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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일은 벌여놨는데 나라가 이 모양이니"

등록 2016-11-29 13:01:23   최종수정 2017-01-09 1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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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태욱 아이패밀리SC(아이웨딩)와 그리고네트웍스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11.2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일찍 오셨네요. 내가 좀 늦었나. 그런데 사진도 찍어요? (메이크업) 좀하고 올걸. 벌려놓은 게 많아서 정신이 없네요. 뭐, 사진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괜찮겠죠? 하하하”

 예나 지금이나 꾸밈없고 소탈했다. 걸쭉하게 쏟아내는 경상도 사투리도 여전했다. 가수보다 사업가로 더 알려진 아이패밀리SC의 김태욱(47) 대표다. 아이패밀리SC는 2014년 아이웨딩에서 바뀐 사명으로 가족 종합 서비스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웨딩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기념일을 서비스하는 아이애니버서리와 돌잔치 서비스 아이베이비, 여행 서비스 아이트래블 등이 포함됐다. 그는 사업을 확장했고 정상궤도에 올려놨으나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진화하고 있다. 국내 웨딩시장을 이끈 지 올해로 16년째지만, 여전히 바쁘다.

 ◇화장품 사업 진출…제2 도약 기대

 김태욱은 최근 화장품 브랜드 ‘롬앤’을 론칭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웨딩사업의 중국 진출을 준비하며 생각한 아이디어다.

 “중국에서 화장품에 대한 요구가 굉장하더라고요. 특히 기초화장품보다는 색조화장품 시장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기초화장품 시장은 너무나 방대해졌잖아요. 그래서 2년 전부터 준비를 했어요. 웨딩과 패션, 뷰티는 우리 회사 키워드에 다 들어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화장품은 그중 하나에요. 그동안 무형의 서비스를 해오다가 처음으로 형체가 있는 상품을 내놨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이 사업에 ‘개코의 오픈 스튜디오’로 유명한 뷰티 크리에이터 민새롬(26)을 끌어들인 점이다.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유명 모델을 써서 광고하고 제품을 판매한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했죠. ‘음식에 백종원이 있다면 화장품에는 누가 있을까’라고…, 민새롬을 떠올렸어요. 민새롬은 파워 뷰티 블로거로 유명하잖아요. 이미 여러 기업에서 영입하려고 했지만 다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민새롬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요. 나 역시도 마찬가지여서 말이 잘 통한 거죠.”

 김태욱은 화장품 출시 한 달 만에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입점하는 성과를 냈다. 다음 달에는 대구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해 각 온라인 쇼핑몰 등에 입점할 계획이다.

 ◇사드에 발목 잡힌 중국 진출

 사업은 벌여놨으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 때문이다.

 “나름대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몇 년을 준비했는데 사드가 발목을 잡아버리네요. 나라가 어지럽다 보니 서비스업 경기가 최악이에요.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술도 많이 먹게 되고, 답답합니다. 엔터 쪽이 타격을 받으면 한류 관련 산업들은 모두 힘들다고 봐야죠.”

 김태욱은 10여 년 전부터 중국 진출을 준비해오다 2008년 중국 상하이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중국 최대 규모의 웨딩 전문기업인 가호 그룹과 아시아 웨딩서비스 플랫폼 개발협력을 위한 협약을 했다.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를 해왔는데 정치적인 문제로 좀 미뤄야 할 것 같아요. 모든 준비가 다 끝나고, 불을 붙일 좋은 기회가 왔는데 하필이면 이때…. 우리 회사는 계속 혁신을 해왔거든요. 웨딩이란 분야를 대한민국에서 산업화시켰고, 서비스와 시스템이란 개념을 만들었잖아요. 그리고 다시 시스템을 한 번 바꿔주려고 하는데 사드가 제동을 거네요.”

