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 브렉시트 줄다리기 신호탄…"깔끔히 탈퇴" vs "체리피킹 안 돼"
메르켈 등 독일 내각, 브렉시트 위원회 소집 EU "브렉시트 방향 명확해져…회원국 위한 협상할 것"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깔끔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하면서 영국과 EU 회원국들 사이 탈퇴 협상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본격 시작됐다. 도이체벨레, 텔레그레프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내각 장관들은 메이 총리의 연설 하루 만인 18일 회의를 열어 하드 브렉시트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브렉시트 내각 위원회에서 향후 협상에서 독일이 취할 입장에 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해당 위원회가 소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EU 27개 회원국의 연대 강화와 유럽 단일시장 통합 유지는 독일과 유럽 모두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영국의 편의를 봐주지 않겠다는 뜻을 재강조한 셈이다. 메이 총리는 앞서 연설을 통해 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을 깔끔하게 떠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부분적인 EU 회원 자격, 준회원국 등 반쪽은 머물고 반쪽은 떠나는(half-in, half-out)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시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드디어 영국의 방향이 조금이나마 명확해 졌다"며 "어떤 식의 '체리 피킹'(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챙기는 행위)도 있어선 안 된다는 점도 분명해 졌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작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했지만 아직 EU를 정식 탈퇴한 건 아니다. 메이 총리는 3월 말이 오기 전 협상 개시를 의미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할 계획이다. EU의 미셸 바르니에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질서있는 탈퇴 합의가 미래 파트너십 구축의 전제 조건"이라며 "나의 최우선 순위는 EU 27개 회원국을 위한 올바른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날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애석한 절차다. 비현실적인 시간"이라면서도 "최소한 브렉시트에 관해 보다 현실적인 발표가 있었다. EU 27개국은 조약 50조 발동 뒤 단결해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EU 회원국 중 하나인 아일랜드는 "영국은 EU를 탈퇴하지만 새롭고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협상하고 싶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며 "많은 이들이 이같은 방침을 '하드 브렉시트'로 바라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일랜드 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한 도전의 본질과 범위에 대해 어떠한 착각도 하지 않는다"며 영국의 EU 탈퇴시 아일랜드가 마주할 경제적 위기와 기회를 모두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체코 공화국의 토마스 프루자 유럽 담당 장관은 "영국의 계획은 다소 거창하다. 가능한 자유롭게 무역을 하되 완벽하게 이민을 통제하겠다고 한다며 "전부 받기만 하고 무엇을 (EU에) 주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