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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추락에서 배운다①]가짜백수오… 식중독…"무너지는 건 한순간"

등록 2015-10-20 08:03:15   최종수정 2016-12-28 15: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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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3일 오전 BC카드 본사 대회의실에서 전 직원과 이종호 사장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Clean BC 윤리경영 선포식'에서 직원대표가 선포식 선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BC카드 제공)  photo@newsis.com  
업체 1위·초일류 기업도 '소비자 신뢰' 필수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디젤 차량 배출가스를 조작하고 숨겨오다 들통 난 폭스바겐 사태로 기업들의 '윤리경영'이 새삼 관심이다.

 일명 '디젤게이트'(Dieselgate)로 불리는 이번 사태는 배기가스 규제가 강한 미국의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매연 저감 장치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해서 매연 측정 시에만 낮은 수치가 나오도록 눈속임을 했다.

 전세계 950만대 리콜, 빈터콘 CEO사임, 주가 30% 이상 폭락, 전 세계 고객 집단소송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국내 기업의 윤리경영이 다시 한 번 조명받고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은 물론, 임직원들의 윤리의식에 따라 앞으로 기업의 흥망성쇠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에게 다가온 사건은 '가짜 백수오 사태'와 동서식품, 크라운제과 등에서 생산한 일부 스낵 식중독균 검출 논란 등이다.

 지난 5월 가짜 논란으로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백수오 사태. 건강기능식품업계 1위인 천호식품이 원재료를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공급받아 생산한 '황후백수오' 제품에서 백수오 DNA가 남아있지 않아 '가짜 백수오'로 밝혀졌다.

 또 내츄럴엔도텍 측이 천호식품 측에 납품하는 가공 전 백수오 원료를 수거해 시험 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이엽우피소'는 한국독성학회로부터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식물로 분류돼 있는 상태였다.

 '가짜 백수오' 사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리던 백수오 관련 제품은 종적을 감췄고 구매를 한 소비자들의 환불요구가 이어졌다. 특히 백수오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린 홈쇼핑 업체는 큰 이미지 타격을 받았으며 건강식품 시장 전체도 끝없는 침체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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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경 10주년 CEO 서약식'에서 윤상직(앞줄 왼쪽 여섯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동성(앞줄 왼쪽 여덟번째) 윤경SM포럼 공동대표, 남승우(앞줄 왼쪽 아홉번째) 윤경SM포럼 공동대표를 비롯한 기업 최고경영자(CEO) 100여 명이 '윤리경영' 다짐을 하고 있다.  photocdj@newsis.com
 지난해 동서식품과 크라운제과에서 생산한 일부 스낵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논란이 일었다.

 동서식품이 오염된 부적합 제품을 재사용한 정황이 드러나 이들이 제조한 시리얼 제품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의 유통·판매가 잠정 금지됐다. 대형마트는 동서식품의 후레이크 제품 4종을 전량 회수하거나 유통 금지 처분을 내렸다.

 크라운제과도 지난해 자사 제품인 유기농 웨하스에 대한 판매 부적합 사실을 인지하고도 버젓이 시중에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이밖에도 공정경쟁을 가로막는 '경쟁사 흠집내기'도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해 여름 국내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자사의 '카스'에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다.

 소주 업계도 지난 2012년, 하이트진로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에 대해 "인체에 치명적" "처음처럼 독" "불법제조" 등 표현을 담은 현수막과 전단을 만들어 배포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객관적 근거가 없는 비방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의 꼼수는 범죄로 발전하기 마련이다. 작은 거짓말로 시작한 속임수는 기업 경영가와 관련 기술자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아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어져 통제력까지 잃게 된다.

 몇 십 년을 노력해 업계 1위를 차지한 기업이든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든 이런 속임수가 드러날 경우에는 신뢰가 무너져 결국 도산의 길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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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이 의심되는 국내 차량 구입자에 대한 사과문과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기로 발표한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폭스바겐 매장 앞에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편 폭스바겐그룹 소속으로 국내에 배기가스 조작 차량을 2만8791대 판매한 것으로 추산한 아우디도 소비자들에게 사과할 예정이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8일까지 고객 사과문을 낼 것이지만 리콜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이 발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2015.10.07. photothink@newsis.com
 전문가들은 이번 폭스바겐 사태를 통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초일류 기업이라도 자신들이 판매하는 물건에 대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소비자를 속이면 일시적인 이윤을 남길 수는 있지만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신뢰는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말로만 매일 윤리경영을 외쳐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소비자들에게 정직하지 못한 점은 없었는지 냉정하게 되짚어 봐야 한다는 것.

 김수경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하는 것은 기업에 단기적 재무 손실을 막아주는 임시 방편이 될 수는 있지만 나중에 브랜드 신뢰도 추락 및 기업의 생존이 걸린 부메랑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수오 파동 당시 홈쇼핑 측에서의 미온적인 대응, 유통업체들이 실시하고 있는 과장광고 등은 결국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신뢰도가 떨어진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모르지만 소비자를 우롱한 결과에 대해서는 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dios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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