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은행 웃었지만 가계는 '신음'

등록 2016-11-22 11:00:00   최종수정 2016-12-28 17: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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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가계부채 현황 및 관리방향 브리핑에서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들 옆으로 칸막이 뒤에서 관계부처 공무원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다. 이번 브리핑에는 신호순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이찬우 차관보,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양현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참석했다. 2016.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초저금리에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은행들이 대출 금리와 수수료를 올리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4.9%(4625억원→4850억원), 80.6%(2336억원→4218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분기 포스코 교환주식에 대해 손상차손(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한 장부상 손실처리)으로 900억여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0% 늘어난 1조5117억원, 1조165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3분기보다 10% 가량 늘어난 355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1059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754억원)을 벌써 넘어섰다.

 KEB하나은행 역시 3분기에만 4619억원, 누적기준으로는 1조260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가계대출 증가에 은행은 웃었다

 저금리에도 은행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기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은 80~90%에 달한다.

 업계 1위인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1분기 0.9%, 2분기 2.0%, 3분기 3.1%로 성장속도가 가속화됐다.

 가계대출은 전세자금대출 및 우량신용대출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7.9%, 기업대출은 우량 중견 비외감기업 대출 증가로 전년 말 대비 4.1% 늘었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분기 기준 218조5000억원을 기록, 전년 말 대비 5.4% 증가했다. 이중 가계 대출은 121조5000억원에 달했다.

 우리은행이 거둔 3분기 순이자이익은 1조2564억원으로 1년 전(1조2451억원)보다 113억원 늘었다. 누적 기준으로는 3조74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275억원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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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가계부채 현황 및 관리방향 브리핑에서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8.25.  [email protected]
 ◇손 안대고 돈 번 은행…대출 금리까지 올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로 하락이 예상된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NIM은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통상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가 늘면 수치가 오른다.

 3분기 기준으로 신한은행은 순이자마진은 0.01% 하락하는데 그쳤고, 국민은행은 1.58%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전분기보다 0.02% 증가한 1.87%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대출 금리를 올린 덕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9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80%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8월 8개월 만에 오름세를 나타낸 데 이어 두달째 상승세다.

 가계대출 금리는 3.03%를 기록, 3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저금리 기조에 은행의 대출 금리는 한동안 내림세를 이어왔다.

 지난 7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66%로 한달 만에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으라고 연일 강도높은 주문을 이어가자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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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2016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45.6%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email protected]
 ◇비이자 수익도 눈독…수수료 장사도 확대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수수료 장사도 확대했다. 올해 들어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농협 등 주요 은행이 일제히 수수료를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통장·증서 재발급, 주식납입금 보관 증명서 발급, 명의변경, 자동화기기 송금 및 출금 등의 수수료를 일제히 올렸다.

 또 전세자금대출 중도상환과 인터넷(모바일) 해외송금 수수료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전자지불결제수입수수료(시럽페이 등)를 비롯해 가맹점 매출관리, 가상계좌 수납관리, 글로벌CMS자금조회수수료 등을 최근 1년간 새로 만들거나 인상했다.

 이밖에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부산은행 등은 올해 들어 자동화기기 이체 수수료 등을 인상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한은이 지난 6월 기준 금리를 인하하자 수신(예금) 금리는 곧장 낮추더니 최근에는 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에 부응한다는 명목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며 “국민들은 가계 빚으로 시름하는데 은행은 영업을 확대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의 순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실제로는 이자수익 등을 늘리며 깜짝 실적을 내고 있다”며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행태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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