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100일]5만원 이하 선물 '대세'…백화점 명절선물 카달로그도 바꿔
김영란법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유통업계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5만원 이하 명절선물이 대세가 되고, 백화점 명절선물 카달로그에도 변화가 생겼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등 각 유통업체에서는 가격을 낮추거나 실속을 높인 설 선물이 대거 등장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 명절을 맞아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품목 수를 전년 대비 60% 이상 늘렸다. 소포장 선물세트와 혼합 선물세트의 품목 수도 늘렸다. 우선 기존보다 중량을 낮춘 소포장 선물세트 80여 품목을 새롭게 선보였다. 소고기 선물세트의 용량은 보통 2.4㎏ 이상이지만 올해는 용량을 1㎏, 1.2㎏으로 조정했다. 굴비도 보통 한 세트에 10미로 구성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5마리 구성을 준비했다. 다양한 상품으로 하나의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혼합 선물세트도 50여 품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과일의 개수를 줄이고 차, 조청 등 가공 식품이 함께 구성된 선물세트가 처음으로 준비됐다. 국산과일과 수입과일이 혼합 구성된 선물세트도 있다. 5만원 이하의 상품을 무료 배송하는 시스템도 생겼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에 김영란법이 처음 적용되는 점을 고려해, 업계 최초로 5만원 이하의 상품을 배송하는 'L 배송'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롯데백화점은 3~5만원 사이의 저가 세트 상품을 무료 배송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부정청탁 금지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이번 설 선물 행사에 대비하기 위해 5만원 이하의 상품을 다양하게 발굴했다. 이로 인해 올 설에는 가성비가 뛰어난 수입산 선물들이 대폭 확대됐다. 신세계는 최근 3년간 신선식품(정육, 수산물, 청과 등)설 선물 중, 수입산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품목 수를 12개나 늘렸다. 그간 찾아볼 수 없었던 5만원이하 가격의 정육, 수산 장르의 명절 선물을 선보이기 위해 품질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수입품목을 공격적으로 보강한 것이다. 먼저 축산에서는 호주산 소고기를 구이용 위주로 실속 있게 구성한 '후레쉬 비프 행복'세트를 올 설 5만원 이하(4만9000원)에 최초로 선보인다. 수산에서는 자연산 새우를 급속 냉동시켜 신선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인도양 자연산 새우 다복(5만원)' 등 다양한 수입 수산물 선물을 내놨다.
세븐일레븐도 설 명절 선물세트의 60%를 5만원 이하로 구성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2만원 이하 상품으로 ▲대상 고급유6호(8900원) ▲흑색영양혼합곡선물세트(11000원) ▲LG 기분좋은4호 등 8종을 만나볼 수 있다. 5만원 이하 상품군에서는 명절 선물로 선호도가 높은 가공식품과 H&B상품인 ▲CJ 스팸 8호(35800원) ▲아모레 려(39900원) ▲골든블루 사피루스(36000원) 등 6종이 준비됐다. 롯데호텔서울과 롯데호텔월드에서도 지난해와 비교해 5만원대 상품이 대폭 강화됐다. 전통 식품 명인 제35호 기순도 장 명인이 정성을 다해 담은 간장, 청장(맑은 장), 쌀조청 등으로 구성된 장(醬) 실속 세트, 벌꿀에 재워 담은 자연송이 산삼배양근 세트, 버섯 고유의 짙은 향을 느낄 수 있는 명품 표고버섯 선물 세트 등을 각 세트별로 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특히 김영란법은 수십년 간 이어져온 백화점 명절선물 카탈로그 구성까지 바꿔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 설 명절 카탈로그 앞머리에 예년과 달리 금액대별로 선물세트 상품을 소개하는 코너를 새롭게 구성했다. 5페이지 분량으로 새롭게 마련된 금액대별 코너는 5만 이하·10만 이하·20만원 이하의 세가지로 나눠져 상품군에 상관없이 금액기준에 맞는 가성비 높은 상품을 엄선해서 선보인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본인이 원하거나 또는 김영란법에 맞는 가격대의 선물을 찾기위해 카탈로그 여기저기를 뒤적일 필요없이 가격별로 한눈에 정리된 상품들을 보고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부정청탁 금지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이번 설 행사를 맞아 유통업체들은 가성비가 선물 품목을 늘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양한 상품들을 앞세워 성공적인 설 행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