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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소 5마리 유산"…GS건설 "보험 들어놨다"

등록 2015-07-08 08: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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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경기도 평택 동삭2지구 GS건설 공사현장 인근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58)가 중장비 소음 등으로 인해 한달째 새끼 5마리가 유산됐다고 8일 밝혔다.  농장주가 이날 공개한 수의사 진단서. 2015. 7. 8  ssjun@newsis.com
농장주 "50년동안 일궈온 노력이 사라졌다"
 진단서 "갑작스런 소음·진동이 유산의 주원인"


【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공사 한달만에 소를 5마리나 잃었어요. 제발 대책좀 세워주세요."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경기도 평택 동삭2지구 공사현장 인근의 농장주인 김 모씨(58)의 격앙된 목소리다.

 김씨는 지난 5월초부터 농장 바로 옆 아파트 토목공사로 인해 임신한 소가 유산하는 등 죽어가는 소가 계속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농장에는 한우 376마리가 사육되고 있는데 지난달 11일 이후 벌써 5마리가 유산했다. 건설 중장비 등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임신 중인 소가 100여 마리에 달해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 암소들은 대부분 출산을 앞둔 8개월 이상 된 만삭 소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소까지 더하면 수십 마리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씨는 "공사 이후 소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벌써 출산 소 6마리 중 5마리가 유산했다"며 "어미 소도 생육에 차질을 빚고 있어 앞으로 피해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동물 전문가는 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장률이 감퇴되고 유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윤신근 박사(한국동물보호연구회 회장·수의사)는 "실제 건설중장비 작업 등 소음 때문에 임신한 소가 유산하고 조산하는 경우도 많다"며 "소 같은 짐승은 더 많이 놀랠 수 있어 장애를 받는 등 성장률이 감퇴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주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골절이나 압사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농장주가 지난 7일 공개한 수의사의 진단서에는 공사로 인한 갑작스런 소음과 진동이 유산의 주원인으로 사료된다고 기재돼 있다. 평소에 익숙하지 않은 갑작스런 소음과 진동은 유산, 사산, 유량 감소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씨는 취재인에게 그동안 공사현장의 소음이 녹음된 내용을 증거로 들려줬다. 2분가량의 녹음에는 쇠깍는 소음에 소들이 거친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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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지난 6일 경기도 평택 동삭2지구 GS건설 공사현장 인근에서 소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58)가 중장비 소음 등으로 한달째 새끼 5마리가 유산됐다며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 2015. 7. 8 ssjun@newsis.com
 이날 뉴시스가 농장을 방문했을때도 공사현장에서 들리는 소음은 상당했다. 그간의 정황을 듣기 위해 김씨와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도 제대로된 얘기를 나누지 못할 정도였다.

 김씨의 가장 큰 불만은 GS건설 측의 무성의한 태도다. 시공사 관계자를 10여 차례 만나 피해 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제대로된 조치를 취해주지 않고 있다고 한탄했다.

 GS건설은 소음 차단을 위해 차단막과 농장 주변에 볏짚을 쌓아뒀다. 하지만 소음 차단 효과는 크지 않았다. 김씨는 바람이 통하지 않는 차단막을 설치해 소음차단 효과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공기순환을 막아 소들의 분뇨 악취가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농장주의 피해는 인정하지만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농장 주인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개인적인 보상은 불가능하다"며 "분쟁 해결을 위해 보험을 들어놨으니 소송을 해 올 경우 (보상)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일축했다.

 김씨는 아버지때부터 한우를 키우는데 한평생을 바쳤다. 사양관리와 혈통관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끝에 종축개량협회로부터 한우고등등록증명서도 받았다. 김씨의 농장은 특히 평택에서 유일하게 인근 농수산대와 결연을 맺고 학생들의 실습장으로 활용되는 등 자부심도 컸다.

 그는 GS건설 측이 공사를 강행하자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현수막과 함께 유산된 소 2마리를 매달아 시위를 시작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소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평생 일궈온 노력들이 사라지고 있네요. 해결책 마련을 위해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공사 측은 꿈쩍도 하지 않아요. 제발 공사를 중단해주세요."

 대기업을 상대로한 김씨의 외로운 싸움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ss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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