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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거부한 네덜란드, 佛-獨 극우 세력에 '한 방'

등록 2017-03-16 10: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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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AP/뉴시스】네덜란드 집권 자유민주당(VVD)의 지지자들이 15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2017.3.1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네덜란드가 15일(현지시간) 총선에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거부하면서 올해 프랑스와 독일 선거에서 세력 확장을 꾀하던 극우 정당들에 한 방을 날렸다.

 이날 네덜란드 총선에서 집권 자유민주당(VVD)이 승리하면서 4~5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총선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의 집권 가능성 역시 줄어들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VVD의 승리가 확실하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배팅업체 '오드체커' 집계상 프랑스 극우 대선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당선 확률이 급락했다고 전했다.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자국 우선주의'와 국경 폐쇄를 외치는 극우 정당들이 힘을 키웠다.

 이에 따라 프랑스, 독일 등 올해 선거를 치르는 유럽국들이 차례차례 극우파에 접수되리라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네덜란드 총선 결과는 국수주의 정서의 유럽 내 세력 확장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제이컵 키르케가르드 연구원은 "중도 세력이 트럼프와 브렉시트에 맞서 싸우자는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선택의 기로에 선 유권자들은 투표로 네덜란드의 운명을 결정했다. 현지 제2의 도시인 로테르담에선 30년 사이 가장 높은 투표율이 예상된다. 수도 헤이그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유럽 지도자들은 일제히 네덜란드 총선 결과를 환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등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암스테르담대학의 사라 드랑에 교수는 극우 자유당(PVV)이 난민 위기와 테러 위협에 대해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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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트=AP/뉴시스】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지난 2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7.3.3.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PVV 대표는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를 추진하고 이슬람 사원 폐쇄, 이슬람국 출신의 이민 금지 등으로 안보를 확충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점, 터키와 네덜란드의 외교 갈등에 VVD의 뤼테 총리가 적절히 대응한 점이 PVV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국가의 선거 결과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는 건 무리지만 유럽 내 이민, 안보, 기득권 정치 등에 대한 비슷한 정서가 형성돼 있는 만큼 네덜란드 총선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에서는 르펜 FN 대표가 PVV와 유사한 반 무슬림, 국경 통제 공약을 내걸고 표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르펜은 4월 23일 1차 투표에서 무난히 결선 진출이 가능하다고 예상된다.

 독일에선 2015년 이후 난민 대량 유입을 계기로 기존의 정치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9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개방 정책에 반기를 든 극우 AfD가 처음으로 중앙 의회에 진출할 전망이다.

 키르케가르드 연구원은 "네덜란드 총선으로 모두들 조금은 안도할 것"이라며 "이제 관건은 프랑스 대선"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르펜과 경쟁 구도를 형성한 중도 무소속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은 "네덜란드 선거는 극우 돌풍 돌파는 불가능하지 않으며 유럽의 진보주의자들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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