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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가덕도 딜레마'…김종인-주호영, TK-PK 엇갈려(종합)

등록 2020-11-17 17: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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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당이 적극 나설 것"

보궐선거에 당 명운…PK 민주당 지지율 상승 염두

주호영 "김해 백지화 적절 여부 감사원 감사해야"

TK 지역 민심 의식…가덕도 카드 민주 '꽃놀이패'

TK 의원들 반발하면서도 가덕도 반대 표명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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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구자근 의원 주최로 열린 전기사업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해 고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지은 기자 = 정부의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나오자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졌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오면서 마음이 다급해졌다. 선거 승리를 위해선 국민의힘도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활용해야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결론을 내렸던 김해 신공항을 뒤집는 데 대한 당내 TK(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더 큰 문제는 당론을 모아야 할 지도부마저도 의견이 갈리는 데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 신공항(가덕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반면,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감사원의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가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는 건 유감"이라면서도 "일단 결정이 되면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거다. 그렇게 치면 부울경 지역 가덕도 공항에 대해 (당이)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보궐선거에 당의 명운이 달려 있는 만큼 선거 승리를 위해선 이념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뭐든 해야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도 처음부터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한 건 아니다. 지난달 16일 부산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신공항 이슈는 잘 모른다.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했다가 지역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다 이달 11일 부산 북항 재개발 현장 방문 때에는 "정부가 조만간 공항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면, 부산 신공항(가덕도)에 대해 우리 당에서도 적극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근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부산지역에서 국민의힘을 앞선 데 따른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18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11월 2주차 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은 32%의 지지를 받아 국민의힘 22%를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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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는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결정으로 화상으로 진행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7.  [email protected]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9∼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에서도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 30.1%의 지지율을 기록해 국민의힘 29.3%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부산지역 숙원이었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민주당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울산·경남 현장 최고위를 부산에서 열고 "부울경의 희망고문을 끝내도록, 가덕도 신공항 염원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발언이 민주당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과는 달리 주 원내대표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가덕도 신공항이 민주당에 사실상 '꽃놀이패'인 데다, 자칫 국민의힘이 가덕도 카드로 부산지역 민심을 얻으려다 전통적 표밭인 TK 지역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TK 출신 주 원내대표의 처지다.

주 원내대표는 대신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정 과정을 문제삼으면서 감사원의 감사를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17일 의총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판박이가 아닌가 한다"면서 "중요한 국책 사업 변경 과정에 불법이 있으면 다시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문제도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사업 변경이 적절한 지를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일관되게 김해신공항 확장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니 내년 부산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지 신공항 덕을 보려고 무리하게 이런 변경을 추진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내 의원들도 PK와 TK 지역구에 따라 의견이 엇갈린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김해 신공항 백지화로 반발하는 반면, 부산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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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등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해신공항 백지화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7. [email protected]
부산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일단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추진에 대해 법안을 조율하며 함께 한다는 입장이다.

하태경 의원은 "김해신공항 검증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도 적극 힘을 보탤 것이며 신공항 지원 특별법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부산 의원들끼리는 협조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됐다. 우리 당도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한 법안 만들기에 착수했고 법안이 나오면 여당과 내용을 맞춰볼 생각"이라며 "가덕도 신공항 관련해서는 부산 여야 의원들이 공조한다고 이야기를 해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들의 불만이 나오는 데 대해 "예상했던 바고 그건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했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김해 신공항 백지화에 반발하고 있다.

대구 지역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관련 지역 의원들과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며 "2016년 확정된 행정 행위이고 그 이후 사정이 변경됐으면 국토부가 절차를 걸쳐서 해야 되는 것이지, 정부가 무슨 위원회를 만들어서 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대구 의원은 "이 정부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인지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 나오는데, 그럴 것 같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하든지 그럼 이때까지 용역을 한 게 다 거짓말 용역 아니냐. 국책 사업을 정치적 논리로 이렇게 하는 것은 국민을 유린하고 농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부가 안전, 절차, 확장성 등을 김해 신공항 백지화 이유로 들었으나 모두 핑계일 뿐"이라며 "선거 유불리만 감안한 포퓰리즘 정치가 국가 미래와 영남 주민들의 염원을 집어 삼켰다"고 비판했다.

다만 TK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가급적 피하는 분위기다. TK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산시장 선거가 있는 상황에서 반대 입장을 내 당에 마이너스 요인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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