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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라 마셔라'는 옛말…매출 하락에 브랜드 매각까지 [위기의 위스키시장①]

등록 2024-04-13 11:00:00   최종수정 2024-04-16 13: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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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블루 영업익·매출 동반하락…드링크인터내셔널 적자전환

흔들리는 로컬 위스키…"상품 종류·판로 다변화 필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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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위스키가 진열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4.0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음주 문화가 바뀌고 위스키 인기도 시들해지면서 국내 로컬 위스키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로컬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 드링크인터내셔널 등의 실적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든블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98억5631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매출액 역시 2241억5685만원으로 전년 대비 3.5% 줄어들었다.

로컬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드링크인터내셔널의 실적도 신통하지 않다.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지난해 29억9462만원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도 335억515만원으로 전년(367억2271만원) 대비 8.7% 줄었다.

로컬위스키는 스코틀랜드 등 해외 위스키를 국내에 들여와 병입하는 제품을 일컫는다.

로컬위스키 시장은 김영란법 시행과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내리막을 걷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유흥주점에서 주로 유통되는 로컬위스키 특성상 외부활동이 제한되면 수요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혼술·홈술' 문화가 퍼지며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는 반등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지만 로컬위스키 시장은 그렇지 못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사업부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신세계L&B도 위스키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K위스키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신사업 추진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우선 본업인 와인산업에 보다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위스키 생산 사업 외에 기존 위스키 유통·판매는 유지한다.

달라진 음주문화도 로컬위스키 시장 위기를 가속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흥채널에서 위스키를 '부어라 마셔라' 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소량을 즐기거나 하이볼에 섞어 마시면서 로컬 위스키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상황이 악화하면서 업체들은 노사갈등을 겪기도 했다.

골든블루 사측이 올해 3.5%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하자 노조 측이 최근 7년간 평균 임금인상률 5.2%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반발해 임금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윈저글로벌은 사업부 매각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반대와 파업, 물류 대란 등이 이어지며 로컬 위스키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컬위스키가 상품 종류나 판로를 다양화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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