강·정책에도 5·18 민주화 정신을 담기로 하는 등 호남을 향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이고 있다. 반면 최근 통합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한 민주당은 최대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행보를 의식한 듯 5·18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과 유가족 지원을 골자로 하는 '5·18 3법(역사왜곡처벌법·공법단체설립법·민주유공자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을 당론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또 통합당에 이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했다.

광주가 지역구인 이용빈 의원은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통합당 지도부의 5·18 묘역 참배와 관련해 "화합을 위한 진정성이 담긴 방문이라면 언제든 환영하겠다"며 "이미지 선전을 위한 정략적 행보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후보도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좌클릭'을 하는 것을 저희로선 환영할 일"이라면서 "진심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집회를 대하는 태도라든가 이런 것을 보면 어느 것이 진짜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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