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산업/기업

[주 52시간 비상]기업들 "'지원금 한시적' 신규 채용 부담...경영여건 악화 우려"

등록 2018-05-20 06:10:0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중소기업 26.6% "올해 구조조정 했거나 할 계획"...신규 채용 난색

취업자 증가폭 3개월 연속 10만명대...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채용 부담에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 감축으로 직결될 가능성 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오는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기업들이 비상에 걸린 가운데 재계뿐 아니라 근로자들도 과연 이 제도가 도입 취지에 맞게 잘 추진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저녁과 휴일이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란 기대도 크지만, 한편으론 신규채용 감소로 인한 근무 강도 증가, 야근·휴일 수당이 사라지게 됨에 따른 소득 감소 등도 걱정이기 때문이다

근로시간은 지난 2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존의 주당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된다.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은 오는 7월부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에서도 주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한 대기업에게 신규채용 1인당 월 최대 60만원을, 중소기업에는 월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조기 단축 기업에는 산재보험요율 경감, 공공조달 가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노동시간 단축 현장안착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산업 현장이 체감하는 분위기는 다르다.

중소기업 497개사를 대상으로 잡코리아가 '올해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설문한 결과, 되레 구조조정을 했거나 할 계획이라는 곳도 26.6%에 달했다. 이들 중 인력 구조조정(감원)을 하겠다는 기업이 47.0%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정부의 고용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는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들 상당수가 '주52시간' 시행을 앞두고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취업자 증가 폭은 3개월 연속 10만명대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 기업에 지원금을 준다고 했지만 3년 한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면서 "사람 한명 뽑으면 더 오랜 기간 근무하게 될 텐데 추가 채용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일자리 창출까지 이뤄지면 좋겠지만, 연착륙에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규채용에 부담스런 기업 입장에선 근로시간 단축이 당장은 생산성 감축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커 기업경영 여건이 더 악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 직장인은 "업무량은 그대로인 상황에서는 분명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할 수밖에 없거나 노동강도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인력 충원, 업무량 현실화 등 기업의 구조 개선이 제도 도입에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