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 AI]국내 과학기술계, AI 열풍에 씁쓸한 표정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간의 대국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과학기술계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AI 연구개발 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뒤떨어져 있는데다 체계적인 연구개발 노력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AI는 빅 데이터, 클라우드, 애널리스트 등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신재생 에너지, 무인자동차, 드론, 로봇 등 미래기술과 결합하면 새로운 '산업혁명'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구글, IBM,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이 AI 분야에서 패권을 다투고 있다. 일례로 IBM은 자체 AI 플래폼 '왓슨'을 보유한 전통적 강자다. 이들은 AI 인재를 경쟁적으로 영입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알파고도 구글이 지난 2014년 6억달러에 인수한 스타트업 딥마인드가 개발했다. 글로벌 IT기업들은 AI역량을 매개로 검색엔진, 모바일 OS 등 기존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무인자동차, 로봇, 드론 등의 분야와 AI를 접목해나가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이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AI 적용 분야는 IT 이외에도 의료기술 향상, 유전자 분석, 신약 개발, 금융거래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중국 기업도 AI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바이두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가 없는 비(非)지도 학습기법을 개발해 구글 등 미국을 앞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전세계적 관심을 끌어내자 중국 IT기업 노부마인드(Novumind)도 자체 개발한 AI '이거우선지(異構神機)'와 중국 기사와의 대국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AI 연구는 해외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기업과 연구기관도 많지 않고 분야도 제한적이다. 인력양성 및 기반조성 등 종합적인 육성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 연구는 정부 과제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AI는 언어 및 시각인지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인지컴퓨팅, 슈퍼컴퓨터 등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연구수행이 필요한 분야는 연구가 더디다. IITP 보고서에서 "연구개발 대부분이 단기적이고 결과 중심적이다 보니 기초에 충실하고 장기적인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