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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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우 종전 몇개 쟁점만 남아…美특사 푸틴 회담 지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를 러시아로 직접 보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예정이라고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지난 일주일간 우리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에 관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면서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28개 조항의 평화 계획은 양측 추가 의견을 반영해 세밀히 조정됐고, 오직 몇가지 쟁점만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평화 계획을 마무리하려는 희망을 갖고, 저는 위트코프 중동 특사에게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라고 지시했다"며 "동시에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은 우크라이나측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전쟁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모든 진전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도 언급했는데 종전 합의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조만간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만나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는 이 전쟁을 끝내는 협상이 끝나거나 마지막 단계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만나 협상을 진행한 뒤 나왔다. 미국은 앞서 러시아와 마련한 평화 계획 초안을 갖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만나 협상을 진행했고, 우크라이나와 조율한 계획을 다시 러시아와 논의했다. 28개 조항으로 이뤄진 초안은 러시아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란 비판을 받았는데, 제네바 회담을 통해 19개 조항으로 줄어들었다. 우크라이나 군대규모 제한, 나토군 배치 금지, 나토 영구 가입 금지,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은 향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위트코프 특사 파견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위트코프 특사는 본래 중동 담당으로 발탁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에도 꾸준히 관여해왔다.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954호 11-26 05:39 -
中, 日총리 대만 관련 발언에 '여행·유학 자제령'(종합)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중국이 외교적 항의에 그치지 않고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 권고 등 실질적 대응에 착수했다. 16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당분간 일본 여행을 자제할 것을 엄중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현지 치안 상황에 주의하고 자기 보호를 강화할 것”을 요청하며, 위급 상황 발생 시 즉시 주일 중국 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지난 14일, 일본 총리의 발언을 겨냥해 “대만 문제를 둘러싼 노골적인 도발로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가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일본 방문 시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교육부 역시 이날 “일본에서 최근 사회적 불안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유학 계획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중국국제항공 등 6개 항공사는 연말까지 일본행 항공권을 이미 구매한 승객에 대해 수수료 없이 취소·변경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의 자제령 조치에 발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의 이 같은 조치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무력행사를 감행한다면 존립위기사태로 간주할 수 있다”고 언급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일본 정부가 발언을 철회하지 않자, 중국이 경제적 파급력이 있는 조치를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9월 동안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약 748만명에 달했다. 또 일본 학생지원기구 기준, 2024년 기준 일본 내 중국 유학생 수는 약 12만3000명으로 국가별 1위를 기록 중이다. 953호 11-16 23:20 -
트럼프, 임시 예산안 서명…'역대 최장' 43일 셧다운 종료(종합) 미국 역대 최장 연방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12일(현지 시간) 공식 종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 의회 임시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셧다운은 43일 차에 종료됐다. 의회가 임시 예산안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연방 정부는 지난달 1일 셧다운에 돌입했다. 상원은 41일째인 지난 10일 찬성 60대, 반대 40으로 예산안을 표결했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상정했고, 찬성 222대 반대 209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대부분과 민주당 소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예산안은 보훈부, 농무부, 의회 운영 등 양당이 합의한 일부 기관에 대한 연간 예산을 배정하고 나머지 기관은 내년 1월 30일까지 임시 예산을 지원하는 걸 골자로 한다. 셧다운 기간 해고된 연방 공무원들의 복귀 보장과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 보험료 세액공제 연장 표결을 추후 실시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에 서명하며 "이 광기를 끝내기 위해 마침내 올바른 선택을 한 상원 민주당 의원 8명에게 감사드린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 민주당 의원은 수백만 미국인이 고통받는 걸 기뻐했다"고 셧다운 장기화 책임을 돌렸다. 이어 "이런 식으로 나라를 운영해선 안 된다"며 "셧다운이 다신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길 바란다. 필리버스터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며 이번 단기적 재앙을 초래했지만, 이제 법안에 서명하고 미국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한 뒤 취재진 질문은 받지 않고 서명식을 종료했다. 셧다운이 공식 종료되면서 이르면 13일부터 연방 기관 공무원들은 직장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내무부 등 부처는 이날 직원들에게 전체 이메일을 보내 셧다운 종료에 대비해 13일 아침 근무할 준비를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다만 장기간 무급 휴직으로 인한 전산 작업이 필요해 정상 운영으로 복귀하는 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952호 11-13 12:54 -
