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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저가수주 막고, 엔지니어링 역량 키워야"

등록 2016-11-21 08:21:28   최종수정 2016-12-28 17: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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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국내 해외건설이 '수주절벽'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EPC(설계·조달·시공) 중심의 수주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CM·PM(건설사업관리) 역량 강화, FEED(기본설계) 능력 향상과 더불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늘리고, 효율적인 정부 지원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기풍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외건설 패러다임 대전환 모색 세미나'에서 "저유가·글로벌 저성장 등으로 해외수주 환경이 열악한 지금이 오히려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저유가 등의 대외변수들보다 더 두려운 것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도전, 즉 '4차산업 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서 있는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에 맞는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해외수주액은 233억달러(약 27조5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91억달러) 보다 41% 줄었다. 일부 대형 건설사는 해외건설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해외 시장 침체는 저유가로 인한 중동 건설 시장의 발주액 축소가 크다. 하지만 무엇보다 국내 업체 간 과당 경쟁에 따른 저가수주, 수행 능력을 초과한 과잉 수주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추정된다.

 2009년 중동 주요 발주처들이 발주하는 프로젝트들은 한국 건설사들이 과거 경험했던 프로젝트 대비 3배 이상 규모가 컸다. 그러나 이를 경험해본 인력이 적다보니 견적과 계약 관리의 취약성을 보이며 사업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정훈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 업체들은 계약 문제가 불거지면 공정을 중단한 뒤 문제를 해결한 후 공사를 재개한다"면서 "하지만 국내 업체는 발주처와 소통을 하지 않고 '묻지마 사업'을 계속하면서 위험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1~2012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협력업체에 가격인상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공사와 납기 중시 관행 등 한국식 작업이 더 이상 해외에서 먹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이 엔지니어링 시공관리 등 사업관리(PM) 전문 인력 층을 키우고 발주처를 상대로 합리적인 계약, 클레임 대처 역량을 강화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단순히 매출 규모만 큰 EPC 사업 수주보다는 프로젝트 사업 관리(PMC)와 기본설계(FEED)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도 진출해야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차문호 현대건설 상무는 "국내 업체는 상대적 부가가치가 낮은 EPC 사업을 주로 수행하면서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2%대에 불과하다"며 "PMC와 개념·기본설계 등을 함께 수행하는 일본 JGC·치요다 등은 영업이익률이 8.4%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건설의 발주 경향이 기존 도급방식에서 금융을 연계한 투자 개발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 개발부터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엔지니어링 분야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국내 엔지니어링 회사는 현재 국내 대형사들이 해외 사업 시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업체도 함께 데려가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충영 평화엔지니어링 사장은 "건설 강국인 스페인의 경우 자국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데려가는 등 해외 시장을 내수 시장처럼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ODA)을 1건 줄이면 1000억원을 아낄 수 있는데 그 돈을 마스터플랜(MP)이나 시장 개척 사업에 투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올해 해외건설 부문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투자 개발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꼽았다. 특히 기존에는 예비타당성조사에만 지원이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본타당성조사에도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상주 국토교통부 해외건설정책과장은 "일반적으로 전체 사업비 중 본타당성조사를 위한 예산이 1%~3% 들어가는데 이것이 투자개발 사업 진행의 애로사항 중 하나였다"면서 "현재 국회에서 해외인프라개발을 위한 타당성조사지원사업에 총 30억원을 확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전문 인력을 유지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외 시장이 어렵다보니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이는 데 혈안이 돼 있지만 지난 10년간 초대형 프로젝트를 경험해 본 인력들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효원 해외건설협회 전무는 "퇴사를 했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전문인력들의 경험과 전문성 사장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트레이닝 시키는 보수 교육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별도의 예산을 들여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해 관리해야만 과거의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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