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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30]여야 영입인재, '전문성·세대' 방점 찍고 격전지 출사표

등록 2024-03-10 11:00:00   최종수정 2024-03-11 15: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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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전문가 내세워 격전지 탈환 총력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잇따라 도전장

야, 세대교체 내걸며 지역구 전진 배치

일부 반윤 인사 공천에 범죄 경력 논란

쏟아지는 인재에 "참신함 없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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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영입인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한 위원장, 진양혜 전 아나운서, 신동욱 TV조선 전 앵커,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2024.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종희 하지현 이태성 수습 기자 = 오는 4·10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여야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각 당의 영입인재들이 전면에 나서며 선거 대진표가 속속 완성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문가 출신을 대거 영입해 외연 확장에 나섰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세대교체를 통한 지역구 사수에 초점을 맞췄다. 각 당의 영입인재가 이번 총선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여 영입인재, 전문가 내세워 격전지 탈환 총력전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8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총 39명의 영입인재를 발표했다.

여당 영입인재 대부분이 격전지에 출마해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YTN 앵커 출신인 호준석 대변인은 서울 구로갑에 단수공천됐다. 한동훈 비대위의 '운동권 심판론'을 기치로 86 운동권 세대 대표 격인 이인영 민주당 의원과 대결을 펼친다.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 중인 구자룡 변호사는 서울 양천갑 경선에서 비례 현역인 조수진 전 최고위원과 정미경 전 의원을 이겼다. 40대 청년으로서 양천갑 지역구 현역인 황희 민주당 의원과 맞붙을 예정이다.

서울 강북갑에 단수공천된 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지역구 현역이자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과 대결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첨단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청년·중도층 표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갤럭시 성공 신화'로 알려진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서울 강남병에, 한정민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은 경기 화성을에 전략공천했다.

경기 화성을은 민주당 영입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과 개혁신당의 간판인 이준석 대표가 도전장을 낸 곳이기도 하다. 평균연령 34세인 해당 지역구에서 청년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기 수원정에 단수공천됐다. 20년 만의 수원 '반도체 벨트' 탈환을 노리는 가운데, 박광온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탈락하며 김준혁 한신대 교수와 대결하게 됐다.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도 경기 용인정에 단수공천을 받으며 격전지에 출마했다. 경기 용인정에서는 표창원·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연이어 당선된 바 있다.

한동훈 비대위1호 영입인재인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과 박상수 변호사는 각각 부산 진갑과 인천 서구갑에 공천을 받았다. 부산 진갑은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 인천 서갑은 3선의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다.

이밖에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5선의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있는 경기 시흥을에, 양종아 한뼘클래식 대표는 여당 험지인 광주 북구을에 도전장을 냈다.

EBS 스타 영어강사 출신인 김효은(활동명 레이나) 강사는 경기 오산에서 민주당 영입인재인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하원 교수와 대결을 펼친다. 경기 오산은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5선에 성공했던 지역구다.

신동운 TV조선 앵커는 서울 서초을에서 단수공천을 받아 3선의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맞대결을 펼친다.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영입인재 잇따라 도전장

국민의힘 영입인재 중 지역구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대다수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청년·여성이 다수 공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비상대책위원인 2002년생 윤도현 SOL(자립준비청년 지원) 대표와 진양혜 전 아나운서가 공천 신청을 했다. 다문화가정 출신인 공지연 변호사도 비례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체육계를 대표해 지난 2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격 황제' 진종오 대한체육회 이사도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기고 7일 신청서를 제출했다.

외교·안보·국방 분야에서는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탈북민 출신의 김금혁 전 국가보훈부 장관정책보좌관과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이 국민의미래 공천 신청을 했다.

구홍모 전 육군 참모차장, 강선영 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이상철 전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 북한 전문가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등도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나노 섬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익수 일본 신슈대 섬유학과 석좌교수와 미국 MIT 원자핵공학과에서 석·박사를 수료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심성훈 패밀리파머스(환경·청년 사회적 기업) 대표, 임형준 네토그린(스마트팜) 대표, 정혜림 전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이 도전장을 냈다.

장·차관 출신 영입 인사들도 국민의힘에 입당해 총선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충남 천안을)과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경기 수원병), 김완선 전 기획재정부 차관(강원 원주을)이 출사표를 냈다. 이기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세종을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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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진종오 전 사격 국가대표와 손을 굳게 잡고 있다.  2024.02.05. [email protected]

◆민주당, 지역구에 영입인재 전진 배치…세대교체 방점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총 27명의 인재를 영입했다. 이재명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에"라며 세대교체를 강조하면서 지역구에 영입인사들이 전진 배치됐다.

2호 영입인재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는 일찌감치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 전략공관위는 이 전 전무를 5선 중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을에 전략공천했다.