韓핵잠 추진에 日언론 "동아시아 안보 환경 크게 변할수도…주시 필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추진에 대해 일본 언론은 "동아시아 안보 환경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6일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을 통해 이같이 진단하며 "일본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 등 6개국 뿐이지만, 중국은 이를 일본 주변과 남중국해 등에서 상시 운용하고 있으며 북한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동아시아의 상황을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역대 미국 정권은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방침을 전환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 한국 핵추진 잠수함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미국,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배치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9월 방위성의 ‘방위력 근본적 강화에 관한 유식자(전문가) 회의’가 방위성에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염두에 두고 "차세대 동력 활용 검토도 포함한 연구·기술개발"을 요구하며 도입 추진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은 억지력 향상을 위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다만 요미우리는 일본의 원자력기본법은 원자력 이용을 평화적 목적으로 한정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현행 법 제도에서는 원자력 잠수함 보유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일본이 비핵보유국 중 유일하게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플루토늄 회수 권리가 인정되고 있으나 "미국·한국과 의사소통을 통해 핵비확산 체제 유지, 억지력 강화 양립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951호 11-06 10:30 -
美관세인하·中희토류 공급…트럼프·시진핑, 무역분쟁 '봉합'(종합) 미중 정상이 무역 전쟁 6개월 만에 화해 무드에 돌입했다. 관세와 희토류·대두 등 압박 카드를 접고 무역 협상을 연 단위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부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에어포스원 브리핑에서 "여러 요소에 관해 합의를 이뤘다"라며 "매우 많은 양의 (미국산) 대두와 기타 농산물 구매가 즉각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미중 무역 갈등 요인이었다. 미국산 대두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보복 조치로 수입 중단 카드를 꺼냈다. 중국의 또 다른 카드인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에도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에 관해 모든 것이 합의됐다"라며 "걸림돌은 전혀 없다. 한동안 이 단어가 단어사전에서 사라지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중국의 긴장 완화 조치 대가로 미국은 일부 관세 인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펜타닐 유입 차단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기존 20%의 징벌성 관세를) 10%로 즉각 인하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관세는 이전과 정확히 같다"라며 "(이전의 대중국 관세는) 57%였고, 이제 47%가 됐다"라고 했다. 아울러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문제도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엔비디아 블랙웰 칩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언제쯤 중국과 합의에 공식 서명할지 묻는 말에는 "조만간"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합의 체결에) 너무 큰 걸림돌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는 1년짜리 합의"라며 "매년 이를 연장할 것"이라고 했다. 양 정상의 상호 방문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내년) 4월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얼마 뒤 그(시 주석)도 이곳(미국)에 올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 방미 장소로는 플로리다 또는 워싱턴DC를 꼽았다. 이날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문제도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가 화두에 올랐고 우리는 긴 시간 얘기를 나눴다"라며 "그(시 주석)가 우리를 도울 것이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만 문제에 관해서는 "(회담 의제로) 등장하지 않았다"라고 잘라 말했다. 북한 문제가 논의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번 방한 기간 북미 회담을 했다면 미중 회담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의) 세부 내용을 담은 성명을 조만간 배포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1점부터 최고 10점까지 점수를 매긴다면 이번 회담은 12점이었다"라고 했다. 또 중국과의 전반적인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인 무역 전쟁을 벌였다. 중국은 미국이 펜타닐을 명분으로 자국을 1호 관세 표적으로 삼은 데 이어 지난 4월 34%의 고율 관세를 책정하자 동률의 맞불 관세로 대응했다. 양국 관세율은 한때 무역 단절 수준인 125~145%에 달했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등 비관세 조치도 취했다. 이후 양국은 수차 고위급 협상을 통해 고율관세 일시 유예 등 타협안을 모색했다. 이날 회담으로 양국 간 무역 분쟁은 추가 긴장 국면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1년짜리 합의'라고 못박은 만큼 향후 재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언제고 재점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50호 10-30 15:28 -
