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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위안부 합의 파기 시사···한·일 관계 격랑속으로

등록 2017-12-28 18:32:59   최종수정 2018-01-02 08: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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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28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박수현 대변인이 위안부 TF 결과 발표 관련 문재인 대통령 입장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12.28. photo1006@newsis.com
日 정부 "도저히 수용 불가" 강력 반발… 한·일 관계 급경색
 위안부·평창올림픽 참가 연계 속 아베 방한도 불투명
 전문가 "일본과 협력관계 당분간 올스톱 불가피"
 "신중히 대응해야…합의 파기로 얻을 건 국내 여론 뿐" 지적도


【서울=뉴시스】김태규 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의 파기를 시사하면서 한·일 관계가 격랑 속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일본 정부가 합의파기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의 경색은 불가피하게 됐다는 평가가 외교가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15년 한·일 양국 정부간 위안부 협상은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중대한 흠결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유감스럽지만 피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위안부 합의의 파기 내지는 수정 의사를 강력 시사했다.

 그러면서 "지난 합의가 양국 정상의 추인을 거친 정부 간의 공식적 약속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함께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문은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위안부 TF) 조사결과 발표 이후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문 대통령이 대국민 입장문을 밝힌 것은 사드배치와 관련해 한·중간 갈등이 최고조로 달했던 지난 9월8일 이후 3개월여만에 처음이다.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중대한 문제여서 정부의 최종 입장 발표 전에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의중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정부 최종안에 담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점에서 최종 입장은 대통령의 구상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늦어도 1월 초까지 정부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청와대의 설명도 문 대통령이 이날 밝힌 입장문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당초 청와대는 외교적 마찰을 초래하거나 한·일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은 최소화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필요 이상으로 일본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에 기반한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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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정부가 위안부 합의 TF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27일 부산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영사관 출입문 앞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17.12.27. yulnetphoto@newsis.com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날 강한 톤으로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한은 물론, 양국이 추친해 오던 셔틀외교 복원이 급제동이 걸리는 등 관계 악화는 불가피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제가 평가할 일 아니다"며 극도로 언급을 자제했다.

 당장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관방 부(副)장관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입장발표에 대해 "일본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계속해서 (한국 측에) 합의 이행을 강력히 요청할 것이고,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여러 형태로 한일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와 관련한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그는 전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합의는 1㎜도 움직이지 않는다"며 한국의 기존 합의 수정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외교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이번 입장 발표가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굳이 이 시점에 문제를 끄집어 내서 외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적다는 것이다.

 이원덕 국민대학교 교수(일본학 연구소장)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며 "합의를 되돌리기 어려운 것처럼 합의를 파기했을 때는 주워 담기 더욱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차분히 시간을 갖고 파기했을 경우와 재협상을 요구했을 경우, 큰틀에서의 합의를 지켜가는 경우 등 각각의 장·단점, 손실과  이익 등을 저울질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기했을 때 얻는 이익은 사실 국민 여론의 만족 이외에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과 제반 협력관계는 당분간 올스톱 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국내 여론에 대한 부담은 있을 수 있지만 기존 합의를 큰 틀에서 유지하면서 일본과 협력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실리적 관점에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외교소식통은 "북핵 문제가 결정적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큰 틀을 봐야 한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위안부 합의도 중요하지만 지금 시점에 최우선 과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관계에 쐐기가 박히면 좋아할 곳은 중국과 북한 두 곳 밖에 없다"며 "지금 힘을 모아도 될동말동인데,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신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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