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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 업계 패닉⑤]오프라인 유통, 다시 고개 떨구나

등록 2020-08-27 17:11:10   최종수정 2020-08-27 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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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백화점 매출 일제히 하락

아울렛·쇼핑몰 매출 더 떨어져

추석 성수기 놓칠까 전전긍긍

배송 조기 마감 e커머스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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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 여파가 유통업계를 덮치고 있다. 2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광복절 연휴 때만 해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던 백화점 등이 일주일이 지난 뒤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타격권 안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일일 추가 코로나 확진 환자수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논의까지 나오자 추석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는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27일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일일 추가 확진 환자수가 400명을 넘겼다.

지난 21~26일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이 각 11.9%, 18.0% 줄었다. 열흘 전 코로나 재확산 직후만 하더라도 임시 공휴일 효과 등으로 매출에 큰 변화가 없다가 상황이 반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상반기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 감소폭보다 다소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백화점 매출 감소분은 전년 대비 14.2%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주와 비교하면 방문자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다가오는 주말 매출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가 걱정하는 건 역시 추석 연휴다. 백화점·대형마트 등은 이달 중순부터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 등을 시작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는데, 코로나 재확산 탓에 연중 최대 성수기를 놓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나 전화 예약 등을 많이 한다고 해도 점포에 직접 와 물건을 고르고 구매하는 분위기라는 게 있는데, 올해 추석 때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기 때문에 업계는 전체적으로 매출에 대한 마음을 비우고 상황이긴 하지만 확진자 발생 추이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불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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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교외형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롯데 아울렛 6곳 매출은 지난 주말(21~23일)에 전년 대비 매출이 평균 43% 줄었다. 현대 아울렛 7곳 매출도 17% 감소했다. 스타필드 6개 점포 평균 매출은 전주 대비 35% 쪼그라들었다. 업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10인 이상 실내·외 모임과 등교 수업을 전면 중단하는 내용 등을 담은 3단계로 가는 것만은 바라지 않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모든 경제 활동이 마비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3단계로 가게 되면 상반기 때보다 피해 상황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대형마트 타격은 현재까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22일 매출은 2주 전과 지난해와 비교할 때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재택 근무가 늘고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오프라인 유통 상황과는 반대로 e커머스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외식을 꺼리게 된 뒤 집에서 밥을 해먹는 횟수가 늘자 일부 업체에선 배송 서비스가 조기 마감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새벽 배송과 일반 배송을 모두 하는 SSG닷컴에선 지난주부터 일반 배송이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에 마감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9개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진정된 후 재확산 직전까지만 해도 주문한 날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날도 있었다. 저녁 때 주문하더라도 다음 날 오전이면 배송이 완료됐다. 하지만 광복절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 2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자 당일 배송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재는 오전에 주문하더라도 다음 날 오후에나 받아볼 수 있다. 주문 당일과 다음 날 모든 시간대가 마감되는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1차 대유행 때만큼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온라인 유통 매출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장보기 서비스 수요가 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확산 직후인 지난 17~18일 SSG닷컴 매출은 전주 대비 9.6% 늘었고, 지난 주말(21~23일) 매출은 전주 대비 20.5% 증가했다. 주로 식료품을 새벽 배송하는 마켓컬리 매출 역시 전주보다 34% 올랐다. 일부 제품은 품절되기도 했다. SSG닷컴에선 밀키트 등 일부 제품이 일시 품절돼 주문이 불가능했다. 마켓컬리에서도 지난 주말 저녁이 되자 일부 식품을 주문할 수 없었다. 음식 배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이달 1~24일 음식 배달 주문량은 젼월 대비 18% 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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