AI 전쟁에 잠 못 이루는 실리콘밸리…'주 100시간 근무' 초인적 경쟁 미국 실리콘밸리의 AI(인공지능) 연구원들과 경영진들이 끊임없는 기술 경쟁 속에서 주당 80~100시간씩 일하는 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I를 '인류 역사상 결정적인 기술의 전환점'으로 여기는 마이크로소프트·앤트로픽·구글·메타·애플·오픈AI 등 주요 테크 기업의 연구원과 경영진들은 경쟁자와의 속도전 속 AI의 대중화를 위한 혁신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현재 상황을 "전쟁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앤트로픽의 연구원 조시 배트슨은 "우리는 20년 걸릴 과학적 진보를 2년 안에 압축 실행하고 있다"며 "AI 시스템의 발전이 이제 몇 달 단위로 일어나고 있다. 지금 이건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과학적 질문"이라고 말했다. AI 업계 최전선에 선 이들은 몸값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지만, 정작 그 돈을 쓸 시간은 없다고 말한다. WSJ은 "마크 저커버그가 경쟁사 연구원들을 스카우트하면서 AI 인력 시장의 연봉이 급등했다"며 "기업들은 이 소수의 핵심 인재들로부터 하루라도 더 많은 성과를 뽑아내기 위해 몰아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석 연구원 마드하비 세왁은 "모두가 항상 일하고 있다. 긴장감이 극도로 높고, 멈출 지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채용 계약서에 주 80시간 이상 근무를 명시하기도 하지만, 대다수 연구원들은 경쟁심과 호기심에 이끌려 자발적으로 장시간 노동에 나서고 있다. 메타는 최근 AI 부문 인력 600명을 감원했지만, 차세대 AI 모델 '라마'를 개발하는 신설 조직 'TBD 랩'은 감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부서 연구원들은 저커버그의 책상 근처에서 근무하며 회사의 핵심 전략 프로젝트를 직접 보고받고 있다. WSJ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까지 초집중형 근무와 속도전을 일상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근무 형태는 AI 모델을 개선하거나 신규 기능을 제품에 적용하는 핵심 부서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업들은 이들을 위해 주말 식사 제공, 24시간 인력 배치, 모델 모니터링 전담 '캡틴 제도' 도입 등 근무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제품 총괄 아파르나 체나프라가다는 "과거 닷컴 붐이나 스마트폰 혁명보다 AI의 도입 속도는 훨씬 빠르다"며 "불과 몇 년 만에 포춘 500대 기업의 90%가 AI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AI 연구와 제품화의 간극이 "목요일과 금요일의 차이만큼 짧아졌다"고 비유했다. 배트슨은 "AI 모델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예측이나 계획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훈련이 끝나기 전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테스트 후에도 실제 배포 전까지는 어떤 행동을 보일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왁은 "이제 드디어 '너드(nerd)의 시대'가 왔다"며 "하지만 정작 아무도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했다. 휴가도, 친구도, 취미도 없다. 모두 일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949호 10-23 17:40 -
본협상은 이제부터…가자 휴전, 2단계 진전 가능할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1단계 휴전이 큰 잡음 없이 이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계획에 따라 양측은 2단계 협상으로 넘어가게 된다. 하마스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군 등을 놓고 양측 이견이 극명해,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는 1단계 휴전 발효 72시간을 앞두고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에 억류했던 최후의 인질 20명을 두 차례에 걸쳐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납치한 지 737일 만이다. 이스라엘도 유죄 판결 수감자 25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총 1968명을 석방했다. 구호품 트럭도 매일 500~600대 가자지구에 유입되고 있다.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 1차 경계선까지 철수했다. 이스라엘군이 통제하고 있는 가자지구는 현재 53%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단계 휴전은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 완전 철군, 하마스 지도부 사면 및 망명을 골자로 한다. 휴전을 감독할 임기 국제 안정화 부대 창설도 포함된다. 미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이 감독하는 200명 규모 다국적군이 휴전을 감시할 예정이다.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파병하기로 했으며, 미군이 가자지구에 주둔하진 않는다. 마지막 3단계에선 아랍 및 국제 기금을 통한 가자 재건이 시작된다. 팔레스타인 기술 관료로 구성된 임시 과도 위원회가 가자지구 운영을 맡는다. 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평화 위원회' 감독을 받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주도적인 역할로 참여한다. 최종적으론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 운영을 넘기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단 PA는 개혁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하마스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떤 역할도 맡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단계 이후 조항에 대해선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돼야 무장 해제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후 가자 운영 방식 논의에 관여하겠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는 종전에 앞서 하마스 무장 해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과 PA의 가자지구 통치도 반대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군하는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완충지대를 포함한 전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양측 이견이 극명하지만, 이에 대한 조율 없이 우선 인질·수감자 석방을 위한 1단계 휴전에 동의한 것이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포괄 협상을 추진했다면 이번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마스 무장 해제와 전후 가자 통치 방식 등 첨예한 쟁점은 미뤄뒀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언제 시작될지는 불분명하다. 