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종 문화소통]'쉽게 읽는 훈민정음' 속 오류
박대종의 ‘문화소통’
위 책들은 1940년 해례본 발견 뒤에 발간된 기존 번역물 40여종을 비교·분석해 그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직역문을 선택 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의역했다고 한다. 그러나 살펴본 결과, 전체적으로 기존 번역물들에 누적돼온 적폐적 오역들을 청산하지 못하고 답습했다. 2020년 4월8일자 <훈민정음 ‘해례본’은 ‘해석례의 번본’이다>와 10월21일자 <훈민정음 X-어제훈민정음 O, 이것이 증거> 등에서 밝힌 것처럼, 해례본은 1~4장까지의 ‘어제훈민정음’ 편과 5~33장까지의 ‘훈민정음해례’ 편으로 대별된다. ‘어제훈민정음’은 또다시 “國之語音~便於日用耳”까지의 ‘어제서문’과 “ㄱ。牙音~點同而促急”의 ‘어제강령’으로 나뉜다. 그런데 <사진1>에서 보듯, ‘쉽게 읽는 훈민정음’에선 ‘어제훈민정음’이라 하지 않고 머리를 써서 판심에 쓰인 약칭 ‘정음’을 기재해놓았다. <사진2>에도 ‘훈민정음해례’ 대신에 판심의 ‘정음해례’를 적어놓았다. 그리고 ‘어제 강령’을 ‘어제 예의’라고 해놓았다. 하지만 그 부분은 단 하나의 ‘예(例)’도 없고 ‘뜻(義)’ 설명도 전무하여 결코 ‘예의(例義)’가 될 수 없다. 그동안 최초 오판한 번역을 좇아 많은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예의’라 해왔지만 이제는 철저히 검토하여 바로잡아야 한다. ‘例(해례본에선 ‘용자례’를 의미)’와 ‘義’는 모두 뒤쪽 ‘훈민정음해례’ 편에 수두룩하게 나오니 ‘해례(解例)’ 편이 곧 ‘예의(例義)’이다. 어제서문의 구두점도 완전히 교정되지 못했다. “流通”과 “故” 사이에는 구점(마침표)이 아니라 두점(쉼표)을 찍어야 한다. 그것 외에 총 24회 쓰인 해례본 내 ‘故’자 앞의 절대 다수 쉼표들이 그 증거이다(2018년 8월25일자 ‘훈민정음 해례본 구두점, 이렇게 바로잡았다’ 편 참고). ‘便(편안할 편)’자 안에는 서울대 안병희 교수가 밝힌 것처럼 반드시 평성 권점을 찍어야 한다. 중성해에 나오는 “便於開口” 속의 권점 없는 거성 ‘便(알맞을 편)’자를 평성 ‘편할 편’으로 오역한 것은 기존 번역물들의 큰 병폐다. “ㄱ。牙音。如君字初發聲” 뒤에는 마침표 구점이 빠져 있고, “並書”는 앞 “聲”자 뒤에 바싹 붙여 연결해 써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도 잘못이다. 나아가 “ㄱ을 나란히 쓰면(ㄲ) 그 소리는 한자 虯(뀨)의 초성 발음([k*])과 같다”에서 ‘ㄲ’을 된소리라 한 것은 큰 잘못이다.
위 책 집필자들은 ‘훈민정음의 현대어 번역 연구(3)’ 105쪽에서 “ㆅ는 된소리로 발음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ㆅ’가 된소리가 아니면 같은 전탁 ‘ㄲㄸㅃㅆㅉ’ 또한 된소리가 될 수 없다. 그러니 이제는 오역으로써 더 이상 진실을 숨길 수 없다. 2019년 7월9일자 ‘훈민정음의 흑역사, 된소리(ㅺ)와 긴소리(ㄲ)’에서 밝혔듯, 주시경의 착각을 수용한 일제가 된소리 표기를 왜곡시킨 악행을 언제까지 감춰주고 국민들을 오도하려는가? <계속> 대종언어연구소 소장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