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왔네, 미슐랭 가이드 서울판
미슐랭 가이드 코리아는 지난 7일 중구 장충동 서울 신라호텔에서 미슐랭 가이드 서울편 발간 기념회를 열어 국내 첫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의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 미슐랭 그룹이 1900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식당 평가서다. ‘스타(별)’로 전 세계 식당의 수준을 평가한다.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스타는 ‘요리가 훌륭해 멀리서 찾아갈 만한 식당’,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한다. 올해 기준 전 세계 스타 레스토랑은 2700개다. 이 중 3스타를 받은 곳은 111개에 불과하다. 2스타를 받은 곳은 416개, 1스타를 받은 곳은 2173개다. 한국은 이번 서울편 발간으로 전 세계에서 28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 미슐랭 가이드 발간 국가가 됐다. 미슐랭 가이드 코리아는 “서울편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인을 포함한 여러 국적 평가원을 투입해 한국의 고유한 미식 문화를 존중·반영하면서도 다른 도시와 동일한 글로벌 원칙을 적용해 전 세계 평가 기준의 일관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식당이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무려 13개가 한식 레스토랑이었다. 3스타 2개, 2스타 레스토랑 3개 등 5개 레스토랑 중에는 2스타를 따낸 롯데호텔서울의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를 제외하고 모두 한식 레스토랑이다. 한국의 맛이 ‘세계의 맛’이 된 셈이다. 3스타는 광주요그룹의 ‘가온’과 서울 신라호텔이 2013년부터 운영해온 ‘라연’ 등 2곳이 달았다. 2스타 3곳에는 피에르 가니에르와 함께 ‘곳간’ ‘권숙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1스타 레스토랑에는 모던 이탈리안 ‘리스토란테 에오’, 사찰음식 ‘발우공양’, 중식 ‘진진’, 게장 전문 ‘큰기와집’, 모던 한식 ‘밍글스’ ‘이십사절기’ ‘정식당’, 스시 전문 ‘코지마’ 등 19개가 선정됐다. 오너 셰프 레스토랑이 많이 선정된 데 반해 호텔 레스토랑은 라연,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1스타를 받은 포시즌스 서울 호텔 중식당 ‘유유안’ 등 단 3개에 그친 것도 눈에 띈다. 다음은 한국 최초의 미슐랭 스타의 영예를 품은 주요 레스토랑이다.
광주요 그룹의 외식사업부 가온소사이어티가 운영하는 최고급 한식당이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있다. 왕의 하루 수라상에 담긴 흐름을 살린 한식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제철 식재료의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 ‘온날’ 코스, ‘가온’ 코스 등 두 가지 메뉴가 있다. 주방을 책임진 사람은 김병진 총괄셰프다. 광주요그룹 외식사업부에서 ‘한식 문화 전도사’ 조태권 광주요 회장의 가르침을 따라 13년째 조리 부문을 맡아 총괄하고 있다. 김 셰프는 “한식의 정수는 우리나라의 식재료만이 가진 고유의 맛을 살리고 그 안에 숨은 다양한 맛을 발견하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해 고요리서를 공부하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연구해왔다”며 “한식 요리로서 미슐랭 가이드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이 더욱 뿌듯하고 기쁘다”며 “이 계기를 통해 전 세계가 우리 한식의 매력을 깨닫고, 우리나라를 더욱 많이 찾게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채나(1스타) 역시 광주요 그룹의 외식사업부 가온소사이어티가 운영하는 한식당이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자리한다. 광주요가 정통 한식을 추구한다면 이곳은 현대인이나 외국인이 더욱 친근하게 한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한 모던 한식을 차린다. 한국인의 식사 패턴에 맞춰 점심과 저녁 코스를 달리 구성했고, 코스에 곁들일 수 있는 다양한 단품 메뉴를 사계절 달리 준비한다. 방기수 비채나 총괄셰프는 “한식이 가진 선입견을 깨면서도 한국인이 사랑하는 우리 고유의 풍미는 유지하고자 노력했다”면서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사랑하는 한식을 연구하고 선보이며 향후 3스타 레스토랑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정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유유안(1스타)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2스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의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미슐랭 2스타를 거머쥐었다. 장장 2년 2개월이라는 긴 시간과 약 70억 원을 투입해 2008년 10월 오픈했다. 세계적 명성의 프랑스 파리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오너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의 이름을 땄다.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 미슐랭 2스타를 안겨준 프레데릭 에리에 셰프는 프랑스 아비뇽 출신으로 14세에 요리를 시작했다. 가니에르를 비롯해 버나드 로아조, 알랭 상드랑 등 유명 셰프들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픈 초부터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주방을 책임져왔다. 그는 “요리에 모든 것을 바쳐온 지난 20년이 한국 첫 미슐랭 가이드에서 2스타라는 결과로 인정받게 돼 영광이고 기쁘다”며 "특히 무엇보다도 지난 8년간 매일 같이 함께 헌신해온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