알 타니 총리는 다음 단계가 임시 국제 안정화군 창설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라며,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 추가 철군과 함께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 협상으로 넘어가기 전부터 합의가 틀어질 위험도 있다. 휴전 합의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낮 12시까지 사망한 인질 시신 28구를 인도해야 했지만, 현재까지 송환된 시신은 4구뿐이다. 하마스는 시신 위치를 모두 파악하진 못했다며, 수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의도적으로 유해 송환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 경우 합의 위반으로 간주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우리의 시급한 임무는 쓰러진 인질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지연이나 고의적인 회피는 노골적인 합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948호 10-14 16:21 -
[한글 사용 印尼 찌아찌아족➂] 한글 교육을 잇고 있는 헌신·봉사·열정의 사람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탄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문자로 채용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동력은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봉사 그리고 꺼지지 않은 열정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배경, 경험과 인연으로 찌아찌아족과 인연을 맺었지만 ‘한글’에 대한 자부심만은 공통적이다. ◆ 2010년 이후 ‘찌아찌아족의 한글 선생님’ 정덕영 교사 훈민정음학회가 2009년 현지에서 한글을 가르칠 교사를 모집하자 응모해 선발된 정덕영씨는 이듬해인 2010년 바우바우시로 간 뒤 지금껏 찌아찌아족과 함께 있다. 2011년 정부의 지원이 끊기고 세종학당이 철수하면서 잠시 귀국하기도 했으나 찌아찌아족 아이들이 돈을 모아 현지 신문에 “선생님이 돌아오게 해달라”는 광고를 낸 것도 그가 다시 발길을 돌리는 요인이 됐다. 정 교사는 한글학당에서 현지인 보조 교사 2명과 함께 현지 학교를 방문 수업하거나 학당을 찾는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훈민정음학회와 세종학당이 철수한 뒤 한글 교육 중단 위기가 왔을 때 정 교사는 한국에 돌아와 지인들에게 호소하는 등 후원자를 모아 2014년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이하 협회)가 만들어지는데 산파 역할을 했다. 그는 다시 협회 파견으로 현지에 부임했다. 그는 2023년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2~3년 근무하다 귀국할 줄 알았는데 1년만 더, 1년만 더 하다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제약회사에서 근무했던 정 교수는 한국어에 대한 학구열이 높았다고 한다. 제약회사 근무 시절에도 동료 직원들에게 바른 어법 등을 가르치고 발음과 어문규정을 확인하기 위해 항상 사전을 보는 습관이 있었다. 2006년엔 KBS ‘우리말겨루기’에 출전해 우승하고 한국어 교사 자격증도 땄다. 2007년 제약회사 퇴직 후 국내 정착 외국인들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던 정 교사는 찌아찌아족 한글 교사 모집 공모를 보고 바로 응모해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그는 부임 전 인도네시아어를 익혀 인도네시아어로 한글을 가르친다. 정 교사는 한글 교재인 ‘바하사 찌아찌아’라는 책을 직접 펴내기도 했다. 그는 서문에서 한글 교육을 ‘한글 보급’ 자체보다 ‘인류 언어문화 다양성 보존’이라는 관점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의 사연은 2020년 1월 KBS ‘인간극장’에 ‘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선생님’ 5부작으로 방영됐다. 정 교사는 부인과 두 자녀가 있지만 ‘생이별’이다. 그가 힘들지만 꿋꿋이 부톤섬을 지키고 있는데는 가족들의 지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협회측은 설명했다. ◆ 언어학자·집현적 학자의 후손·현지 여행 중 합류 다양 협회 김한란 이사장(전 성신여대 독문과 교수)은 독일 뮌헨대에서 독일인 지도교수의 영향을 받아 이색적이다. 저명한 음운학자인 테오 펜네만 교수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 음성을 글로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뛰어난 문자라고 평가했다. 언어학을 전공한 김 이사장은 펜네만 교수로부터 한글의 음운학적 우수성을 익히 듣고 귀국 후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을 보급하고 있는 협회 활동을 알게 되어 적극 후원에 나섰다. 지도 교수의 말처럼 한글이 어느 소수민족의 발음을 기록해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게 하는데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협회 활동에 참가하다 회장을 맡고, 법인화 이후에는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번 찌아찌아족 교사 등 5명이 한국에 온 것도 김 이사장이 적극 후원해 가능했다. 김 이사장은 “현지에서 한글 선생님을 많이 양성하고 나아가 찌아찌아족의 전래동화와 노래 등을 수집해 한글로 기록함으로써 문화를 계승하도록 돕는 것이 주요 관심”이라고 말했다. KCC정공은 1992년 창립 이래 유압공업 제품 생산 및 개발에만 매진해 이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 박덕규 사장은 왜 인도네시아의 한글학당 교사(敎舍)를 짓는데 거액을 기부하고 매년 적지 않은 금액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나? 박 사장은 한글 창제의 산실인 집현전 학사이자 사육신(死六臣)의 한 명인 박팽년의 후손이다. 단종에게 충절을 지켜 3족이 멸문지화를 당한 사육신 중 유일하게 혈손이 남은 박팽년은 부친도 집현적 학자들을 가르친 대학자였다고 박 사장은 말했다. 이런 집안 내력과 ‘한글 창제 DNA’를 물려받은 박 사장에게 찌아찌아족의 한글 채용과 협회의 활동은 기특한 일이자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협회가 법인화하면 후원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가 2020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전화하자 적극 돕고 있다. 