5호 영입인재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도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을에 도전장을 냈다.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6호 인재로 영입돼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 전략공천됐다.

7호 영입인재인 전은수 변호사는 야당 험지인 울산 남구갑 출마를 자원했다. 국민의힘이 해당 지역구에 국민 추천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상대 후보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12호 인재로 영입된 백승아 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비례대표로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범야권 통합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언론 분야에서는 이훈기 전 OBS 기자와 노종면 전 YTN 기자가 13·14호 인재로 영입됐다. 이 전 기자는 인천 남동을 경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노 전 기자는 인천 부평갑에 전략공천됐다.

부평갑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돼 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로, 이 의원이 노 전 기자에게 단일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15·16·17호 인재인 신용한 전 서원대 교수, 이재관 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 김제선 전 희망제작소 이사는 중도 성향이 강한 충청 지역에 배치됐다. 신 전 교수는 충북 청주청원에서 경선을 치렀고, 이 전 위원장은 충남 천안을 경선에서 승리했다. 김 전 이사는 재보궐 선거가 진행되는 대전 중구청장 후보로 나선다.

영남 지역에서는 유동철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상우 안동대 교수를 18·19호 인재로 발탁했다. 유 교수는 부산 수영 전략공천을 받아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대결한다. 김 교수는 경북 안동예천에 단수공천됐다.

20호 영입인재인 손명수 전 국토부 차관은 경기 용인을에 전략공천됐다. 21호 영입인재인 김준환 전 국정원 차장과 22호 영입인재인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은 비례대표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갑질119 창립 멤버인 23호 영입인재 이용우 변호사는 인천 서구을에 투입됐다. 김은경 혁신위원회에서 활약한 김남희 변호사는 24호로 영입돼 경기 광명을에서 현역 양기대 의원과 경선을 치른다.

27호 영입인재인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분구가 예상된 전남 순천 지역구 전략공천 가능성이 나왔지만,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분구가 이뤄지지 않아 출마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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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이성윤(오른쪽) 전 서울중앙지검장,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2.23. [email protected]

◆민주당 영입인재 배치 과정 논란도

민주당이 1호 영입인재로 발탁한 박지혜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는 당초 경기 의정부갑에 전략공천됐지만, 이후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김대중 재단 의정부지회장과 국민경선을 치른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의정부갑 현역 의원이자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총선을 앞두고 당에서 첫 번째로 영입한 인재를, 낯선 지역에서 각종 논란과 지역당원 여론분열의 중심에 있는 인물, 더구나 30여 년 조직을 일궈온 아버지를 둔 인사와 경선을 치르게 하는 것은 대체 어떤 전략적 판단이 담긴 것이냐"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된 지역구에도 영입인재들이 자리를 채웠다. 10호 영입인재인 김남근 변호사는 기동민 의원이 컷오프된 서울 성북을에, 11호 영입인재인 이지은 전 총경은 노웅래 의원이 컷오프된 서울 마포갑에 전략공천됐다.

4호 영입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비례대표 현역인 이동주 의원과 인천 부평을에서 경선을 치른다. 인천 부평을은 이번 공천의 '정치적 학살'을 주장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로, 홍 의원은 인천 부평을에 출마해 지역구민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2022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징계를 받은 류삼영 전 총경을 3호 영입인재로 발탁했다. 류 전 총경은 이수진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을 확정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대결을 펼친다.

26호 영입인재인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은 전북 전주을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이 확정됐다.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히는 이 전 고검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 하나회에 비견된다'는 발언 등으로 중징계가 청구됐다. 최근 법무부로부터 최고 수준 징계인 해임 처분을 받았다.

이 전 고검장이 민주당 후보로 전주을 선거에 나서면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등과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민주당 8호 영입인재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는 백범 김구의 증손자로 주목을 받았다. 경기 하남을에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과거 음주 운전으로 4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비판이 일었다.

민주당은 음주 운전을 공천 배제 사유로 삼고 있지만,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18일) 이전 적발된 사례는 예외로 두고 있다. 김 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데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고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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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8·19차 인재영입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02.14. [email protected]

◆쏟아지는 인재 속에 "참신한 인물 없다" 지적 나와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30~40명에 달하는 인재를 발표했지만, 이전 선거에서만큼 유권자들의 시선을 끄는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영입인재가 누구고 몇 명인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사람들이 관심을 높이는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국민 뇌리에 각인될 만한 인재 영입이 아니었다"며 "기본적으로 참신한 인물, 청년, 여성의 비율이 낮았다"고 꼬집었다.

대중적 인지도와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영입된 인재들이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선발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평론가는 "여야가 친윤·친명 인사를 중간에 끼워 넣는 식으로 인재 영입을 했다"며 "이 사람들이 전국적인 인지도가 없으니 인재 영입 창구를 이용한 것인데, 본래의 취지가 상당히 훼손돼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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