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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음담파문에 미 커스터 여성하원의원, 비슷한 성추행피해 폭로

등록 2016-10-14 07:16:31   최종수정 2016-12-28 17: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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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애니 커스터 민주당 하원의원은 13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명성과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서 여성들의 동의를 구하지않고 멋대로 성추행을 해온 것은 여성들의 침묵도 공범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20대 보좌관 시절 세계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해 명사가 된 크리스찬 바나드 박사와 오찬회에 동석했다가 성추행 당한 일을 수십년만에 공개했다. 2016.10.14  
【콩코드(미 뉴햄프셔주)=AP/뉴시스】차의영 기자 =  미국의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3선에 도전중인 애니 커스터의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명성과 부를 이용해 여성들에게 동의를 구하지도 결과를 생각지도 않고 멋대로 성추행을 했던 것과 비슷한 일을 수십년 전 의사당의  젊은 보좌관 시절에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콩코드 모니터 신문의 논설회의중에 처음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장이식 외과의사가 자신에게 성추행을 한 일을 이야기 했다. 그는 지난 여름에도 하원에서 캠퍼스 성폭력에 대해 연설을 하던 중 이 이야기를 잠깐 꺼낸 적이 있다.

 하지만 커스터 의원은 이번에는 최근 트럼프의 추악한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와 그 후폭풍에 자극을 받아 그 유명의사의 이름까지 밝히며 자세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 의사는 1967년 세계 최초로 인간의 심장이식에 성공한 사람으로 2001년 사망한 크리스찬 바나드 박사이다.

  13일 이 문제에 관한 인터뷰에서 커스터 의원은 미 문제에서 중요한 건 바나드란 인물이 아니라 그 같은 명사의 지위라고 강조했다. " 불과 23세의 나이로 그런 세계적인 명사와 문제가 일어났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고 그 이야기를 감히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다.  이 이야기를 지금 하는 것은 특이하고 별난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일이 너무도 공통적으로 흔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 발설은 트럼프의 2005년 음담패설 녹음 파일이 공개되고 그 내용중 트럼프가 자신이 유명인사라서 여자들의 동의 없이도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고 자랑하는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당시 음담패설 끝에 "일단 내가 스타이기 때문에, 여자들은 무슨 짓이든 다 받아준다.  무슨 짓이든 다 해도 괜찮다"는 말을 했다. 이 녹음파일이 선거전에서 문제되자 그는 자신의 음담이 단순한 "로커룸의 대화"일 뿐이라고 말하며 실제로는 그런 짓을  실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커스터 의원은 "그 말을 듣고 잘 생각해보니 여자들이 입을 열어 증언하지 않는 탓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험은 이미 40년전 일이지만 우리 여성들이  침묵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환경을 지속시키는데 공범 역할을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당시 추행 발언이 역설적으로 전국적인 담론을 불러 일으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오랫동안 회피해왔고 터부시되었던 성추행 피해를 공론의 장에 끌어내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것도 대중교육 측면에서 피해자들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커스터의원이 남아공출신의 바나드 박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은 다트머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주 출신 공화당의원인 피트 매클로스키의 입법보좌관으로 취업한지 얼마 안돼서였다.  그는 한 공식 오찬회에서 자신의 보스와 바나드 박사 사이에 앉았는데 바나드가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추행을 했지만  수십년간 아무에게도 말조차 하지 못했다가  올해 6월 처음으로 하원 연설 도중 이 이야기를 꺼냈다.

 바나드는 남아공의 케이프 타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젊은 청년의 심장을 55세의 사업가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해 세계적인 명사가 되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그가 사망했을 때 부음기사에서 "그의 플레이보이로 유명한 악명 때문에 위대한 외과의술의 성공과 업적이 가리워졌다"며 세 번의 결혼과 소피아 로렌, 지나 롤로브리지다같은 여배우와의 추문을 언급했다.

 바나드 박사 자신도 자서전에  자기가 세계적인 명성에 도취되고 중독된 사람이었다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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