이번 찌아찌아족 5명의 방한 5박 6일 일정을 챙기고 있는 협회 조기형 사무국장은 현지 터주대감 한글교사인 정덕영 씨의 고교 동기 동창으로 협회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함께 했다. 정 교사가 정부 지원 중단 등으로 부톤섬에서 돌아와 후원자를 모집할 때 “우리끼리 만들어보자”며 함께 뛰어 협회를 만들었다. 조 국장은 2021년 한국전력에서 퇴사하기 전까지는 본업을 유지하면서 협회 활동에 참여했다. 협회에서 홍보국장을 맡아 봉사했던 강민구 씨는 부톤섬에서 찌아찌아족에 한글을 보급하는 것을 알고 여행 중 잠깐 도우러 갔다가 수 년간 체류했고 찌아찌아족 보조교사였던 현재의 아내까지 만났다. 강 씨의 부인 뜨리씨는 2019년 한글날 경축식에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바로 옆에서 만세삼창을 함께 외쳐 주목을 받았다. 찌아찌아족 5명의 방한 소식을 듣고 10일 청주에서 서울에 와 저녁을 함께 강 씨 부부는 양측간 유대가 가족의 관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학교 건물 지어주고, ‘한글’ 소프트웨어 개발해 기증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년을 맞은 2023년 e러닝 콘텐츠 기업 아라소프트(대표 강정현)와 함께 찌아찌아족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문서 저작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증했다. 그해 6월 28일 당시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가 직접 참석해 한글학당에 현판을 기증했다. 한국 대사가 바우바우시를 찾은 건 수교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월간조선의 현지발 보도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협회의 김한란 이사장과 KCC정공 박덕규 대표, 백순진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이사장(4월과5월 리더) 등이 한국에서 먼길을 와 참석했다. 백 이사장은 한글학당에 우쿨렐레와 앰프를 기증했는데 협회가 만들어질 때부터 정덕영 교사의 활동을 지원해왔다. KCC정공 박 대표는 찌아찌아족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교보생명은 2020년 사회공헌위원회의 사업 공모에 참여해 현지 한글학당 건물 신축 자금을 지원하고 교과서 출판 등을 지원했다. 한문화재단(아시아발전재단)은 현지의 한글 및 태권도 교육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 ‘K 문화’의 정수 살리는 상상력 필요 찌아찌아족 5명이 방한해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세계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K’ 시리즈의 보물같은 소재를 살리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아쉬움이다. 순수 민간단체인 협회는 2014년 설립 이후 한문화재단, KCC정공, 김한란 이사장 등의 후원과 300여명 개인 회원 기부금으로 근근히 운영되고 있다. 협회 관계자들은 공공기관에 찌아찌아족 한글 보급에 대해 지원 요청을 하면 ‘관련 규정과 사례’가 없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외국의 소수민족이 한글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희귀한 사례여서 어떤 전례나 규정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2009년과 2014년 서울시에서 부톤섬 바우바우시 관계자 등을 초청한 적이 있지만 그 후로는 그나마 뚝 끊겼다. ‘K 문화’ ‘K 푸드’ 등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는 ‘K’ 시리즈가 확산되고 있다.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은 다른 어떤 문자 못지않는 독보적인 경쟁력이자 우수성을 보여주는 ‘K 언어’의 진수다. 전세계 한국어 교육 기관 ‘세종학당’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어가 아닌 ‘한글’이라는 문자를 가르치는 기관에 대한 지원 시스템은 없다고 한다. 규정이나 선례가 없다고 하기 보다 상상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946호 09-11 11:33 -
[한글 사용 印尼 찌아찌아족②] 바우바우에 한국 골목 '깜뿡꼬레아' 생겨 홀레오노 뿌라에 알로아나?(오늘은 무슨 요일이야?) 알로아나 홀레오노 시네네.(오늘은 월요일이야.) 나이삐아 쭈까몬또?(언제가 쉬는 날이야?) 알로아나 홀레오노 시네네.(월요일이 쉬는 날이야.)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남녀 학생이 나누고 있는 대화다. 부톤섬의 중심 바우바우시의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7곳에서 자신들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한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다. ◆ 부톤섬 바우바우에 한글 병기…‘한글 코리아’ 거리도 바우바우의 한글학당에는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이사장 김한란·이하 협회)에서 파견한 정덕영 교사와 현지 보조 교사 2명이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2009년부터 훈민정음학회, 세종학당, 협회 등으로 주체는 바뀌었지만 지속적으로 한글 교육이 이뤄져 현지에서 한글을 깨친 찌아찌아족이 6000명을 넘었다고 협회 조기형 사무국장은 말했다.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상에서 한글 사용이 늘고 부톤섬 중심인 바우바우시 거리의 시장이나 버스 정류장 등에서 한글 간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바우바우에는 현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깜뿡꼬레아’ 거리도 있다. 누구의 지원도 없이 청년들이 스스로 모여 한글이 포함된 벽화를 그렸다. 여기에 포토존, 소품 가게, 한복대여점까지 약 100m 길이의 ‘한국 골목’이 만들어졌다. 청년들은 깜뿡꼬레아를 전주 한옥마을처럼 바꾸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외신들도 주목한 ‘인니 속의 한글과 한국’ 지구촌의 한 곳에 ‘한글 코리아’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은 외신들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 BBC 방송은 2019년 “전 세계에선 2주에 1개씩 소수 민족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고 언어를 기록할 문자가 없으면 사멸은 더 빨라지는 상황에서 찌아찌아족의 한글 도입은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찌아찌아족이 부족 언어의 표기법으로 한글을 받아들인 것은 다양한 말소리를 표기할 수 있고 익히기 쉽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1월 고유 언어를 한글을 사용해 표기하고 있는 찌아찌아족을 민족 정체성 보전의 성공 사례로 집중 소개했다. 