 김태욱은 지난 1년 반 동안 새로운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웨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우리 회사의 엔진을 한번 바꿔줄 때가 된 것 같아서 준비했어요. 전 세계 최초로 내놓은 웨딩 앱이죠. 고객이 주도적으로 결혼준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쉽게 말해 앱 하나로 결혼 준비를 할 수 있게 한 거예요. 좀 더 투명하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했어요. 특히 가장 민감해하는 가격도 장난칠 수 없어요. 마진은 줄어들겠지만, 고객들은 편리하게 결혼을 준비할 수 있을 거예요. 일단 다음 달에 오픈을 하는데 경기가 급작스럽게 안 좋아져서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되잖아요. 예전에는 욕심을 내는 비즈니스를 했다면 지금은 욕심을 줄이면서 확산할 방법 등을 찾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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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태욱 아이패밀리SC(아이웨딩)와 그리고네트웍스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6.11.29.

 chocrystal@newsis.com
◇직원 200명을 이끌기까지

 김태욱은 1991년 1집 ‘개꿈’으로 데뷔한 이후 음반 다섯 장을 내며 활동했으나 1998년 성대 신경마비 장애 판정을 받고 가요계를 떠났다.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예요. 진단을 받아보니 마비라고 하더라고요. 몇 년간 말도 못했어요. 그러다가 결혼하고 2000년 마음 맞는 4명이 창업을 했죠. 당시 벤처 붐이 일었잖아요. 벤처라는 게 뭔가 멋있고, 록밴드 정신이 있다고나 할까? 밴드라는 게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잖아요. 사업도 같은 것 같아요.”

 김태욱이 웨딩사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채시라와의 결혼 ‘덕분’이기도 하다. “결혼 준비를 하는데 업체마다 다르더라고요. 협찬이 어쩌고저쩌고, 서비스도 이랬다저랬다, 모든 게 불투명하고, 아무튼 개판이었어요. 어떻게 꾸역꾸역 결혼하게 됐는데 결혼식도 최악이었어요. 집(대구)에서 하객들이 왔는데 채시라씨 팬들이 몰려와 자리를 다 차지해버린 거예요. 진짜 하객들은 못 들어 왔으니까. 외삼촌도 식장에 들어오지 못했던 사실을 나중에 안 거예요. 또 기자들 수백 명이 몰려와 사진 찍느라 주례선생님 얼굴도 못 봤어요. 그런데 그런 결혼식이 지금의 나를 만든 거예요.”

 웨딩업체를 차린 뒤 그는 홍보 이사로 나섰다. “처음에는 4명이 ‘인터넷 결혼식’을 준비했어요. 오프라인 결혼식을 다 없애버리자는 생각이었죠. 서울에서 결혼하는 데 제주에서 올라올 필요가 있나요. 그래서 영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볼 생각이었는데 쫄딱 망했죠. 사실 그게 되겠어요. 당시 문을 닫게 생겨 돈 빌리러 다닌 게 일이었어요. 투자하는 사람들은 돈 달라고 하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가 인수를 해버렸어요.”

 김태욱이 웨딩사업을 하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노래하는 양반이 맛이 갔다” “다른 곳에서 관심을 받으려고 한다”는 등의 말들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협찬으로 장난치지 않고, 고객들이 경제적으로 결혼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하니까 점점 주목을 받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2006년 9월 첫 월급을 받았어요. 하하하. 그때 처음으로 흑자가 난 거예요.”

 4명에서 출발한 회사는 현재 직원 200여 명까지 늘었다.

 ◇여전히 샘솟는 음악 욕구

 김태욱은 지난해 11월 싱글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 봐’를 내고 무대에 서기도 했다. 신곡은 11년 만이었다.

 “지랄병이 온 거죠. 하하하. 우연히 회사 직원과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만들게 된 곡이었어요. 꿈이 작곡가였던 직원의 말을 듣고 그 꿈을 이뤄주고 싶었고, 나도 답답하고 힘들었던 때여서 뭔가 한번 풀어내고 싶었거든요.”

 이를 계기로 음악을 다시 시작하는 건가? “여유가 될 때마다 삶의 스토리를 음악으로 기록하고 싶어요. 사실 지금 세곡 정도 만들어놨거든요. 기회가 되면 음원으로 내고, 또 곡이 쌓이면 공연도 해볼 생각이에요.”

 목에 문제가 생기지 않고 계속 음악을 했다면? “음, 미사리에서 노래하거나 아니면 방송인이 돼 있었겠죠. 사실 뭘 해도 어려운 것 같아요. 불광불급, 미쳐야 돼요. 미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sw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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