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D-365④]메달 도우미 '귀화 선수' 일낸다
그동안 동계스포츠에서 약소국 신세를 면치 못하던 한국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20개 이상의 메달로 종합 순위 4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은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귀화 선수라는 히든카드를 선보인다. 특히 취약 종목인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슬라이딩 종목과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의 설상 종목 등에 귀화 선수를 적극 받아들였다. 현재 특별귀화를 통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은 약 16명. 이는 전체 선수단(130여 명)의 10% 규모로 적지 않은 숫자다. 한국은 그동안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등 주로 빙상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그 외 다른 종목에서는 출전을 하지 못하거나 세계 수준의 기량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홈에서 열리는 만큼 귀화 선수를 통해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각인 시키고 취약한 종목에 훈련이나 기술을 전수를 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나 프롤리나 "바이애슬론 첫 메달 기대하라"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섞인 종목으로 한국은 2년 전 소치 대회에서 남·여 각각 1명씩만 출전했던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이다. 바이애슬론연맹은 지난해 3월 특별귀화를 통해 러시아 출신 안나 프롤리나(33)와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베츠(24)를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프롤리나는 2010년 벤쿠버동계올림픽 여자 스프린트에서 4위를 했다. 그는 2013년 출산 후 러시아 대표팀에서 탈락했고 지난해 3월 귀화 제의를 받고 마음을 정했다. 귀화 후 프롤리나는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최초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스프린트 종목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추발 종목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안나 프롤리나는 출산으로 포기한 꿈을 되찾았고, 한국은 동계 종목 불모지였던 바이애슬론을 최초로 정복했다. 프롤리나는 최근 동계전국체전 일반부 스프린트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평창올림픽 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밖에 세 번째 귀화선수인 러시아 청소년대표 출신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27)도 전국동계체전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며 평창에서의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에바쿠모바는 2015동계유니버시아드 바이애슬론 여자 15㎞ 개인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2015세계선수권에서 혼성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현재 귀화절차를 밟고 있는 러시아 남자 A대표팀 출신 티모페이 랍신(29)이 가세한다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다만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은 2016~2017시즌 월드컵 국가 순위에 따라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한다. 국가순위 20위 내에 진입하면 4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여자 23위를 기록 중이다. 남자부는 국가순위 22위 이내로 진입해야 2명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남자 국가순위 25위다. ◇'한국 여자루지의 희망' 아일렌 프리슈 독일 출신 여자 루지 선수인 아일렌 프리슈(25)도 평창을 바라보고 있다. 프리슈는 촉망받는 선수였다. 지난 2012년 주니어세계선수권·주니어유럽선수권에서 여자 싱글과 팀 릴레이를 휩쓸며 떠오른 '신성'이었다. 그의 꿈은 올림픽 출전이었지만 루지 세계 최강인 독일 대표팀 경쟁에서 밀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하자 2015년 은퇴했다. 하지만 대한루지연맹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귀화 선수의 필요성을 느꼈고 한국 루지대표팀 사터 스테펜 감독의 설득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프리슈는 귀화 후 2년 만에 참가한 루지 월드컵 대회에서 전체 24명의 출전 선수 중 12위에 머무르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프리슈의 올 시즌 목표는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대회 참가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고 평창에서 메달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루지의 경우 경기장 적응력이 필수다. 평창 트랙에서 수없이 반복 훈련을 한다면 홈 이점을 잘 살릴 수 있다. 루지연맹 관계자는 "프리슈는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을 넘어서 코치로서 한국 여자 루지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미래' 김마그너스 푸른 눈의 국가대표가 특별귀화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19)도 귀화를 선택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크로스컨트리대회를 휩쓸었다. 19살에 불과한 고교생이 성인 선수들을 압도하는 빼어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전국동계체전 3관왕을 시작으로 최근 2년간 2년 연속 동계체전 4관왕을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걸린 금메달 102개 가운데 절반 가까운 50개가 스키 종목에 걸려 있다. 한국은 동계종목의 꽃 '스키' 등 설상 경기의 불모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마그너스는 최근 월드컵 대회에서 4위에 오른 스노보드 이상호와 함께 한국 스키 종목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세계 정상권의 실력을 인정받은 김마스너스는 2015~2016시즌 대한스키협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마그너스는 오는 19일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를 포함해 메달 2, 3개를 따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에서 배운 스키를 한국에서 마음껏 뽐내고 자신의 스키 지식을 조국에 전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