부톤섬에만도 찌아찌아족 토착어와 약 20개의 방언이 있으나 대부분 문자가 없어 언어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바우바우의 전 시장 아미룰 타밈은 NYT 인터뷰에서 “언어는 공동체의 자산이자 유산이다”며 “자체 문자가 없으면 언어는 정체성을 잃는다”고 말했다. 찌아찌아어 보존주의자들은 처음에는 아랍어 문자를 사용하려고 했다. 로마자로는 쉽게 음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톤섬 대부분 사람들이 1500년대부터 아랍어 문자로 쓰여진 월리오 방언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도 한 이유다. NYT는 2009년 한국 학자의 방문 이후 한글이 찌아찌아어의 문자로 채택됐다고 소개됐다. 신문은 바우바우의 소라볼리오 지구에서는 거리, 학교, 공공 시설의 이름이 로마자와 한글로 표시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바우바우의 사회학자 라 오드 알리르만은 “언어가 멸종되면 그 부족의 정체성, 지역적 지혜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은 2023년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에 대해 “한글이 찌아찌아족 전통 언어를 보존하기 위한 특별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찌아찌아족은 고유 문자가 없고 로마자 알파벳을 사용한 표기법은 있지만 제대로 된 발음을 표현하기 어려워 언어가 주로 구어로 전해졌다”고 소개했다. 바우바우시가 한국 학자들과 교류를 통해 한글로 부족어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한글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고, 2009년 ‘바하사 찌아찌아’라는 이름의 한글로 표기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도 도입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바우바우시에는 학교와 거리, 정부 기관 곳곳에 찌아찌아족 언어가 한글로 표기돼 있으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들은 한글을 사용해 찌아찌아어 교육을 받는다고 전했다. ◆ 찌아찌아어와 한글 한글이 발음 표기에 많은 장점이 있지만 찌아찌아족 언어의 발음을 그대로 적는데 약간의 어려움도 있다고 한다. 현재의 한글로 적지 못하는 발음 몇 개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고어(古語)가 쓰인다고 한다. 순경음(脣輕音) 비읍(ㅸ)과 순경음 피읖(ㆄ), 쌍리을(ㄹㄹ), 반치음(ㅿ) 등 훈민정음 창제 당시엔 사용됐지만 이후 사용하지 않는 자모들이다. 찌아찌아어 표기에 한글 고어들을 활용하는데 이걸 표기할 수 있는 디지털 문서 저작 프로그램이 없어 책을 만들 때 손으로 써서 제작하기도 했다. 국내 업체 아라소프트가 이들 고어들도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2023년 라이선스를 기증했다. 인도네시아에는 350여개 민족이 55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고유 문자가 없어 기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소수민족은 고대 인도 문자나 아랍어 문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을 때 한국 언론은 물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등 외국 언론, 심지어 북한 노동신문도 흥분해서 보도했을 정도다. 찌아찌아족의 한글 도입에 대해 약간의 비판적 시각도 있다고 한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사나타 다르마 대학의 언어학자 메훌리 페랑인 앙인은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사용하는 것은 “종족 언어를 보존하려는 치열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인근 지역에서 사용하던 문자들이 있고 이 문자들은 찌아찌아어와 언어적으로 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찌아찌아어와 전혀 관련 없는 한글을 사용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1만7000개가 넘는 섬들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는 1300개가 넘는 민족들이 있으며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700개가 넘어 전 세계에서 언어적으로 가장 다양한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 언어는 표기법이 없어 시간이 갈수록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46호 09-11 11:26 -
[한글 사용 印尼 찌아찌아족①] “'빨리 빨리' 문화도 배우고 싶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 5명이 10일 한국을 찾아 15일까지 5박 6일간 머물다 돌아간다. 찌아찌아족은 수년 전까지 ‘한글을 문자로 사용하는 소수민족’으로 국내에도 크게 소개됐다. ◆ 뉴시스 편집국 찾아 인터뷰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이사장 김한란 전 성신여대 교수) 초청으로 한국에 온 이들은 10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들렀다 오후에 뉴시스 편집국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의 한국행은 부톤섬의 중심도시인 바우바우에서 인천공항까지 국내선을 두 번, 국제선을 한 번 등 비행시간만 꼬박 12시간, 환승 대기 시간까지 합치면 17시간에 걸친 긴 여정이다. 뉴시스의 영상 채널 TV뉴시스와 함께 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일행 중 한 명으로 부톤섬 바우바우시의 한글학당에서 보조 교사를 맡고 있는 레스띠(30)가 통역을 맡았다.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했던 레스티 교사는 자바섬 까자마다대 한국어과를 졸업한 뒤 2020년부터 부모의 고향인 부톤섬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일행중 한 명인 바우바우시내 삼시아 사미운 까르야바루 초등학교 교장(49)은 “3,4,5학년 학생 150명 전원이 1주일에 2시간씩 한글을 배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라히디 바우바우 제2고등학교 교장(53)도 “1,2학년 학생 700명 모두 1주일에 한 시간씩 한국어를 배운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초등학교 6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경우 상급학교 입시 준비 때문에 한글이나 한국어 수업을 하는 경우는 없지만 학생들은 한글을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사미운 교장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은 너무 어려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 다른 소수 민족도 한글 배우고 싶어하지만 손 없어 아르만또 우딘 까르야바루 초등학교 교사(36)는 “한글은 문자가 없는 찌아찌아어를 적을 수 있고, 한국어는 한국 유학이나 한국 관련 기업에 취업할 수 있어 학생들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행 중 한 명인 디오 알디안샤 국가청년위원회 바우바우시 위원장(29)은 “한글이나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언어 뿐 아니라 ‘빨리 빨리’가 특징인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도 한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한국의 ‘빨리 빨리’는 부정적이기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고 있는 듯했다. 