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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의 지하경제③]성매매업, 아가씨만 있으면…10대도 가세

등록 2016-03-16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16: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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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드는 '오피스텔·키스방' 등 신종 성매매 성행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성매매업은 운영하기 편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아 폭력조직 단체나 폭력조직원 개인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KIC)이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으로 수감 중이거나 전과가 있는 3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직이 운영하던 사업에서 성매매 알선이 포함된다'고 응답한 인원은 103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3.6%에 달했다.

 '성매매 알선이 조직의 대표사업'이라고 응답한 인원도 14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4.6%에 해당했다.

 ◇아가씨만 있으면…연 매출 500억도 가능

 연 매출은 최하 1000만원 이하에서 최고 500억원 이상까지 다양했다. 구체적으로는 10억~30억원 미만이 23.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00만~5000만원 미만과 50억~100억원 미만이 각각 15.4%로 나타났다.

 심층면접에 응한 A씨는 "(다른 사업과 비교할 때)돈 벌기로는 성매매가 낫다. (성 판매 여성이 성매매 수익 중 업주에게 내는 돈은 최소 4만원이므로) 손님이 10명만 와도 가만히 앉아서 40만원을 번다. 어차피 아가씨하고 손님하고 한 방에 넣어 놓으면 알아서 일하기 때문"이라며 성매매업을 선호했다.

 다만 B씨는 "성매매 알선은 돈을 단기간에 빨리 벌긴 하는데 징역을 오래 가는 단점이 있다. 대부업은 징역을 오래 안 가면서 꾸준하게 버는 편이다. 유흥업소도 내가 차리면 괜찮은데 직원으로 있으면 징역을 간다"며 각 사업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여성가족부는 2010년과 2013년 실시한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폭력조직이 관여하는 '성매매 알선' 유형을 전업형, 겸업형, 신종, 기타 등으로 나눠 구분했다. 

 '전업형' 성매매 알선 유형은 유리방, 맥양주·방석집, 여관·여인숙, 쪽방·판자촌, 휘파리 등이다. '겸업형 성매매 알선' 유형은 유흥주점, 무도유흥주점, 비알콜주점, 노래연습장 등으로 나뉜다.

 '신종 성매매 알선' 유형은 이용업, 오피스텔, 마사지업, 키스방, 유리방, 귀청소방 등이다. '기타 성매매 알선' 유형은 보도방,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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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문조사에 따르면, 폭력조직이 관여하는 비율은 유흥주점(119명), 보도방(102명), 마사지업(97명), 오피스텔(94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성매매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초기 자본이 적게 든다. 특히 신종 성매매업은 전업형과 겸업형 성매매업보다 초기 자본이 적게 들어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출장 성매매는) 초기에 돈이 안 들어간다. 가게를 빌리고 리모델링을 할 일도 없다. 대부분 대딸방, 키스방, 오피스텔 성매매를 거의 메인으로 한다. (신종성매매 중에서 조직이 관련된 비율은) 4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대는 조건만남, 20대는 오피스텔…女가출청소년 위험

 그중에서도 조건만남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하므로 초기 사업비용이 필요 없다. 보도방은 자동차가 있으면 수월하지만 없어도 유흥주점 아가씨 대기실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명함제작비만 있으면 영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0대 폭력조직원도 '조건만남' '보도방' '출장 성매매' 등 성매매업을 운영하거나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D씨는 "19~20살 나잇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성매매"라고 고백했다.

 현재 조건만남 성매매 비용은 10만~15만원 선이다. 수익은 성 판매자와 폭력조직원이 2대1 또는 3대2로 분배한다. 조건만남 성매매는 주로 10대 후반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데, 성판매자도 주로 10대다.

 출장안마 비용은 15만원 정도다. 수익은 성 판매자와 성매매 알선업자가 5대5 정도로 분배한다. 초기 사업비용이 적음에도 수익은 높은 편이다.

 문제는 10대 폭력조직원 성매매업을 운영하며, 주변의 여성 가출청소년이나 비행청소년을 회유하거나 협박해 성 판매 여성으로 고용하는 경우 발생한다.

 D씨는 "(10대 성 판매 여성의) 조건만남은 거의 착취 수준이다. 돈을 못 번다. (그런데에도 조건만남을 하는 이유는) 주변 친구들을 자꾸 괴롭혀 도망 못 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안 하면 자기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니까"라고 부정적인 측면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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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와 40대 조직 폭력배는 비교적 초기 자본금이 필요한 '보도방' '오피스텔' '키스방·대딸방' '마사지업' '유흥업소' 등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오피스텔'을 통한 성매매 알선이 투자금액 대비 수익이 높아 성행하고 있다. 주로 20대 폭력조직원이 직원이나 후배 2~3명과 함께 운영한다. 성 판매 여성은 3명 이상 두고 주기적으로 교체한다.

 성매매 비용은 10만~20만원 사이다. 수익은 보통 성매매 알선자와 성 판매자가 7대3으로 배분한다. 성판 매 아가씨는 하루 평균 60만~70만원을 벌고, 알선업자는 오피스텔이 3개인 경우 월 1000만원 정도 수익이 발생한다.

 ◇"대한민국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 사업"

 대다수 조직폭력배는 "성매매업은 대한민국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 사업"이라며 "어떠한 형태로든 운영될 것이다. 단속이나 수사가 강화할수록 성매매업은 점점 음성화되고 변태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반인 또는 비조직원도 성매매업에 투자하거나 관여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인(비조직원)과 함께 성매매업에 투자했다"는 경우가 25.1%, "일반인(비조직원)과 함께 투자해 운영하던 대표적 사업"이라는 응답이 4.2%로 나타났다.

 폭력조직이나 조직폭력배의 참여가 없다면 일반인은 성매매업을 계속할 수가 없다. 성매매업을 둘러싸고 지역마다 폭력조직이 중심이 된 관련 '협회'나 '위원회' 등에서 일반인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문제를 만들어 조직폭력배와 같이 운영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F씨는 "돈을 번 형님들이 바지사장 말고 아는 친구를 내세워 운영한다. 수익은 7(아는 친구)대 3(형님)으로 나눠 갖고 사건이 나면 무조건 친구가 책임지는 것으로 운영한다"고 전했다.

 성매매 알선을 대표적 사업으로 운영하는 조직 역시 세금 납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조직에서 돈을 버는 만큼 세금을 충실히 낸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64.3%가 '전혀 그렇지 않다'(35.7%) 혹은 '그렇지 않다'(28.6%)고 답했다.

 이유도 '성매매 알선이 불법이라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응답 비율이 7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익을 은닉하기 위해서'(18.2%), '회계사 등의 조언에 따라'(9.1%) 등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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