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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北 '단계적 비핵화'에 "실패한 협상 때 입장과 동일"

등록 2018-03-29 08: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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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양측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 시 주석은 회담 전 김 위원장을 위한 환영식도 개최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2018.3.28.
"김정은, 시진핑과 회담으로 협상력 강화"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단계적 비핵화'론을 시사한 데 대해, 이는 과거 실패했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나타냈던 입장을 반복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앞서 28일 중국 신화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한국과 미국이 선의를 갖고 우리의 노력에 대응하며 평화와 안정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이고 동시적(한자로는 '同步', 신화통신의 영어번역은 'synchronous' ) 인 조치를 취하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핵무기고의 '단계적 감축'을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북한이 과거 비핵화 협상에서 질질 끌다가 결국엔 실패로 끝나게 했던 입장을 '반복(echo)'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북미정상회담을 갖기 전 중국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짐으로써 향후 회담에서의 협상력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통해 국제적 정치인으로서 데뷔해 자신만만하고, 합리적이며, 협상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해 북한발 핵위기가 고조됐을 때 김 위원장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아젠다를 정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의 회담 개최에 얼마나 강력한 결정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새삼 일깨웠다고 지적했다.

NYT는 김 위원장이 아직까지는 비핵화 협상에 있어 무엇을 양보할 것이며, 그 댓가로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외교적 프로세스를 계속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이 이번 북중정상회담 이후 대북제재를 완화할지 여부를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무역전쟁 위협을 받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레버리지(지렛대)' 입지가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중국통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28일 홍콩을 방문해 "중국은 한반도 미래와 관련한 협상, 특히 (북한)핵협상을 하려는 그 누구도 우리 주변에서 어슬렁거릴 수없다는 것을 미국과 전 세계에 말하고 있다"고 이번 북중정상회담의 의미를 지적했다. 중앙정보국(CIA) 전 한반도 분석관인 브루스 크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역시  "그동안 중국이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옆으로 밀려났는데, 주요 플레이어로 보여지기 위해 김정은을 초청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카디프대의 세르게이 라드첸코 교수는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기 전 중국과 상의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이는 중국 리더십에 대한 반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김정은은 중국에 관한 협상력을 상당히 강화했고, 종속적이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베이징을 방문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구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김정은 방중에 대해 "(평양의)주석궁을 비우고 외국에 가는데 걱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잠재적으로 가장 의문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베이징대 다웨이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셈법을 알 필요가 있다. 김정은 역시 중국의 지지없이는 협상에 완전히 성공할 수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의 개입이 해법을 보다 실행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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