라히디 교장은 “호주는 한국에 비하면 훨씬 가깝지만 영어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며 “한글은 라틴어나 아랍어보다 발음을 적는데 장점이 많고, 배우기 쉬운데다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아 학생들이 열심히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미운 교장은 “한국어 다음으로 중국어에 관심이 있지만 학생들이 한자를 익히는 것에 너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라히디 교장은 “부톤섬 인근섬에 사는 또 다른 소수민족인 와카토비족도 문자가 없어 한글을 배워 자신들의 언어를 기록하고 싶어 하지만 여건이 안된다”고 말했다. 바우바우의 한글학당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정덕영 교사와 현지 보조 교사 2명이 있으나 찌아찌아족 초등 및 중고등학교 7곳을 가르치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찌아찌아족 다른 학교에서 요청이 있지만 손이 미치지 않는 터에 부탄섬에서도 멀리 떨어진 섬에 사는 와카토비족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우딘 교사는 이번 방문 기간 중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느냐고 묻자 “자동차가 많지만 신호를 잘 지켜 오히려 바우바우시보다 조용해 인상적인 서울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레스띠 교사는 한글학당 등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으나 기회가 되면 어느 분야라도 한국에 와서 취직해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어와 찌아찌아어, 한국어가 가능해 자신이 쓰임이 있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방한 기간 중 찌아찌아족의 한글 교육을 후원했거나 하고 있는 기관과 개인들을 두루 만나 감사를 전할 계획이다. 방한 둘째날부터 후원사인 교보생명, KCC정공, 한문화재단 등을 방문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의 일정에 태권도협회도 있었다. 현지에서 태권도가 인기여서 종주국인 한국에서 본부를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의 방한 여정을 줄곧 함께 하고 있는 협회 조기형 사무국장은 내년에 찌아찌아족 교사 등을 초청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경안로터리도 찾아 상견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복궁과 명동, 남산타워 등도 둘러보며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볼 계획이다. ◆ 찌아찌아족과 한글 수용 부톤섬 면적은 4727km²로 제주도의 약 2.5배다. 13개 소수민족에 인구는 약 50만 명으로 이중 찌아찌아족은 약 9만1000명이다. 섬에는 과거 30여개 언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10여개로 줄었고 찌아찌아어가 가장 많이 쓰인다. 찌아찌아족은 고유 언어는 있지만 문자가 없어 사라져 가는 전통과 기억을 기록할 방법이 마땅치 않던 중 한글을 채용하게 됐다.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알게 된 것은 2005년 전태현 한국외국어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통번역학과 교수가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바우바우시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전 교수로부터 고유 문자가 없는 찌아찌아족을 알게 된 훈민정음학회가 찌아찌아족에 한글 사용을 제안했다. 찌아찌아족이 부족장 회의를 열어 한글 도입을 결정한 것이 2009년이다. 2009년 8월 까르야바루 초등학교에서 처음 한글 교육이 시작돼 이듬해 9월 25명의 한글교사 수료식을 가졌다. 첫 한국인 교사 정덕영 씨가 파견된 것은 2010년이다. 정부의 지원 중단으로 세종학당이 설립됐다 문을 닫는 우여곡절 끝에 2014년 3월 순수 민간단체인 협회가 설립되면서 현지의 한글 교육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8월엔 교보생명과 KCC정공 등의 후원으로 부톤섬의 중심도시인 바우바우시에 한글 학당이 마련됐다. 정덕영 한글학당 교사는 바우바우시의 학교들을 다니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생들에겐 한글을, 중·고등학생들에겐 한국어를 가르친다. 백두현 전 훈민정음학회 회장은 “영어도 음소문자지만 철자와 발음이 다른 것이 많다”며 “한글 만큼 철자와 소리가 일치하는 문자는 없다”고 소리문자(음소문자)로서 한글이 가진 장점을 강조했다. 백 전 회장은 “찌아찌아족 외에 아프리카에서도 언어와 문화를 기록하기 위해 한글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시깃 아리요 프라스티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참사관은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 사용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한글과 한국어를 배운 찌아찌아족은 양국 관계에서도 좋은 인적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깃 참사관은 "협회의 한글 교육에 필요한 도움을 적극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46호 09-11 11:16 -
트럼프·시진핑, 틱톡 합의 승인한듯…"한국 APEC서 만나자"(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 시간) 통화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지분 매각 문제를 최종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시 주석과 통화한 뒤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무역, 펜타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필요성 그리고 틱톡 협상의 승인 등 많은 매우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미중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틱톡 모회사 바이트 댄스의 미국 법인 지분 매각 문제와 관련해 합의에 이르렀고, 이날 정상 통화에서 최종 논의가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틱톡 승인에 감사드린다(appreciate the TikTok approval)"며 양측이 합의안에 승인했음을 드러냈다. 시 주석 역시 신화통신을 통해 "이들이 시장 규칙에 따라 기업 협상을 수행하고, 중국의 법률과 규제에 부합하며 이익을 균형있게 고려하는 해결책에 이른 것을 보게돼 기쁘다"고 밝혔다. 