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계의 부엌'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사업장 가보니
개성의 작은 부엌에서 좋은 원료 고집하면서 동백기름을 만들었다. 그것으로 생활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던 창업자 분의 고집스러운 원료에 대한 선택들이 커져서 세계인들을 기쁘게 하고 아름답게 할 수 있게 됐다. 그런 상품을 만든 최상의 기술을 가진 세계의 부엌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 바로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사업장이라는 게 서경배 회장의 얘기다. 9일 찾은 경기도 오산 가장산업단지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뷰티사업장. 안전하고 좋은 것만 만들어내던 '어머니의 부엌'을 모태로 한 창업주 고 서성환 선대회장의 철학이 고스란히 베어 있었다. 사업장 뜰 한가운데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의 할머니인 윤독정 여사가 부엌에 놓고 동백기름을 짜던 기름틀을 상징하는 조각품을 설치했다. '좋은 원료'를 중시한 윤 여사와 선친 서 회장의 의지를 기리는 '아모레원료식물원'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는 아모레원료식물원을 운영해 화장품에 들어가는 식물을 직접 재배, 연구한다. 캐모마일, 로즈마리, 세이지 등이 식재된 허브초화원과 작약, 황금, 천궁 등의 한방초화원 등에서 총 200여종의 식물이 재배되고 있다. 이곳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등 주력 제품들이 생산된다. 연간 생산량은 1만5000톤, 출하 물류량은 1500만 박스에 달한다. 사업장 규모는 대지면적 22만4400㎡(6만7882평), 연면적 8만9009㎡(2만6925평)으로 국제규격 축구장 30개가 들어가고도 남는 면적(대지 기준)이다.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사업장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포장 △물류 △지원센터 등 작업별로 센터가 나눠져 있다. 최적의 공간 배치로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각 센터에는 작업 현황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생산제품과 생산량, 생산효율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돼 상품들이 고객에게 도달되는 시점을 최대한 단축시켰다는게 관계의 설명이다. 고객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최첨단 유연 생산 시스템도 갖췄다. 대량 고속 생산에 적합한 자동화 라인과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멀티 셀(Cell, 최소 한 명에서 수명이 한 조가 되어 전 공정을 책임지는 생산 시스템) 라인을 구축했다. 물류 부문 역시 D+1(익일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33개 슈트(제품을 장소나 지역별로 구분하는 곳)에서 192개 노선으로 시간당 8000박스 분류가 가능하다. 제품 특성에 따라 자동창고와 수동창고로 별도 보관돼 거래처별로 박스단위 피킹(선반에서 물건을 끄집어내는 것)과 낱개 피킹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은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며 국내 장업계를 선도해 온 아모레퍼시픽의 발자취 뒤에는 연구원들의 숨은 땀과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발 앞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경영진의 선견지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앞으로도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 연구소(Asian Beauty Laboratory), C-Lab(Cushion Laboratory) 등을 발판으로 창조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기술과 노하우로, 아시아가 품고 있는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