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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고 오려면 오지마?” 유모차 엄마들 롯데월드몰에 불만 폭발

등록 2015-09-02 16:05:30   최종수정 2016-12-28 15: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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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몰과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잠실환승주차장 쪽) 연결 통로. 에스컬레이터와 계단만 설치돼 유모차 엄마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다. ac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안전성 논란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해 10월 개장한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몰이 1년이 다 되도록 고객 불편을 나 몰라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8월28일 오후 4시께 롯데월드몰 지하 2층과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잠실환승주차장 쪽)이 연결되는 통로. 유모차에 아기를 태워 온 20대 엄마가 계단 위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몰로 들어가기 위해선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방법이 없었던 것.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보다 못한 시민들이 달려와 유모차를 들어줘 아기와 엄마는 간신히 몰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엄마뿐만 아니다. 기자가 20여 분 동안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유모차를 끌고 온 아기 엄마 대여섯 명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다소 불안해 보이는 포즈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간신히 유모차를 위아래로 옮겼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몰과 역 사이 연결통로에 엘리베이터는커녕 경사로도 없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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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몰과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잠실환승주차장 쪽) 연결 통로. 에스컬레이터와 계단만 설치돼 유모차 엄마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다. ace@newsis.com
 연결통로는 환승주차장 쪽(3번) 외에도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쪽에 한 곳(1번), 두 곳 사이에 한 곳(2번) 등 두 곳이 더 있지만, 그곳에도 유모차 진입을 위한 시설은 하나도 갖춰지지 않았다. 특히 환승주차장쪽 연결통로를 제외한 다른 두 연결통로는 몰 입구가 역보다 위에 있고, 높이도 높아 경사로를 설치한다고 해도 이용하기 어렵다.  

 장애인의 경우 환승주차장 쪽과 2호선 역쪽에 설치된 수직 리프트를 이용하면 되나 이는 장애인 전용이어서 유모차는 이용할 수 없다.   

 아기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안전하게 몰에 진입하는 방법은 결국 혈세로 운영되는 잠실역 엘리베이터 신세를 져 지상으로 올라간 뒤 20여 미터를 걸어 몰 1층으로 들어가는 방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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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몰과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잠실환승주차장 쪽) 연결 통로.사진 우측 장애인 리프트 옆에 카트 반납대가 있다. ace@newsis.com
 그러나 이 또한 홍보가 덜 돼 이용하는 아기 엄마가 거의 없다. 또한 그렇게 지상으로 나간다고 해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겨울철 날씨가 추울 때도 마찬가지다.

 몰 주차장이 바로 몰과 연결돼 차를 이 주차장에 세운 아기 엄마들이 쉽게 몰에 진입할 수 있는 것과 180도 다른 처지다.  

 123층 롯데월드타워의 저층 부속건물인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동 등 3개 건물로 이뤄진 이 몰은 쇼핑시설로서는 국내 최대(연면적 약 42만8934㎡)이고, 영업면적이 축구장 47개 규모(약 33만9749㎡)에 달한다. 그 안에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극장, 대형 수족관 등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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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 엘리베이터와 롯데월드몰.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안전하게 몰을 오갈 수 있는 시설은 엘리베이터뿐이다. ace@newsis.com
 그런 위용에도 몰 운영사인 롯데물산(대표 노병용)은 몰 오픈 전에도 고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오픈 1년이 돼가도록 고객 불편 개선에 전혀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다.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내려갈 때 얼마나 불안하고 힘든지 아는지 모르겠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힘은 덜 들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하철 타고 유모차 끌고 온 손님은 손님도 아니냐”(최민선씨·서울 천호동), “2호선 타고 와서 유모차를 끌고 롯데월드몰로 들어갈 길이 없어 계속 헤매다 여기(환승역)까지 왔는데 여기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화려하게 꾸밀 생각만 하지 말고 고객을 배려했어야 한다”(이지은씨·서울 역삼동), “오픈하는 데 오래 걸린 것으로 아는데 경사로 하나 만들 시간이 없었나. 저번에는 지상으로 나갔다 소나기 와서 혼났다. 나야 비를 맞아도 되지만 우리 아기가 무슨 고생인가?”(박하나씨·서울 가락동) 등 아기 엄마들은 앞다퉈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몰링족의 주류는 유모차 부대다. 쇼핑·문화·외식·레저 등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데다 실내 공간이 넓고 동선이 편리해 유모차를 끌고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트렌드 지식사전’(김환표 지음, 2013년)에 수록된 내용을 굳이 들 필요 없이 이 몰에서도 유모차 엄마가 고객의 주류다. 하지만 전혀 배려를 못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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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몰과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2호선 잠실역 쪽) 연결 통로. 몰이 역보다 높아 경사로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ace@newsis.com
 특히 높이 탓에 경사로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1, 2번 연결통로 공간은 도시철도 공사 소유 부지이지만, 3번 연결통로 공간은 롯데 소유 땅이다. 따라서 롯데 측은 도시철도 공사와 협의 없이도 얼마든지 건축법상  기준 각도(12분의 1)에 적합한 경사로를 만들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유모차 엄마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롯데마트 카트 반납대가 있는 것을 지적하며 “고객이 카트를 끌고 가버릴까봐 경사로를 만들지 않은 것 같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해 롯데물산 관계자는 “해당 연결통로는 구조상 문제로 경사로를 설치할 수 없었던 것이지 카트를 끌고 가버릴까봐 경사로를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면서 “유모차 고객은 차를 타고 와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불편을 항의하는 고객은 없었다. 앞으로 고객 불만이 많아지면 개선을 모색하겠다”고 해명했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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