틱톡 지분 매각 합의에 대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고 있는 틱톡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바이트댄스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틱톡금지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는 지난 1월 19일까지 지분을 매각해야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네차례 유예되면서 오는 12월 16일까지 법률 시행이 연기된 상태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미국 법인 지분을 오라클 등 미국 투자사에 판매하는 방안을 협상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잠재적 투자자 명단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모든 미국 투자자들이 틱톡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며 "매우 부유한 개인과 기업들이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성사만으로 미국은 엄청난 수수료, 더 나아가 내가 '플러스 수수료'라고 부르는 걸 받을 것이다"며 미국 정부가 이번 협상으로 직접적인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한 것은 지난 6월 5일 이후 석달여 만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는 두번째 통화다. 양측은 오는 11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CE)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열리는 APCE 정상회의에서 만나고, 내년 초반부에 제가 중국을 방문하며,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오는 것에 저와 시 주석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번 통화는 매우 좋았으며, 다시 전화로 얘기할 예정이다"며 "양쪽 모두 APCE에서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통화가 실용적이고, 긍정적이었으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들은 중국의 항일 전쟁 당시 미국 등 다른 반파시스트 동맹국들의 소중한 지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정책 등을 겨냥해서는 "미국은 일방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양국은 물론 전세계에 이익이 되는 상호간의 성공과 공동 번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945호 09-20 01:36 -
日'포스트 이시바' 움직임에 속도…"다카이치·고이즈미 내주 출마 표명" 일본의 차기 총리가 될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유력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농림수산상이 출마 의향을 굳히고 내주 출마 기자회견을 열 전망이다. 12일 산케이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보도를 종합하면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전날 국회 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에게 총재 선거에 출마할 의향을 전달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이날 밤 중의원(하원) 의원 숙소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그의 측근 중 핵심인 기카와다 히토시(黄川田仁志) 중의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일치단결해 응원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출마에 필수적인 추천인 20명 확보도 윤곽이 잡혔다고 밝혔다. 출마 준비가 거의 완료됐다는 뜻이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내주 기자회견을 열어 총재 선거 입후보를 정식으로 표명할 계획이다. 그의 출마는 2021년, 2024년에 이어 3번째다. 지난해에는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를 제치고 선두를 달렸으나, 결선에서 패했다. 우익 성향의 그는 공약으로 적극적인 재정 출연 방위력 강화, 거당적인 개혁 등을 내놓을 전망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도 출마 준비를 마친 듯하다. 산케이에 따르면 그는 총재 선거에 입후보할 뜻을 굳혔다. 추천인 20명 확보에도 가닥이 잡혔다. 이번 주말에 출생지이자 선거구가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요코스카(横須賀)시에서 지지자와 면담한 후 내주 정식으로 출마를 표명할 방침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지난해 총재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자민당 부총재의 지원을 받는다. 일부 구 기시다파 등도 지지할 전망이다. 총재 선거 출마가 2번째인 그는 지난해 후보 9위 중 3위를 기록했다. 당원표를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가 초점이 된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출마했던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총재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굳혔다"며 출마 의향을 밝혔다. 그 역시 오는 16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 운영 방침, 경제 정책을 설명할 전망이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도 지난 8일 기시다 전 총리를 만나 입후보를 목표로 할 생각을 전달했다. 같은 날 총리 관저에서 관방장관으로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며 "지난번 함께 싸웠던 동료와 자주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정식으로 출마 표명을 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자민당 간사장은 11일 야당인 일본유신회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후보로서는 연립 확대론을 첫 언급하며 선거전에서 논쟁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11일 BS후지프로그램에선 자신이 총리로 취임할 경우 즉시 중의원 해산을 하는 방안에 대해서 "갑자기 해산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의 사임 표명으로 열리는 이번 총재 선거는 이달 22일 고시된다. 10월 4일 국회의원 투·개표가 예정돼 있다. 당칙인 총재선거공선규정에 따르면 중의원(하원)·참의원(상원) 의원이 1인 1표를 가지는 국회의원 표와 전국의 당원·당우 투표로 배분을 결정하는 당원·당우표를 합산해 총재 선거가 실시된다. 국회의원 295표, 당원·당우표를 295표로 환산해 총 590표로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944호 09-1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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